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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유산이 살아 숨쉬는 섬, 제주 국가유산을 탐방하라

작성자나정 최종돌|작성시간26.06.07|조회수1 목록 댓글 0

제주, 국가유산으로 떠나는 재충전의 여정

급변하는 시대에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뚜렷하게 기억하기 쉽지 않은 세상이다. 더욱이 기후위기 속에서 경험해 보지 않았던 극단적 날씨 변화에 따라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피로도는 매우 높아져 있다. 이런 현실에서는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재충전하며, 스트레스와 긴장 완화를 통한 정신·육체적 건강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필자는 우리의 소중한 국가유산의 가치를 직접 느끼고 향유할 수 있는 대한민국 국가유산 탐방을 적극 권유한다. 특히 유산이 살아 숨쉬는 섬 제주특별자치도 내 소재한 국가유산 탐방을 통해 청정 자연 속에 숨어 있는 깊은 역사를 이해하고 살아 있는 제주의 이야기를 따라 숨은 매력을 발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2024년 5월 변화된 정책환경과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국가유산 체제로 전환함에 따라 ‘문화재’가 ‘국가유산’으로 명칭이 바뀌고, 기존의 ‘문화재청’이 ‘국가유산청’으로 변경되어 새롭게 출범했다.

 

국가유산청에서는 우리의 소중한 문화·자연·무형유산을 소개하고 다양한 프로그램 구성을 통해 국가유산 가치를 새롭게 재조명하여 국가유산이 지역 발전의 원동력이 되어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국가유산 방문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에 발맞춰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지역 내 위치한 국가유산 탐방을 유도하기 위하여 국가유산의 지정 가치를 재조명하고 차별화된 정책을 통해 많은 탐방객이 방문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특히 제주도에서는 계절별 특색 있는 제주 역사와 자연, 전통문화 관련 정보를 방문객에게 제공하여 제주의 다채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계절별 특색 있는 테마를 주제로 국가유산 방문객의 관심을 이끌고 있다.

 

이는 단순히 관광 목적이 아니라 이야기가 있는 국가유산을 탐방하면서 그동안 피부로 느끼지 못했던 제주의 역사와 자연을 직접 느끼며 지친 몸과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무엇보다 인류가 함께 지켜야 할 보물이자 자연이 만들어 낸 경이로운 자연유산이 곳곳에 위치한 이점을 적극 활용하여 국내외 많은 탐방객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가유산 체제로 전환되면서 그동안 보존 중심의 정책을 벗어나 국민의 국가유산 향유 기회 확대를 위한 활용의 측면에 주안점을 두고 사람 중심의 의사결정과 투명한 공유를 통한 교육·관광·경제 등 다양한 가치 창출로 연결하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시되고 있다.

 

특히 지방소멸위기 극복이라는 대정부 과제를 실천하기 위하여 국민과 지역주민 참여를 확대하고 민관협업 시스템을 구축하여 지역경제 견인까지 목표로 삼는 구체적 실행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따라서 지역의 특색 있는 자원을 발굴하고 유산의 활용과 보존을 통한 미래 가치 확산에 목표를 두고 지역의 정체성을 재조명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제주도의 경우 지금까지 유산을 대하는 기존의 인식을 탈피하여 유산이 지니고 있는 무한한 가치와 숨어 있는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여 단순히 눈에 보이는 풍경만 아니라 방문객의 감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요소를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있다. 즉, 제주 국가유산을 찾아 탐험하며 제주의 옛이야기와 삶의 흔적을 마주하고 그 여정 속에서 숨겨진 가치를 발견할 수 있도록 4개 테마를 구성하여 탐방객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지키는 것이 곧 향유하는 것

“고랑 몰라. 강방왕 고릅써”는 제주도의 방언으로, “이야기 해도 모른다. 가서 직접 보고 와서 이야기 하세요”라는 의미이다. 오래지 않은 시기에 방영된 드라마 〈폭삭 속았수다〉 덕분에 많은 국민이 제주도 방언을 접할 기회가 있었다. 가끔 타지에 거주하는 지인들이 연락와서 드라마에 나오는 제주 방언의 뜻을 물어보며 서로의 안부를 물을 기회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드라마 속에 비친 공간을 찾아 방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지역 경제의 상승 효과도 있었다.

 

다소 우려되는 점은 보존 목표와 개발, 관광 수요의 충돌이 발생하면서 자연환경에 미치는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역설적 상황이다. 이용 압력이 높아질수록 보호하기 위한 규제가 오히려 이용을 제한하는 형태로 전환될 수 있다. 생활폐기물의 증가,탐방시설 확대 등은 자연환경을 온전히 보존하려는 목표와 충돌할 수 있는 문제이다. 따라서 지속가능한 보존을 전제로 한 유산의 활용 방안을 모색하려는 지혜가 필요하다.

 

즉, 미래 세대가 제주도의 자연환경과 자원을 지속적으로 향유할 수 있도록 개발과 성장 위주의 정책보다는 자연유산과 생태 환경이 온전히 보존될 수 있는 정책을 통해 국민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야 한다. 1972년 발표된 로마클럽의 연구보고서 「성장의 한계」에서 지적된 “인구 증가, 공업화, 환경오염, 자원 남용이 지속되면 100년 이내 지구의 성장은 한계에 이를 것이다”는 경고를 우리는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국가유산 탐방 프로그램 등의 확대는 무엇보다 필요하다. 즉, 개발을 통해 인공적인 시설을 늘리기보다는 ‘과거로부터 온전히 이어져 온 제주도의 자연과 문화를 느끼는 것이 진정한 국가유산의 향유 기회 확대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기후위기 최전선에서 변화의 속도를 늦추고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 국가유산의 보존과 활용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국가유산이 기후변화에 맞설 수 있는 전사로서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자연유산 협의체를 중심으로 한 협업이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글, 사진 변성훈(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 주무관, 문학박사) 자료 지역상생과 자연유산 보호관리 고도화를 위한 정부-지자체 협의체 사무국 출처 국가유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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