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골산 칼럼 제1551호 / 보디발 아내의 유혹

작성시간11.05.29|조회수4 목록 댓글 0

창골산 칼럼 제1551호 / 보디발 아내의 유혹

 

 제155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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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디발 아내의 유혹

 

 

 

      요셉이 업무차 주인 보디발의 아내가 기거하는 집에 들렀다. 집에는 주인의 아내만 있을 뿐 종들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여인은 요셉을 보자 얼굴이 환해졌다. 요셉은 여인이 왜 자신을 보고서 얼굴이 환해지는지를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에 개의치 않고 최대한 예의를 갖추어 가정 일에 대해 여차여차히 말씀드렸다. 그러던 중 갑자기 여인은 요셉의 옷자락을 붙잡았다. 그리고 ‘나와 함께 잠자리에 들자.’고 청했다. ‘잠자리에 들자’라는 단어는 간청하는 단어가 아니라 강세 명령형으로 ‘반드시 (나와 함께) 잠자리에 들어야 해.’라는 의미로 여주인으로서의 강력한 요구의 말이다.

 

     사실 여인이 그렇게 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전에도 여러 차례 요셉에게 함께 잠자리에 들도록 명령하고 요청했다. 다른 종들이 가까이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눈짓으로 명령하고 유혹하곤 했다. 그러나 요셉은 그때마다 보디발 주인이 자신을 믿고 집 안의 모든 것을 맡겨주고 당신만은 금하셨는데 어찌 그런 일을 할 수 있겠냐며, 또한 하나님 앞에 어찌 악한 일을 할 수 있겠냐며 거절을 했다. 그리고 할 수만 있으면 그녀를 피했다.

 

    요셉은 이번에는 전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을 직감했다. 집에 다른 종들이 한 명도 없었고 또 여인이 옷자락까지 붙들고 적극적으로 유혹을 해왔기 때문이다. 요셉은 여인을 설득도 해보고, 뿌리치며 빠져나가려고도 해보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여인은 요셉의 옷자락을 더욱 더 움켜쥐었다. 요셉은 여인에게서 도저히 빠져나갈 수가 없음을 알았다. 순간 그의 머리에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옷을 벗어두고 도망가면 되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는 언뜻 스치는 생각을 붙잡았다. 그리고 여인이 움켜쥐고 있는 옷을 벗어버린 채 밖으로 뛰쳐나갔다.

 

    여인은 한낮 종놈에게 버림을 당한 것 같아 자존심이 상했고 또한 수치스럽기까지 했다. 무엇보다도 요셉이 옷을 벗어둔 채 밖으로 뛰쳐나갔으니 자신의 행위가 드러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인은 이내 다른 종들을 불러 옷을 손에 든 채 소리쳤다. “저 히브리 종놈이 나를 겁탈하려고 내 방에 들어왔다! 내가 소리를 지르자 그 놈이 이렇게 옷을 벗어둔 채 도망쳤다!” 남편이 돌아오자 여인은 남편에게도 똑같이 하소연했다.

 

     당시 요셉이 여주인의 동침 명령을 거절한다는 것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여주인의 앙갚음으로 인하여 작게는 어떤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고, 크게는 심지어는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요셉은 여인이 자신을 겁탈하려 했다고 모함함으로써 간음죄로 사형에 처해질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주인 보디발의 신임으로 인하여 감옥에 갇히는 선에서 마무리 되었지만 말이다. 주인 보디발이 요셉을 사형에 처하지 않고 감옥에 가두는 것으로 일을 마무리 한 것을 보면 요셉의 행실보다도 자신의 아내의 행실을 더 의심해서이지 않았겠나 싶다.

 

   어쨌든 요셉이 여인의 동침 명령을 거절한 것은 죽임까지 각오했을 것이라는 점에서 그는 순교자의 반열에 든 자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요셉의 이 사건은 성경 인물 중 나봇을 생각나게 한다.

 

   “아합이 나봇에게 일러 가로되 네 포도원이 내 궁 곁에 가까이 있으니 내게 주어 나물 밭을 삼게 하라. 내가 그 대신에 그보다 더 아름다운 포도원을 네게 줄 것이요 만일 합의하면 그 값을 돈으로 주리라.”(왕상21:2)아합 왕은 나봇에게 궁 곁에 있는 포도원을 자신에게 주면 더 좋은 포도원을 주거나 아니면 그 값을 돈으로 주겠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봇은 왕의 청을 거절했다. 이유는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땅을 다른 사람에게 팔거나 넘기지 말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기 위해서였다(*당시 이스라엘만의 고유한 토지제도였음). 나봇 역시 요셉과 마찬가지로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있음에도 하나님의 말씀을 지켰다. 결국 나봇은 요셉과는 달리 아합왕의 아내 이세벨의 모함으로 죽임을 당하였지만.

