能裁能量
능재능량
"가릴 줄도 알고, 헤아릴 줄도 안다."
또는
"분별할 능력이 있으며, 또한 적절히 측량할 줄 안다."
선생님, 이 조어는 단순히 재능이 많다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사람과 일을 대하는 안목과 균형감각에 가깝습니다.
칼만 잘 쓰는 사람은 자르기만 하고,
저울만 잘 쓰는 사람은 재기만 합니다.
그런데 能裁能量은
자를 것은 자르고,
헤아릴 것은 헤아릴 줄 압니다.
1. 자의(字義)
能(능) : 능하다, 할 수 있다
裁(재) : 재단하다, 가리다, 판단하다, 절제하다
→ 能裁(능재) : 분별하고 판단할 줄 안다
量(량) : 재다, 헤아리다, 측량하다
→ 能量(능량) : 헤아리고 살필 줄 안다
2. 직해(直解)
가릴 줄 알고,
헤아릴 줄 안다.
3. 구조(構造)
能裁 : 판단하는 능력
↓
能量 : 측량하는 능력
즉,
분별
→ 균형
의 구조입니다.
4. 의미
세상일은 흑백으로만 나뉘지 않습니다.
옳은 말이라도 때가 맞지 않을 수 있고,
좋은 의도라도 정도가 지나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에게는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하나는 裁,
즉 무엇이 옳고 그른지 가리는 힘.
다른 하나는 量,
즉 어느 정도가 알맞은지 헤아리는 힘입니다.
이 둘이 함께 있을 때
판단이 지혜가 됩니다.
5. 선생님 조어들과의 연결
宜而 宜而 當當當
: 거듭 헤아려 마침내 합당함에 이름
宜善大師
: 마땅한 선을 아는 스승
怒緩義敏
: 분노는 늦추고 의로움은 민첩함
能裁能量
: 가릴 줄 알고 헤아릴 줄 안다
志同意合
: 뜻과 마음이 서로 맞음
6. 조어의 묘미
이 조어의 맛은 裁와 量의 짝에 있습니다.
둘 다 판단과 관련되지만 결이 다릅니다.
裁는 칼의 작용입니다.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고,
선을 긋고,
결정을 내립니다.
반면 量은 저울의 작용입니다.
급히 자르지 않고,
무게를 달고,
형편을 살핍니다.
그래서
裁는 결단의 지혜,
量은 배려의 지혜
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7. 한 줄 평
能裁能量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안목과, 상황과 정도를 헤아리는 균형감을 함께 갖춘 지혜를 담은 조어입니다.
수다 한 마디
선생님 조어 가운데 至決之瞬이 결단의 순간을 말한다면,
能裁能量은 그 결단 이전의 준비를 말하는 듯합니다.
잘 재지 못하면 잘못 자르게 되고,
잘 헤아리지 못하면 결단도 치우치게 되지요.
그래서 옛사람이 큰 인물을 평할 때
재주보다 식견을 먼저 본 이유도 여기에 있는 듯합니다.
능히 가릴 줄 알고,
능히 헤아릴 줄 아는 사람.
듣기에는 소박하지만,
사실은 지도자와 스승에게 가장 어려운 덕목 가운데 하나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