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아의 소조폴(Sozopol) 바닷가에서
아주 이른 새벽에 불가리아를 지나 터키로 향하다 너무 아름다운 해변가 모래밭을 발견하고 차를 운전하여 들어갔습니다.
마침 모래 위에 자동차가 다닌 흔적도 있어 안심하고 들어가다가 욕심내어 조금 더 바다 가까이 들어간다는 게 그만 모래 속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일행들이 모두 차에서 내려 모래를 치우기도 하고 주변의 돌멩이와 나무판자를 가져다 모래 속에 깊이 빠져들어 간 타이어 아래에 깔아보기도 해도 육중한 9인승 푸조 차량은 우리를 더 절망케 하는 듯 모래 속으로 점점 더 깊이 빠져들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두어 시간을 땀을 흘리며 차를 집어삼킨 모래와 싸움을 하고 있었는데 언제 어디서 나타났는지 여러 명의 마을 주민들이 달려와서 우리를 도와주기 시작했고 이미 이런 일에 전문가가 된 듯한 그들이 우리 차를 가뿐하게 모래 구덩이로부터 건져주었습니다.
게다가 차를 건지느라 땀범벅이 된 우리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해서 깨끗한 물로 씻도록 해주고 또 아침까지 먹도록 해주었습니다.
여행을 하다 보면 사악한 악당들도 자주 만나지만 이렇게 마음을 아낌없이 내어주는 고마운 사람들도 많이 만나게 됩니다.
그날 터키 국경을 향하여 불가리아의 소조폴의 한적한 바닷가에서 아름다운 해변에 감탄했다가 그만 차가 모래에 빠져버린 바람에 절망했고 아름다운 바닷가 마을 사람들의 도움에 행복했습니다. 절망이 변하여 행복이 된 멋진 날이었기도 합니다.
이른 아침에 깨어나자마자 바닷가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지나가는 나그네들에게 도움을 주려고 이웃들까지 모두 불러모아 한걸음에 달려온 그들에게 하나님의 축복이 가득하길 기도드립니다.
그 후로도 두어 번 그곳을 지나갔는데 그 바닷가를 찾지 못했습니다. 제가 환영을 본 것은 아닌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