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엄니
불그레 익어가는
한짓골 고추밭에
살 태우던 땡볕에도
지심 매던 울 엄니
밭머리 누인 자식을
벌레 물까 손 젓네
서산에 뉘엿 뉘엿
저녁 해 넘어가니
다 못 맨 고랑 잡풀
성가시게 남았어도
식솔들 끼니 걱정에
총총 걸음 재촉해
고된 몸 쉴틈없이
아궁이 불 지피고
가마 솥 듬뿍 앉힌
보리밥 뜸 들이고
앞마당 멍석 위에는
땀방울 저녁 반찬
아무리 그리워도
울 엄니 볼수 없네
빈 집은 적막하고
풀향기 가득한데
울 엄니 하얀 웃음만
구절초로 피었네
시인수필가
예향 심산태 (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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