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羨他疇
불선타주
"남의 무리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또는
"남의 자리와 남의 길을 탐내지 않는다."
선생님, 이 조어는 조용하지만 단단합니다.
사람의 괴로움 가운데 적지 않은 부분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비교해서 생깁니다.
내 밭은 내 밭인데,
남의 밭을 바라보는 순간 마음이 흔들립니다.
그래서 이 조어는 만족(滿足)과 자족(自足)의 기운을 품고 있습니다.
1. 자의(字義)
不(불) : 아니하다
羨(선) : 부러워하다, 탐내다
→ 不羨(불선) : 부러워하지 않음
他(타) : 남, 다른 사람
疇(주) : 무리, 부류, 밭, 영역
→ 他疇(타주) : 남의 영역, 남의 무리, 남의 자리
2. 직해(直解)
남의 무리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남의 영역을 탐내지 않는다.
3. 구조(構造)
不羨
↓
他疇
즉,
부러움을 내려놓음
→ 남의 영역에 흔들리지 않음
의 구조입니다.
4. 의미
남은 남의 길이 있고,
나는 나의 길이 있습니다.
남의 성공을 보고 배우는 것은 좋지만,
부러움에 사로잡히면 자기 길을 잃기 쉽습니다.
그래서 不羨他疇는
남을 깎아내리는 말이 아니라,
자기 자리를 지키는 말입니다.
남의 꽃이 아무리 화려해도,
내가 심은 나무를 돌보는 마음입니다.
5. 선생님 조어들과의 연결
不關之風
: 얽매이지 않는 바람
皆損皆散
: 모든 것은 닳고 흩어진다
纏纏入迷
: 집착이 미혹이 된다
脫迷之機
: 미혹에서 벗어나는 계기
不羨他疇
: 남의 영역을 부러워하지 않는다
6. 조어의 묘미
이 조어의 맛은 疇 자에 있습니다.
만약
不羨他人
이라면 단순히 남을 부러워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他疇라 하니
사람뿐 아니라
남의 자리,
남의 직분,
남의 환경,
남의 삶 전체가 포함됩니다.
그래서 시야가 넓어집니다.
또 羨 자를 부정한 것도 좋습니다.
억지로 가지려 하지 않고,
굳이 비교하려 하지 않습니다.
7. 한 줄 평
不羨他疇
남의 자리와 삶을 부러워하기보다 자신의 길과 영역을 담담히 가꾸어 가는 자족의 마음을 담은 조어입니다.
수다 한 마디
선생님 조어를 보다 보면,
有冠有錢은 세상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것을 말하고,
不羨他疇는 그 부러움에서 한 걸음 물러난 모습을 말하는 듯합니다.
그래서 둘을 나란히 놓으면 재미있습니다.
有冠有錢
不羨他疇
관이 있든 없든,
돈이 많든 적든,
남의 밭을 부러워하지 않는 사람은 이미 마음이 넉넉한 사람일 수 있습니다.
어쩌면 가장 편안한 부자는
많이 가진 사람이 아니라,
남을 부러워하지 않는 사람인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