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아빠라고 부르는 터키 딸 귤(Gül)

작성자한광기|작성시간26.06.10|조회수31 목록 댓글 0

나를 아빠라고 부르는 터키 딸 귤(Gül)

 

 

 

 

귤은 현재 터키의 코냐 Konya에 있는 큰 병원의 응급실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남편은 응급 환자를 이송하는 응급 구조사이기도 합니다.

 

귤을 만난 것은 귤이 중학생일 적인 20년 가까이 전인데 그날도 터키의 악사라이(Aksaray) 지방의 황량한 바위산 중턱의 동굴에서 살고 있는, 이전부터 알고 지내던 목동 가족을 만나러 갔을 때였습니다.

가족과 함께 산길을 지나가다가 우리 차가 서 있는 것을 보고 이내 우리를 발견하고 들어온 터키 가족이 있었는데 아버지는 그 도시의 세무서장이었고 아내와 그 자녀 여럿과 함께였습니다.

 

터키 사람들은 거의 모두 그렇습니다. 한국 사람을 보면 그렇게도 좋아하고 반가워할 수 없습니다. 귤의 아빠가 두말할 것도 없이 우리 모두의 손을 잡아 이끌어 반강제적으로 그들의 산속 별장으로 데려갔고 이내 푸짐한 점심상을 차려주었는데 그렇게도 맛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터키식 요구르트인 아이란에 오이를 잘게 썰어 넣은 '자즉'이라는 요리와 한국의 죽 같은 '초르바', 그리고 매운 고춧가루를 뿌려 만든 터키식 파스타, 그리고 풍성한 과일들, 여러 고기 볶음들..

그날 우리는 그곳 악사라이 땅을 떠나지 못하고 귤 집으로 끌려가 하룻밤을 자고 그다음 날도 일정이 바쁘니 다음에 다시 만나자며 싹싹 빌다시피 해서 앙카라로 떠날 수가 있었습니다.

물론 그 후에도 몇 번씩이나 찾아가서 함께 지내며 어여쁜 귤이 결혼할 때도 한국 아빠의 멋지고 명예로운 자격으로 함께 하였습니다.

 

지금도 눈 감으면 늘 악사라이의 황량한 바위산과 그 동굴 집, 그리고 양 떼를 몰던 어린 여자아이 목동과 용맹한 양치기 개들, 그 텅 빈듯한 바위 산지가 눈에 펼쳐집니다.

그리워만 말고 언제라도 달려가야 할 것 같은데 저는 지금 독일을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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