 

   우리는 요셉과 나봇과 똑같은 하나님의 거룩하고 위대한 백성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과는 달리 불이익이나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 얼마나 하나님의 말씀을 헌신짝 버리듯 하는지, 아주 사소한 이익이나 혜택이라도 얻어내기 위해서 얼마나 하늘 백성들의 헌법이자 삶의 규칙인 말씀을 등 뒤로 던져버리는지 모른다. 죽임을 불사하면서까지 하나님의 말씀대로 산 요셉과 나봇 그리고 다른 믿음의 용사들과는 너무도 많은 차이를 느낀다.

 

    목회하기 전 직장을 다닐 때이니까 20년도 훨씬 더 지난 일이다. 나는 증권관계 기관에서 근무를 했다. 내가 근무하는 직장의 임직원들은 법적으로 주식투자를 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 내부 정보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던 어느 날 가난한 친척이 주식 매매를 부탁했다. 난 그 부탁을 들어주었다. 그 친척이 가난하게 살고 있었기 때문인 탓도 있었고 아주 작은 금액인 탓도 있었다. 상당한 이익이 생겼다. 친척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 것 같아 마음이 흐뭇했다. 하지만 그게 탈이었다. 단시일 내에 많은 이득이 나는 것을 보니 솔깃한 마음이 생겼다. 그리하여 내 이름으로 주식 매매를 하게 되었다.

 

    어려서 내 별명은 은행이었다. 내 어머니가 붙여준 별명이다. 호주머니에 돈이 떨어질 때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용돈을 줘도 쓰지 않고 늘 그대로 보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런 면이 있지만 어려서의 습관 때문인지 직장에 다닐 때에도 돈에 별 관심이 없었다. 오죽했으면 당시 하루 밤 자고나면 아파트 값이 1천만 원 혹은 2천만 원씩 오를 때였음에도 불구하고 아파트를 한 번도 매매하지 않았을까. 그 흔한 아파트 분양권을 얻을 수 있는 재형저축 하나 들지 않았을까. 그런데 돈을 보자 눈이 멀어 법을 어기고 주식 매매를 한 것이다. 물질이나 권세는 가지면 가질수록 더 갖고 싶은 요물임에 틀림없다.

 

    더 웃기는 것은 당시 교회에 다닌 지 5년 정도 되었을 것인데 성경 읽기는 창세기 1장을 넘어가 본 적이 없었고 기도도 해본 적이 없었다. 그저 간간히 교회만 나갔을 뿐 아니, 나가줬을 뿐 변한 것은 아무 것도 없는 전형적인 직장인이었다. 아마 직장 동료 중 대부분이 내가 교회를 다닌다는 것도 몰랐을 것이다. 그러던 내가 처음으로 하나님께 기도를 했다. 기도의 내용은 다름 아닌 투자해놓은 주식의 가격이 올라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것이었다. 만약 주식으로 돈을 많이 벌면 십일조도 하겠다고 약속도 했다. 기도 덕인지 아니면 당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급등하는 추세여서인지 아니면 증권 관계자여서인지 상당한 돈을 벌었다. 그럼에도 난 한 푼도 십일조를 하지 않았다. 후에 어떤 고난에 처하여 그 이상의 돈이 나가버렸지만.

 

   목사가 된 지금의 삶도 여전히 요셉과 나봇의 삶의 방식과는 크게 다름을 느낀다. 요셉과 나봇, 그들의 입장이 되어 성경을 찬찬히 살펴보니 그들이 얼마나 하나님 말씀 중심의 삶을 살았는지 그리고 숭고했는지를 새삼 깨닫는다. 여주인과 왕의 말을 거역한 그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두려웠을까. 무서웠을까. 아니면 처음부터 죽기를 각오하고 담대했을까. 아니면 조금은 흔들렸지만 그럼에도 이겨낸 것일까.

 

    지금은 요셉과 나봇의 시대와는 달리 하나님의 계시가 완성된 시대이므로 하나님의 말씀을 알기로는 어찌 요셉이나 나봇과 비교할 수 있을까마는 실제로 지키는 것은 그들의 반에 반 아니, 그 반에 반도 안 될 것이 분명하다. 그들을 조금이라도 더 닮아보겠노라며 마음을 다잡아 본다.출처/창골산 봉서방 카페 (출처 및 필자 삭제시 복제금지) 

 

 

 필      자

송남용목사

(창골산 칼럼니스트)

 wdjlc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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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골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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