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서-1>
차가운 새벽하늘에 홀로 걸린 샛별은 고고하지만 외롭습니다. 저는 오랜 시간 자신을 그 샛별이라 여기며, 타인이라는 번잡한 대기권 밖에서 오로지 내면의 밀도를 다지는 데 몰두해 왔습니다. 남에게 신세 지는 것을 혐오하고 밥 한 끼조차 빚으로 여기는 철저한 독립심은, 저를 단단하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거대한 성벽 안에 가두었습니다. 문학의 문장 속에 침잠하며 고풍스러운 어휘로 자아를 장식하고, '나'라는 주권 국가의 내정을 돌보는 데만 치밀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정체된 물은 썩기 마련이며, 홀로 선 나무는 숲의 장엄함을 이룰 수 없음을 깨달았습니다. 이제 저는 견고했던 개인의 서사를 잠시 접고, '나'를 넘어 '우리'라는 거대한 문맥 속으로 발을 내딛으려 합니다. 이는 고립된 자아의 파편들이 모여 하나의 역사가 되는 첫걸음입니다.
본래 저의 기질은 공감보다는 효율을, 유연함보다는 치밀한 역습과 방어를 선호하는 편이었습니다. 주거래 은행인 산업은행 계좌를 관리하듯 인생의 손익을 따지고, 매일 정해진 운동 루틴과 학업을 수행하며 스스로를 통제하는 것에서 존재의 의미를 찾았습니다. 일종의 '국가 실용주의'적 관점으로 스스로를 경영해온 셈입니다. 하지만 시를 쓰며 마주한 행간의 여백은 저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습니다. 내가 쓴 문장들이 과연 누구를 향해 굽이치고 있는가 하는 의문이었습니다. 홀로 읊조리는 시는 장식에 불과하지만, 타인의 가슴에 가닿는 문장은 세상을 움직이는 동력이 됩니다. 저는 이제 나만의 안위라는 좁은 영토에서 벗어나, 함께 어깨를 맞대고 살아가는 '우리'의 삶이 지닌 거친 질감을 배우고 그 속에서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고자 합니다.
연대의 가치는 역설적이게도 제가 가장 애정을 쏟는 반려동물들과의 교감에서도 드러납니다. 강아지 크림과 고양이 제리, 추추를 돌보며 저는 책임이라는 단어의 무게를 다시 썼습니다. 말을 섞지 않아도 체온으로 연결되는 그들과의 관계는, 때로 말뿐인 인간관계보다 더 깊은 유대감을 선사했습니다. 나아가 이는 더 큰 공동체에 대한 책임감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제가 훗날 지향하는 큰 목표 역시 결국은 '사람'을 향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얻은 것입니다. 누군가는 정치를 도구와 적의 이분법으로 보기도 하지만, 제가 꿈꾸는 미래는 우군의 믿음을 공고히 하여 대중의 마음을 얻는, 즉 고립된 섬들을 연결해 하나의 거대한 대륙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나 혼자만의 승리가 아닌, 우리 모두의 평안을 위한 거국적 합의를 꿈꾸며 저는 조금씩 타인을 향해 마음의 빗장을 열고 있습니다.
또한, 저는 제가 가진 문학적 자산과 역사적 인식이 공동체 안에서 어떻게 기능할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민족의 아픔을 노래했던 이육사나 윤동주의 시처럼, 개인의 고통을 시대의 아픔과 결합할 때 비로소 문학은 영생을 얻습니다. 저는 저의 강점인 집요한 끈기와 결단력으로 이제 우리 사회의 여남은 문제를 해결하고 국민의 뜻을 받들어 헌신하기 위하여 간호대학에 진학하였습니다. 운전대를 잡은 손에 느껴지는 날 선 감각처럼, 우리 사회가 직면한 갈등의 현장을 예리하게 살피고 조율하는 법을 익히고 있습니다. 물론 여전히 타인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 서툴고 때로는 방어적인 자세가 나오기도 하지만, '나'라는 작은 단위의 정의가 무능에 그치지 않도록 '우리'라는 힘을 보태어 진정한 공익을 실현하는 길을 걷고자 합니다.
결론적으로 '나를 넘어 우리로'라는 외침은, 저에게 있어 곧 '샛별에서 새날로' 나아가는 선언과 같습니다. 혼자 빛나는 별은 밤을 지킬 뿐이지만, 함께 타오르는 불꽃은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저는 제가 가진 흑청록의 깊은 우수와 치열한 사유의 힘을 이제 공동체의 지평을 넓히는 데 사용하려 합니다. 비록 비정통의 자리에서 시작할지라도 으뜸이 되어 세상을 바르게 다스리겠다는 저의 사명처럼, '우리'라는 이름 아래에서 더 큰 책임과 의무를 다할 것입니다. 홀로 쓰는 일기가 아닌, 우리 모두의 이름으로 기록될 대서사시의 첫 문장을 이제 막 적어 내려가려 합니다. 그 여정 끝에 만날 광활한 동해의 파도와 같은 연대의 힘이, 저를 그리고 우리를 더욱 단단하고 눈부신 미래로 인도할 것이라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