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책방의 보물
전홍구
헌책방 문을 여니
책들은 이미 제 자리를 다 차지하고 있었다
세상에서 밀려난 것들끼리 더 다정해 보였다
가나다순도 아니고
키순도 나이순도 아닌 삶의 순서로
앉고 서고 기대어 오래된 시간을 읽고 있었다
찾는 책이 없어 묻자
주인은 서두르지 말라며 미소만 건네주었다
그 말이 마치 인생의 답 같았다
한 권의 책이 나의 눈을 불렀다
김억의 『해파리의 노래』 값은 삼천 원이란다
내가 산 것은 책이 아니라 백 년의 파도였다.
5,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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