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박창민 작품 발표회를 보고
-창작 가곡과 아리아 그리고 시인과의 만남-
글/ 김규현( 본원 교수. 前 한국음악비평가협회 회장, 작곡가)
한국 가곡의 정체성 면모를 보여준 좋은 자리
6월 9일(화)에 대구 콘서트 하우스 챔버홀에서 있었던 작곡가 박창민 작품 발표회를 들었다. 발표회 전체 구성을 1. Prologue(서막) 2. 강문숙의 시로 노래하다 3. 강문숙의 대본의 오페라 아리아 4. 이태수 시, 노래가 되다 5. Finale(Epilogue) 등 5 스테이지로 기승전결(식) 구조를 갖게 했다. 가곡 10곡과 오페라 아리아 3곡, 그리고 오페라에 나오는 2중창 2곡 등 총 15 작품들이 피아니스트 김성연 반주로 발표됐다. 발표된 작품 양식들이 오페라 아리아와 가곡 중심으로 됐다는 면에서 대체로 오페라적인 면모가 다분히 많아보였다. 가곡들은 한국 가곡의 정체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서정적 가곡인 이육사 시의 ‘광야’와 ‘청포도’ 등 두 곡은 그야말로 한국 新가곡의 면모를 보여준 국제적인 예술 가곡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특히 박창민 가곡들은 개성이 넘치고 아름답다. 청포도와 광야 그리고 오페라 왕평중의 소프라노 2중창 ‘사랑, 여자의 사랑’ 등은 선율이 성숙미가 있고 감동적이었다. 오페라 광염 소나타 중의 아리아 ‘음악을 위하여’와 ‘배비 장전 중의 아리아’, ‘설레는 마음’은 성숙미가 최고였고 특히 한국성이 돋보였다. 그리고 피아노 반주부의 음형들은 가사 내용의 스토리텔링을 잘 그려주었고 합리적인 면이 많았다. 이런 면을 볼 때 박창민의 오페라 아리아와 가곡들은 한국 창작음악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 좋은 자리이기도 했다. 이번 발표된 작품들은 상당히 작품성이 높고 구성력 그리고 예술성도 높이 살만했다.
창작 오페라의 기대주 박창민
요즘 젊은 작곡가들이 오페라를 많이 쓰는 편이지만 세계 음악사를 보더라도 오페라 작곡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타고나야 되고 능력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음악적인 능력은 물론 문학적인 면, 연극적인 면 등 다양한 지식과 재능이 있어야 가능하다. 이런 면에서 박창민은 오페라 작곡에 재주가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는 개인 발표회 6회, 대한민국 오페라 대상 2번(2011과 2016년)을 받았고 그동안 음악 양식의 전반을 작곡했다. 그가 쓴 곡은 70여 작품이나 된다. 교향곡 2, 협주곡 5, 오페라 7, 실내악곡 다수 등이 그것들이다. 그는 현재 영남대학교 예술학부 객원 교수와 영호남 음악제 추진위원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연주자들은 대체로 연주가 성의가 있고 설득력있게 잘했다. 그러나 좀 아쉬웠던 점은 작가적 표현 접근과 예술적인 음악만들기를 더 구체화했으면 하는 점이다. 이번에 특별 찬조출연한 바리톤 김승철의 오페라 아리아 2곡(음악을 위하여, 설레는 마음) 연주는 이 점을 잘 보여주었다. 현장성과 생명력 그리고 연주 미학 창출 등 최고의 명연주를 한 것이다. 혼자서 전 프로그램 15곡을 반주한 피아니스트 김성연의 반주는 각 작품들이 갖고 있는 해석 접근을 제대로 했는가라는 면에서 의문이 있다. 반주자를 2, 3명으로 했으면 더 좋을성 싶었다. 이번 발표회가 오페라 아리아와 가곡들을 중심으로 하는 작품 발표라는 면에서 박창민 작곡 발표회는 국내 작곡계에 좋은 피드백을 준 자리였다. 그가 한국 오페라 창작에 큰 획을 그어가고 있는 작금에 중진 작곡가로서 기대가 크다. 이번 박창민 작품 발표회는 좋은 기획과 다양한 작품 그리고 연주자들의 충실한 연주 등이 융합된 한 편의 오페라 양식과 같은 면모를 보여준 점은 높이 살만했고 의미있는 좋은 자리였다.
음악춘추 7월호 원고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