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독한 프랑스 호텔 직원 놈
수백 km를 달려 물루즈(Mulhouse)에 도착한 것은 해가 뉘엿뉘엿 저녁으로 넘어갈 무렵의 어느 초여름 날이었습니다.
이미 도착해 체크인하는 다른 사람들 뒤에 줄 서서 기다렸다가 제 차례가 되어 프런트에 있는 직원에게 예약되어 있고 이름을 말하니 아무 대답도 않고 비웃는 듯한 얼굴로 멀뚱멀뚱 저를 쳐다만 봅니다. 그래서 내 말을 못 들었나 싶어 다시 또렷하게 말해주니 그래도 아무 말 없이 쳐다만 보다가 재차 말하니 그제야 영어로 말하지 말고 프랑스어로 말하랍니다. 혹 프랑스어를 못하면 프랑스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을 데려오라고 합니다.
왜 그러냐고, 지금 당신이 나에게 하는 말은 영어인데 왜 내가 프랑스어로 말해야 하느냐고 물으니 여기가 프랑스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세상 모든 사람이, 온갖 인종이 다 자신의 노력으로 번 돈으로 예약하고 와서 머무는 호텔에서 이 무슨 난리냐고 물으니 프랑스어로 안 하면 체크인이 안 된다고 비실비실 웃습니다.
어쩔 수 없이 지친 아이들을 한시바삐 쉬게 하려고 할 수 없이 호텔 밖에서 대화를 나누던 벨기에에서 온 여행객에게 부탁을 해서 체크인을 마치고 일행을 객실에 데려다주고 나서 다시 저 혼자 내려와서 그 남자 직원을 불렀습니다.
그런데 제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프런트로 다가설 때 그는 다른 여자 여행객과 열심히 영어로 떠들어대고 있었습니다.
인종차별인가?
이렇게 큰 호텔 체인에서?
경찰을 불렀습니다.
지금도 그 호텔을 완전하게 박살 내지 못한 게 후회가 될 정도입니다. 그 직원은 미쳤거나 바보이거나 사악한 인간임에 틀림이 없었습니다.
20년이 다 되어가는 지난날에 일어났던 황당하기 짝이 없는 일인데 지금도 생각하면 기가 막혀 헛웃음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