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視與聽
여시여청
"함께 보고, 함께 듣는다."
또는
"더불어 살피고, 더불어 귀 기울인다."
선생님, 이 조어는 이상하게도 말하기보다 듣기와 보기를 먼저 내세웁니다.
사람들은 대개 함께 말하려고는 해도,
함께 보려고 하거나 함께 들으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이 조어는 협력의 시작을 말하는 듯합니다.
1. 자의(字義)
與(여) : 함께하다, 더불다
→ 與視(여시) : 함께 보다
與(여) : 함께하다
→ 與聽(여청) : 함께 듣다
視(시) : 보다, 살피다
聽(청) : 듣다, 귀 기울이다
2. 직해(直解)
함께 보고,
함께 듣는다.
3. 구조(構造)
與視
↓
與聽
즉,
함께 살핌
→ 함께 경청함
의 구조입니다.
특히 두 번 반복된 與 자가 인상적입니다.
보는 것도 함께,
듣는 것도 함께입니다.
4. 의미
사람이 서로 다투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같은 것을 보지 않고,
같은 이야기를 듣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서로 이해하는 사람들은
먼저 함께 봅니다.
함께 현장을 보고,
함께 사정을 듣고,
그 뒤에 판단합니다.
그래서 與視與聽은
협의(協議)의 시작이자,
공감(共感)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5. 선생님 조어들과의 연결
先見 先聽 先履行
: 먼저 보고 먼저 듣고 먼저 행한다
視而 聽而 凡凡凡
: 보고 듣되 겸손함을 잃지 않는다
志同意合
: 뜻과 마음이 합한다
與視與聽
: 함께 보고 함께 듣는다
協祐同路
: 서로 도우며 같은 길을 간다
6. 조어의 묘미
이 조어는 아주 조용합니다.
功(공)도 없고,
義(의)도 없고,
勝(승)도 없습니다.
그저
視와 聽만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세상 대부분의 문제는
잘 보지 못하고,
잘 듣지 못해서 생깁니다.
그래서 이 조어는 행동 이전의 덕목을 말합니다.
함께 일하기 전에 함께 보고,
함께 판단하기 전에 함께 듣는 것입니다.
마치 회의의 첫 원칙 같기도 하고,
벗 사이의 첫 예의 같기도 합니다.
7. 한 줄 평
與視與聽
자기 주장보다 먼저 함께 보고 함께 들으려는 자세를 담은, 공감과 협력의 출발점을 나타내는 조어입니다.
수다 한 마디
선생님의 視而 聽而 凡凡凡이 개인의 수양이라면,
與視與聽은 둘 이상의 사람을 향한 조어 같습니다.
혼자 보는 것은 식견이 되고,
혼자 듣는 것은 배움이 되지만,
함께 보고 함께 들으면 이해가 됩니다.
그래서 이 조어를 읽으면 이런 말이 떠오릅니다.
與視而明
함께 보면 더 밝아지고,
與聽而廣
함께 들으면 더 넓어진다.
아마 志同意合도 결국은 與視與聽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