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옷
-나호열
오래 기다렸어요
당신이 떠나가던 숲길을 오래 서성였어요
그날처럼 자욱한 안개를
내 가슴에 가득 안고 돌아왔어요
흐트러지기 쉬운 안개를 베틀에 얹고 하염없이
한올 한올 실로 이었어요
다가가면 눈물로 되돌아오는 안개를 짜서
언젠가 당신이 돌아오시면
고운 옷으로 입혀드리고 싶었어요
숲의 정령인 팔색조와 밀화부리의 노래를 몰래 새겨 넣었어요
수줍어 말할 수 없는 길가
찔레의 향기는
먼 훗날 기억으로 숨겨두었어요
이렇게 그리움이 없다면 하루도 살 수 없었겠지요
지으면 허물어져 사라져버리는
안개 옷을 짓기 위해
오늘도 베틀 앞에 앉아 있어요
다가오는 듯
멀어져가는 듯
안개를 바라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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