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모던 시대의 제자도
'사스퍼거'란 말이 있습니다. 사스퍼거란 원래는 다른 사람에 대해서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일종의 장애를 의미하는 '아스퍼거 신드롬' 이라는 말에서 만들어진 용어입니다. 사회적 아스퍼거(Social Asperger)를 줄인 말로, 자신에게는 한없이 관대하고 남들에게는 무자비해서 남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없는 경우를 말합니다. 이러한 사스퍼거를 쉽게 만날 수있는 곳이 인터넷 세상이며, 온갖 사스퍼거들이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표현의 자유라는 미명하에 이러한 사스퍼거적인 이기주의가 바이러스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인터넷에 들어가면 왠지 우울해집니다. 인터넷에 올라온 각종 기사마다 익명성 뒤에 숨어 비난과 조롱으로 가득 찬 악플들로 난무합니다. 특히 기독교에 대해서는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악담과 저주로 채워져 있습니다. 조회 수보다 악플 수가 더 많다고 할 정도로 조직적인 악플도 성행하고 있습니다.
어두운 밤 빛을 발하는 십자가의 네온사인을 여기저기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고 해도, 기독교는 우리나라의 국교가 아니며, 아직도 기독교는 소수에 불과합니다. 어쩌면 지금이 기독교에 대해서 적대적인 표현이 난무하고 공공연하게 핍박이 이루어지던 초대 교회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초대 교회의 성도들을 향하여 오해하며 핍박의 칼날을 휘둘렀던 당시와 같이, 오늘날 세상은 교회를 향하여 온갖 음해와 비난을 주저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오늘의 교회 역시 초대 교회가 지녔던 복음의 순수성과 야성의 회복이 필요합니다.
오늘 한국에서는 'anti-Christian(반기독교적인)'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들은 불신자라 하더라도 기독교의 향수에 젖어있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이런 적대적인 반응에는 그리스도인답게 제대로 살지 못한 교회의 책임이 먼저 큽니다. 교회 자체가 복음의 순수성을 회복하여 삶으로 보여주지 못한 책임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포스트모던 시대는 절대 진리를 믿지 않으며, 상대적인 진리만이 있을 뿐입니다. 그들이 볼 때에는 기독교도 많은 종교 가운데 하나이니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한국 사회에는 유교와 불교, 샤머니즘이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무속신앙을 되살리고 있는 것이다.
포스트모던 시대의 교회는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같이 순결해야 합니다. 복음 전도를 우리의 사명으로 알되 복음 전도를 십자군 전쟁처럼 정복주의로 밀고 나가서는 안 됩니다. 맨발의 전도자가 되어 지하철에서 복음을 전하는 열정도 귀하지만, 사람들에게 매력 있는 교회로 다가가는 지혜가 지금 이 시대에 절실히 필요합니다. 한 순간의 열정을 불태우는 선교도 귀하지만, 장기적인 전략을 가지고 선교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악플에 선플로 대항하는 조직력도 필요합니다. 기죽지 말아야 합니다. 뱀같이 지혜롭되 세상을 향해 복음을 드러내는 영적 야성도 놓치지 않는 제자도가 이 시대에 절실히 필요합니다. /자료ⓒ창골산 봉서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