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지는 치료제 수세미.
애첩이 좋다고 떠나더니 돌아올 줄을 모르는구려.
살갑게 아양떠는 애첩이 그리 좋소.
짓무른 손길이라도 슬며시 내밀어주면 좋으련만..
당신 몸 병드는 줄 모르고 콩깍지가 씌었는지 남다른 애첩사랑이 애달프구려.
언제라도 돌아오소.
밉지만 고운 님, 내 사랑은 변함없소.
어릴 적에 어미는 모처럼만에 온 식구의 보양식으로 곰국을 끓여 먹이고는 꽁꽁 언 개울에서 얼음을 깨고 시린 손을 호호 불며 흙을 섞어 그릇을 닦으니.. 흙에 석인 수세미는 몸뚱이가 닮고 달아 산화되어 흙속에서 부서지더라.
그래도 좋을시고.
사랑하는 가족이 오랜만에 몸보신하였으니 이 추운 겨울을 거뜬히 지낼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구려.
언제부터인가? 인스턴트수세미가 부엌에 차고 앉아 기나긴 세월 어미의 손길과 함께 했던 수세미는 천덕꾸러기가 되더니 이제는 아예 관심조차 받지 못하는 녀석이 되고 말았다. 그나마 가끔 TV에서 수세미의 효능을 알려주어 지금은 소수의 사람이 관심을 갖고 농사도 짓고 효소도 만들고 있다.
수세미야말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녀석이다. 수세미는 부위별로 사과라는 다른 이름으로 불렸다. 그 이름이 자그마치 아홉가지나 된다.
사과: 수세미의 열매.
사과궁: 뿌리.
사과등: 넝쿨.
사과락: 수세미의 열매 속의 망사(수세미)처럼 생긴 것.
사과엽: 이파리.
사과자: 씨앗.
사과체: 꼭지.
사과피: 열매의 껍질.
사과화: 꽃.
수세미는 회충약으로도 쓰며 축농증, 비염, 요통, 겨울에 피부가 부르텄을 때 썼다. 그리고 임산부가 젖앓이를 하거나 만성신장염, 복수가 찼을 때도 써왔다.
봄에는 회충약으로 씨앗을 복용했다. 40~50알(아이는 30알) 정도를 하루 1회로 이틀 복용한다.
씨앗을 볶거나 껍질을 벗겨 으깨거나 불에 태워 가루를 내어서 두 큰술 정도를 따듯한 물이나 술에 타서 장복하면 요통에 좋다.
축농증이나 비염은 뿌리와 덩쿨을 태워 재로 만들어 코로 흡입을 하거나 술 또는 미온수에 한 큰술을 타서 마신다.
요즘은 화장품(로션)이 있어 사용을 하지 않지만 피부트러블이 발생하면 줄기를 활용했다. 줄기의 밑을 잘라 수액을 받아서 음지에 저장해둔다. 500cc잔에 물을 붓고 수액 5큰술 정도를 타서 바르면 피부트러블이 완화된다.
복수가 찼을 때 같은 방법으로 음용하면 복수가 빠진다. 또한 만성신장염에도 탁월한 효능을 보인다. 배뇨가 잘 되어 남성의 전립선질환에도 좋다.
효소는 비염, 오십견, 여드름, 땀띠, 아토피 등 가려움증에 좋다. 그리고 소화불량, 장염, 기관지염에도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수세미. 조강지처와 같은 우리네 일상의 보조치료제로 텃밭에 재배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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