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풍 선수권 대회
전홍구
남자들 몇이 둥글게 앉으면
의자는 가만있는데 산이 움직인다
팔 한 번 휘두를 때마다
어제 잡은 물고기는 고래가 된다
누가 듣는지 묻지 않는다
귀보다 입이 먼저 박수를 치니까
한 사람의 전설이 끝나기도 전에
옆 사람의 영웅담이 출발한다
남은 비바람 속을 걸었다 하고
자기는 꽃길만 슬쩍 건넜다 한다
다들 반쯤은 구름인 줄 알면서도
고개를 끄덕이며 하늘을 올려다본다
참 이상한 일이다
거짓말이 모여도 싸움은 나지 않는다
진실보다 웃음이 더 중요한 날엔
허풍도 우정의 방언이 된다.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