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골산 칼럼 제1897호 / 눈물젖은 삼겹살

작성시간12.08.31|조회수6 목록 댓글 0

창골산 칼럼 제1897호 / 눈물젖은 삼겹살

                  

 

  제189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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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물젖은 삼겹살

 

 

 

 

 


참으로 힘겹게 얻은 직장이었습니다.

무일푼으로 무작정 내려온 부산에서 직장 구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석 달이 지나는 동안에도 안정된 직장을 구하지 못하자 아내가 나섰습니다.

이곳 저곳 식당, 횟집으로 하루하루 파출부로 일을 하며 애쓰던 아내가 힘에

겨운 나머지 쓰러지자 급하게 사정 해가며 어렵게 얻은 직장이었습니다.


사업할 때 직원들 도와가며 보아왔던 스크린 인쇄기술로 그나마 인쇄기사로

일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정상적인 급료를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아내가 파출부 나가지 않아도 되었고

 출근하고 퇴근하는 나를 안쓰럽고 반갑게 맞이하는 아내를 보며 나름대로 행복했습니다.

드디어 첫 월급날입니다.

 

“여보, 오늘 한턱 쏜다. 퇴근시간 맞추어서 회사 앞으로 나와.”


기껏해야 삼겹살 정도겠지만 아내는 무척 기뻐하는 눈치입니다.

그날은 시간이 무척 더디게 갑니다. 퇴근시간이 다 되어갈 무렵, 회사밖에

아내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런데 외근 나가셨던 사장님이 돌아오시지 않습니다.

조금 늦으시는가보다 했는데 10분, 20분 기다려도 사장님은 오질 않고,

밖에서 기다리는 아내가 걱정되어 안절부절 했습니다.

 

30분쯤 지났을까 그제서야 돌아오신 사장님은 “아니 박기사님, 아직 퇴근 안하셨어요?”

하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까.

분명히 입사할 때 월급날이 따로 없고 입사한 날로부터 한달 후에 월급을 준다고 들었는데...


“저....... 사장님. 오늘이 월급 날 인데요.” 우물쭈물 겨우 말했습니다.

“오늘이 한 달째 입니까? 제가 깜박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내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밖을 나서는데 오돌오돌 떨고 있던 아내가 웃으며 팔장을 낍니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다시 들어가 사장님께 돈을 빌렸습니다. 찾아온 돈이 없어서 2만원 밖에 없다하여

그거라도 빌렸습니다.


 

“오늘 월급이 안되는가 보지?”

“응, 깜박했데. 내일 주겠지 뭐.”

“큰일났네. 돈이 한 푼도 없는데... 내일 자기 차비도 없는데....”

“그래서 2만원 빌려왔어”


 

묵묵히 걸었습니다.

월급 70만원 짜리 인생이 서글프기도 하고 아내에게 저녁 한 끼 제대로 사주지 못하는

내 자신이 너무 미워 화가 났습니다.

그때, 앞에 간판이 보였습니다.

 

「삽겹살 1인분 1,500원」

얼른 계산해 보았습니다.

3인분 기본이니 4,500원 밥 두 공기 2,000원 집에 갈 차비 2,000원,

합이 10,000원도 안되었습니다.

 

“여보, 저녁 먹자.”

“아니 돈도 없으면서 내일 어떻게 할려고...”

걱정하는 아내를 떠밀다시피 들어갔습니다.


지글지글 삼겹살이 구워졌습니다. 얇게 썰은 요놈의 삼겹살이 구워지니 양이

너무너무 적었습니다.

먼저 한점 먹어본 아내가 “자기야 너무너무 맛있다. 얼른 먹어.”

내 앞으로 고기를 들이댑니다.

 

그날 나는 세상에서 가장 먹기 아까운 삼겹살을 먹었습니다.


차마 아내 앞에서 자꾸만 흐르는 눈물을 삼키느라 목안에

눈물 젖은 삼겹살을 삼켰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아내는 두 번 화장실을 다녀왔습니다.

한번은 돈 계산 하느라 또 한번은 우느라고........


10여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 보면 그래도 행복했습니다.

어렵고 힘든 시기가 올 때 마다 그때를 생각합니다.

지금은 그래도 삼겹살 정도는 아무 때나 배부르게 먹을 수 있으니까요.


 

때때로 주님은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기쁨과 감사가 무엇인지 알게 하시려고

어려움을 주시는 것 같습니다.

단지, 우리가 너무 우둔하여 한참 지난 후에 그 사실을 깨달을 뿐이지만....
출처/창골산 봉서방 카페 (출처 및 필자 삭제시 복제금지) 

 

 

 필      자

하얀독수리

부산 연제구 연산9동

양문교회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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