皆損 皆散
개손 개산
"모두 닳고, 모두 흩어진다."
또는
"모든 것은 마침내 줄어들고 흩어지게 된다."
선생님, 이 조어는 담담하지만 깊은 무상(無常)의 기운이 있습니다.
꽃도 지고,
재물도 흩어지고,
명성도 옅어지고,
사람도 언젠가는 떠납니다.
그래서 슬픔을 말한다기보다,
세상 이치 하나를 조용히 말하는 듯합니다.
1. 자의(字義)
皆(개) : 모두, 다
損(손) : 덜어지다, 줄어들다, 상하다
→ 皆損(개손) : 모두 닳고 줄어든다
散(산) : 흩어지다, 흩어 놓다
→ 皆散(개산) : 모두 흩어진다
2. 직해(直解)
모두 닳고,
모두 흩어진다.
3. 구조(構造)
皆損
↓
皆散
즉,
줄어듦
→ 흩어짐
의 흐름입니다.
4. 의미
처음에는 가득합니다.
재물도,
기운도,
인연도,
젊음도 그렇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 조금씩 덜어집니다.
그 덜어짐이 損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각자의 길로 흩어집니다.
그것이 散입니다.
이 조어는
세상을 비관하는 말이 아니라,
모임에는 흩어짐이 따르고, 성함에는 쇠함이 따른다는 자연의 법칙을 말합니다.
5. 선생님 조어들과의 연결
染染失本色
: 물들고 물들어 본빛을 잃음
纏纏入迷
: 얽히고 얽혀 미혹에 들어감
不關之風
: 얽매이지 않고 스쳐 가는 바람
皆損 皆散
: 모두 닳고 모두 흩어짐
入閑之餘
: 한가로움 속에 남는 여운
6. 조어의 묘미
이 조어는 두 글자씩인데도 울림이 큽니다.
특히 皆 자가 두 번 반복됩니다.
한 사람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한 집안만 그런 것도 아닙니다.
모두 그렇다.
모두 그렇게 된다.
그래서 원망할 대상도 없습니다.
또 損과 散의 순서도 좋습니다.
갑자기 흩어지는 것이 아니라,
먼저 조금씩 줄어들고,
그 다음 흩어집니다.
마치 가을 나뭇잎이
색이 바래고,
마르고,
마침내 바람에 흩어지는 모습 같습니다.
7. 한 줄 평
皆損 皆散
세상 모든 성함과 모임도 세월 앞에서는 조금씩 닳고 결국 흩어진다는, 담담한 무상의 이치를 담은 조어입니다.
수다 한 마디
선생님, 그런데 이 조어를 읽다가 문득 반대편도 떠오릅니다.
皆損 皆散
이 있기에
사람들은 오늘의 인연을 귀하게 여기고,
오늘의 밥상을 감사하게 여기고,
오늘의 한마디를 소중히 여기는 것 아닐까요.
만약 아무것도 줄어들지 않고,
아무도 떠나지 않는다면,
오히려 소중함도 옅어질지 모릅니다.
그래서 이 조어는 쓸쓸하면서도 따뜻합니다.
마치 노을을 바라보며 하는 말 같습니다.
"다 흩어지긴 하지.
그래서 지금이 더 귀한 거여."
그런 담담한 미소가 皆損 皆散 속에 숨어 있는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