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진 자리에 뜬 새벽별
최정민
꽃봉오리 팽팽한 생의 찬가에
눈멀어
그 비늘 아래 감춰진
적막의 예언을 읽지 못했다
낙화의 분분한 종말에 마음을
베여
그 사위어가는 잔해 아래 고인
시작의 맥박을 보지 못했다
꽃이 핀 것은 눈부신 소음이었고
꽃이 진 것은 처절한 침묵이었으나,
이제야 눈에 비치는
꽃 진 자리의 엄숙한 여백
그곳은 비어있음으로 비로소
만삭이며
사라짐으로써 기어이 영원을
증명하는
우주의 투명한 자궁이었다
찰나의 화려함을 태워
영원한 평온을 연명하는
저 나무처럼,
무참히 지고 나서야
내 안의 가장 깊은 수평선을
비로소 대면한다
.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