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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드니에서 온 이백스물 다섯 번째 편지
어느 성도님이 낚시를 갔다 왔는데 생선을 많이 잡았다고 하시면서 크고 싱싱한 생선을 갖다 주신 적이 있습니다. 그 생선으로 회를 쳐서 먹고 나머지는 매운탕을 해서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습니다. 생선을 잡아 갔다 주신 그 분은 자신은 매주 주말 밤마다 바다로 가서 밤새도록 낚시를 하고 돌아 와 한 숨을 자고 교회를 온다고 했습니다. 나는 그 분에게 밤새도록 낚시를 하면 피곤하지 않냐고 했더니 도리어 더 힘이 난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분은 생선 잡는 재미가 얼마나 좋은지 그 맛은 낚시 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라고 말했고 그 맛 때문에 매 주마다 가게 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분은 나에게 “목사님은 낚시를 안 가십니까?”하고 물었습니다. 그 질문에 나는 “내 기억으로는 낚시를 두 번 간 기억이 있는데 한 번은 한국에서, 한 번은 호주에서 입니다. 그리고 나는 그 기억에서 낚시에 대한 좋은 흥미를 갖지 못하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한 번은 중학교 2학년 때인가 입니다. 그때 자연시간에 개구리를 해부한다고 개구리를 잡아 오라고 했습니다. 그때 나는 가장 친한 친구 2명과 함께 개구리를 잡으러 시골로 갔습니다. 그때 한 친구가 개구리 잡으러 가면서 낚시도 가서 하고 오자고 했습니다. 나와 다른 친구는 집에 낚시대가 없다고 하자 한 친구가 자기 아버지가 낚시를 굉장히 좋아하셔서 집에 낚시대가 3개 있으니 그것을 가지고 가자고 했습니다. 그래서 낚싯대는 그 친구가 가지고 오고 나는 잡은 생선으로 매운탕을 해 먹기로 하고 버너와 라면과 김치를 준비해 갔습니다.
친구들과 나는 이른 아침에 만나 저수지로 낚시를 갔습니다. 그런데 그 날 하루 종일 우리는 한 마리의 물고기도 잡지를 못했습니다. 하루 종일 허탕을 친 우리는 가지고 간 라면으로 겨우 끼니를 때우고 집으로 돌아 오는 중에 논두렁에 들어가서 개구리를 잡기 시작했습니다. 낚싯대와 버너를 길가에 두고 논두렁에 들어가 한 시간 가량 열심히 개구리 사냥을 하고 나왔는데 길가에 둔 낚싯대와 버너가 없어져 버렸습니다.
내가 가지고 간 버너는 잃어 버려도 큰 문제는 없었지만 친구가 가지고 간 낚싯대는 친구 아버지가 애지중지 여기는 고가의 낚싯대였습니다. 그 날 낚싯대를 잃어 버린 친구는 아버지에게 호되게 야단을 맞고 그 뒤로 우리는 그 친구 집에 놀러 가지도 못했습니다. 그때 처음 간 낚시에서 물고기는커녕 그 비싼 낚싯대까지 다 잃어 버리고 나서 낚시에 대한 이미지가 나에게는 아주 좋지 않게 박혀 있었습니다. 그 뒤로 나는 한국에서 낚싯대를 만져 본적도 없습니다.
호주에 온지 얼마 안돼 주일학교 교사들이 단합대회를 하자고 제안해 왔습니다, 그리고 낚시꾼인 교사가 지금 갈치가 많이 잡히니 단합대회로 낚시를 가지고 제안을 했습니다. 나는 그 제안을 받아들이고 교사의 식구들까지 해서 약 20여명이 낚시를 갔습니다.
낚시를 가자고 한 곳은 갈치가 많이 잡힌다고 소문이 난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젊은 교사는 가기 전에 낚시에 대해 강의도 하며 열변을 토했습니다. 달빛에 반사되는 갈치에서 뿜어 나오는 은빛 빛깔의 바다는 말로 형용할 수 없고 또한 낚시 대에 물린 갈치를 낚아 올리는 묵직한 손맛은 갈치 낚시를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고 했습니다. 자신이 최소한 30마리는 잡을 수 있다고 큰 소리쳤습니다.
사실 태어나 처음 바다 낚시를 가보는 나로서는 흥분과 기대로 가득했고 나도 낚시꾼들이 말하는 물고기가 낚시 대에 걸리는 그 짜릿한 손 맛을 꼭 보아야겠다고 내심 작심을 하고 갔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낚시대도 고가에 달하는 좋은 제품으로 구매하고 나름대로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습니다.
낚시를 가는 당일 날 많은 사람들이 낚시를 하고 있을 것이라는 우리의 기대와는 달리 그 곳에는 단 한 사람의 낚시꾼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우리 일행들은 먼저 자리를 잡고 예배를 드리고 부장 집사님은 많은 물고기를 잡을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까지 하셨습니다. 함께 간 사람들이 밤을 지새우며 열심히 해 보았지만 갈치는커녕 생선다운 생선 한 마리도 구경해 보지 못했습니다. 30마리는 혼자 책임지겠다고 큰 소리쳤던 교사는 땀을 뻘뻘 흘리며 이리 저리로 옮겨 다니며 낚싯대를 던졌습니다. 그러나 그 교사의 낚싯대에 걸린 것은 손바닥만한 작은 생선 한 마리뿐이었습니다.
우리가 갈치 낚시에 실패한 이유는 물고기가 다니는 물 때가 있는데 그 때를 맞추지 못했기 때문인가 보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습니다. 그리고 나름 낚시에 일가견이 있다고 하는 기가 팍 죽은 교사에게 우리가 날짜를 잘못 잡았다고 그렇게 위로해 주었습니다. 아마 그때 내가 갈치 몇 마리를 잡으면서 낚시의 맛을 보았다면 아마 낚시를 자주 갔었겠지만 아무튼 그 이후로는 낚시에 별 관심도 갖지 않았습니다.
주님께서 갈릴리 해변을 다니시다가 바다에 그물을 던지는 어부 베드로와 안드레를 보셨습니다. 그리고 베드로와 안드레에게 “내가 너희로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따르면서 사람을 낚는 법을 배웠고 그리고 그들은 사람을 낚는 맛에 푹 빠져 영광스러운 순교의 자리에까지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지금 주님께서 생활 전선에서 열심히 뛰고 있는 우리들을 보시면서 “내가 너희로 사람을 낚는 직장인이, 사업가가, 주부가, 학생이 되게 하리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들은 내가 있는 이 생활 현장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알지 못하는 이들을 낚아 천국으로 끌어올려야 합니다.
물고기를 잡는 짜릿한 손 맛을 본 사람들은 오늘도 낚시에 푹 빠져 있지만 한 번도 그 맛을 본적이 없는 사람들은 낚시에 관심도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한 번도 전도의 그 짜릿한 맛을 본적이 없는 그리스도인들은 전도할 줄을 모르지만 한 번 사람을 낚는 그 짜릿한 맛을 본 그리스도인들은 지금도 황금 어장인 세상에 나가 열심히 사람을 낚아 올리고 있습니다.
사람을 낚는 그 짜릿한 맛을 맛보지 않으시렵니까? 당신이 그 맛을 한 번 보기만 한다면 당신은 그 맛에 푹 젖어 살게 될 것입니다.“말씀하시되 나를 따라 오라 내가 너희를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 하시니”(마4:19)출처/창골산 봉서방 카페 (출처 및 필자 삭제시 복제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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