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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드니에서 온 이백 일곱 번째 편지
초대형 허리케인 '아이린'이 지난 달 28일 미국 동부지역을 강타했습니다. 이 허리케인 때문에 동북부 지역 주민 230만명에게 강제대피령이 내려졌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단일 허리케인으로 내려진 주민대피령 가운데 가장 큰 규모라고 전했습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6개 주에 연방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뉴욕에 지하철이 생긴 이래 사상 처음으로 올 스톱 되었습니다. 과학자들은 앞으로 초대형 허리케인이 더 많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과학자들은 20세기에 비해 21세기엔 초대형 허리케인이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이러한 원인에 지구 온난화가 한 몫 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최근 세계 환경기구들이 내놓은 환경실태를 보면 걱정을 넘어 재앙으로 현실적으로 다가오고 있음을 봅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지구가 더워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온실가스의 증가로 인한 지구온난화현상입니다. 지구의 계절이 따뜻한 겨울, 더운 여름이 아니라 뜨거운 재앙으로 인류에게 되돌아오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처럼 화석연료 사용이 계속되어 지구가 더 뜨거워지면 앞으로 30년 안에 양서류를 중심으로 지구 생물종의 20-30%가 멸종된다고 합니다. 가장 큰 피해는 인간이 보게 되는데, 태풍, 홍수와 가뭄 등 자연재해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그에 따른 질병과 상해는 물론, 식량과 물 부족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오존 농도의 증가로 심장과 호흡기 질환이 늘고, 전염병 발생지역이 변화하면서 인간의 건강을 크게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에 우리 인류는 환경에 대한 문제인식을 바로 해야 합니다. 특히 그리스도인들은 무엇보다 앞장서서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피조물을 잘 사용하고 관리해야 할 중대한 책임의식을 갖고 살아야합니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시고, 우리에게 명하시기를 ‘잘 다스리라, 보살피고 돌보라’고 청지기의 책임을 맡기셨습니다. 그런데 세상 사람들은 오로지 자기욕심만을 채우기 위해 산을 깎아 집을 짓고, 개발이라는 명목아래 온갖 자연환경을 파헤치고 있습니다. 우리 역시 그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개발과 성장이라는 축 앞에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그 거대한 물줄기를 환경보호라는 이유를 내세워 전반적으로 보존하고 잘 사용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세상의 종말을 향해 치닫고 있는 현 세상을 보면서 남들과 다른 생활 스타일을 가꾸어 나가야 합니다. 이것은 환경문제이기도 하지만 신앙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세상을 한쪽 눈으로만 봐서는 안 됩니다, 육신적인 눈도 필요하지만 영적 분별력을 가지고 살아야 합니다.
이 땅에서 잘 먹고, 잘 살고, 오래살기 위해서 아무거나 먹고, 환경을 파괴하면서 무조건 산을 파헤치고, 강이나 하천을 오염시키고, 바다를 메꾸고 하는 일이 과연 인류에게 유익한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우리는 산업화, 공업화, 도시화로 점점 자원고갈과 함께 화석연료의 과다사용으로 인한 탄산가스 방출로 지구온난화는 마침내 지구 생태계를 위기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가뭄과 식량부족으로 하루에 4만 명이 굶어 죽어 가고 있고, 100여 가지 동식물이 멸종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배후에는 하나님이 세상의 창조자요 주인임을 모르고 사는 불신앙이 자리 잡고 있고 또 무엇보다 더 이 땅에서 잘살려고 하는 인간의 탐욕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깨어나야 합니다. 지혜롭고 진실한 청지기로 되돌아가야 합니다. 나 하나쯤 무슨 효과가 있겠냐 하겠지만 그래도 그리스도인인 우리들부터 더워진 지구를 식히는데 동참해야합니다.
창세기 1장 26절에서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하나님이 가라사대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 그로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육축과 온 땅과 땅에 기는 모든 것을 다스리게 하자 하시고” 하나님은 인간이 자연의 세계를 다스리도록 하기 위하여 인간을 그의 형상대로 창조하셨습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인간을 '자연을 다스리는 자'로 세우셨다는 말입니다. 여기서 ‘다스리다’라는 히브리어 ‘radah’는 구약성경에 있어서 부정적인 뜻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욥기4:13에서 이 단어는 포도주 압착기를 누르는 뜻으로 사용되며 구약성경의 다른 곳에서는 적을 쳐부순다, 적을 제어한다(느9:28), 강제노동을 통하여 노예를 억압한다는 뜻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인간이 자연세계를 다스리는 자로 창조되었음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다스리다’라는 말의 본래적 의미는 억압하고 파괴하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다스림을 받는 자의 행복을 위하여 ‘돌본다’는 것을 뜻합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계에서 인간이 만물을 다스리는 자로 세움을 받았음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물은 인간의 소유물이 아닙니다. 인간은 땅과 그 위에 모든 것을 다스려야 할 사명을 분명히 부여받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땅과 그 위에 있는 모든 것이 인간의 것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인간은 이 모든 것을 자신의 뜻과 목적에 따라 착취할 수 없습니다.
이들을 착취하고 파괴하는 것은 하나님의 소유권에 대한 침해입니다. 인간은 세계를 자기 마음대로 처리하고 파괴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소유자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자연을 우리들에게 관리하도록 맡기신 청지기에 불과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맡기신 청지기로서 인간은 자연세계의 질서를 세우고 이 세계를 돌보며 보호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그가 지은 자연의 세계가 착취되고 파괴되기를 원하지 않으십니다. 하나님은 이 세계가 아름답게 가꾸어지기를 원하십니다. 따라서 ‘다스리다’라는 말은 ‘장려하다’, ‘돌보다’, ‘가꾸다’, ‘보호하다’라는 뜻을 가진 청지기의 의미이며 또 다른 섬김의 의미입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모든 피조물을 돌보고 보호하는 것은 현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주신 청지기 사명입니다. 모든 창조물이 평화롭게 조화를 이루며 살아 갈 수 있도록 하나님께 받은 청지기의 사명에 오늘도 우리는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인 그리스도인들이 매일의 삶 속에서 예수의 겸손의 정신과 검소한 생활양식을 구현해 나갈 때 우리는 청지기의 사명에 좀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사는 숲과 들, 꽃과 나무, 산과 바다, 공기, 자연 등은 하나님이 온 인류에게 주신 선물입니다. 따라서 잘 사용해야 하고, 잘 보존해야 할 청지기의 사명이 우리 기독교인들에게 있음을 다시 한 번 분명히 자각해야 합니다. 출처/창골산 봉서방 카페 (출처 및 필자 삭제시 복제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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