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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온갖 부귀영화를 넘치도록 누렸던 솔로몬 왕은 전도서의 첫 시작을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라고 시작합니다. 사람이 해 아래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가 자기에게 무엇이 유익하냐며 인생을 다 살아본 전도자가 탄식하며 말하고 있습니다. 솔로몬은 우리가 알고 있듯이 다윗 왕의 아들로서 큰 나라를 물려받았고 또 다윗 왕이 그리도 사모했던 성전도 멋있게 지어서 봉헌한 왕 이였습니다.
참으로 금도 은도 많이 쌓아놓고 살았던 사람이었지요. 그런 그가 전도서 3장 1절부터 “천하에 범사가 기한이 있고 모든 목적이 이룰 때가 있나니” 하며 모든 일에 때가 있음을 여러 가지로 말하고 있습니다. 연이어 전도서 3장 2절부터는 “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으며 심을 때가 있고 심은 것을 뽑을 때가 있으며 죽일 때가 있고 치료시킬 때가 있으며 헐 때가 있고 세울 때가 있으며 울 때가 있고 웃을 때가 있으며....... ” 등등 천하에 모든 것이 시기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몇 달 전, 한국에서 부모님이 오신 집사님 댁에 심방을 간 적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딸이 한국을 떠나 태평양을 건너 먼 곳에 사는 것이 늘 마음이 쓰여 하루가 멀다 하고 자주 전화를 하셨던 친정 어머님이셨습니다. 나이가 80줄을 바라보는 두 노부부가 건강도 별로 좋지 않은 데 비행기를 타고 먼 미국까지 사랑하는 딸을 보러 온 것은 혹시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이 딸이 너무 슬퍼할 것 같아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용기를 내어 오셨다고 하셨지요. 부모님은 큰 수술을 여러 차례 해서 건강이 썩 좋지는 않으셨지만 좀 더 늦어지기 전에 그리고 이 정도 걸어 다닐 수 있을 때에 다녀오자고 두 내외분이 결정을 하고 뉴욕 땅을 밟으셨습니다.
우리가 심방을 갔을 때 권사님이신 어머니는 따님이 약골이라 늘 신경이 써진다면서 딸 가정을 위해 정말 기도를 많이 하신다고 말씀 하셨습니다. 우리가 보기에는 튼튼하고 건강해 보이는 집사님이 친정어머님에게는 어릴 때 잔병치례를 많이 한 까닭에 늘 연약한 딸로 기억되어 있는 듯 했지요.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중에 교회에서 열심히 봉사하는 딸의 모습에 어머니 권사님은 매우 만족스러워 하시면서 따님이신 집사님이 당신의 딸이기도 하지만 정말 친구 같이 지낸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두 모녀가 오랜만에 부엌에서 점심을 함께 준비하는 모습이 얼마나 정겹게 느껴졌는지 모릅니다. 집사님은 어머니가 살림을 너무 잘 하셨다고 하시며 미식가이신 아버지 덕분에 어렸을 때 맛있는 것을 많이 먹을 수 있었다고 어머니를 높이 치켜세우셨습니다. 그런데 관절 수술을 두 번이나 받은 후로는 잘 움직일 수가 없다며 권사님은 이젠 아무것도 못한다고 아쉬움을 표현하셨지요. 몸도 날씬하시고 행동과 몸짓이 빨라 보이시는 권사님의 겉모습은 아픈 사람 같지 않게 건강미가 있어 보여 전혀 편찮으신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고 제가 말하자 집사님은 부모님이 전에는 매일 3시간 이상씩 등산을 하셔서 건강하셨는데 연골이 다 닳아서 수술을 두 번이나 받았다고 말씀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럼 너무 많이 등산을 다니셔서 연골이 다 닳은 것이냐는 제 질문에 집사님과 어머니 권사님, 그리고 아버님이 모두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이셨습니다. 권사님은 당신께서 자기 육신을 위해 매일 등산을 다니며 시간을 썼지만 남는 게 없다며 당신이 자신을 위해 시간을 쓴 만큼 교회 가서 봉사를 했으면 얼마나 좋았겠냐며 한숨을 내쉬셨습니다. 따님 되는 집사님은 “사모님, 우리 엄마가 당신은 살림을 너무 잘 하셨지만 나한테는 살림을 너무 잘 할 필요가 없다며 교회 가서 봉사나 잘 하라고 말씀하세요. 청소도 그냥 적당히 하라고 하시죠.” 라며 웃으면서 말씀하셨습니다.
어머니 권사님의 생각은 건강을 위해 열심히 등산을 가고 산행을 매일 다녔지만 돌아오는 것은 등산을 너무 해서 연골이 다 닳아버림으로 수술과 고통밖에 남는 것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차라리 그 시간에 하나님을 위해 교회에 나가 봉사를 했더라면 연골이나 덜 닳았을 터인데, 자기를 위해 너무 써서 고장 난 육체덕분에 더 이상 봉사도 못하니 하나님께 너무 부끄럽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모든 것이 다 때가 있는데 그 시기를 놓치면 하고 싶어도 못한다는 말씀이셨지요. 권사님 자신의 후회스런 경험이 따님에게는 좋은 조언이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모든 것이 언제나 다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모든 일이 다 때가 있는 법입니다. 시기를 놓친 후에는 후회해도 다시 되돌릴 수 없는 것입니다. .봉사도 젊을 때, 힘이 있을 때 힘차게 더 잘 할 수 있는 법이지요. 시기를 놓치면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때가 오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 드린 시간과 재물, 그리고 노력과 헌신은 후에 놀라운 하나님의 곱셈의 방법으로 우리에게 다시 돌아옴을 봅니다. 아무튼 솔로몬의 명언처럼 천하에 범사가 기한이 있고 목적이 이룰 때가 있음을 다시금 마음에 새기면서 우리 모두 시기를 놓치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출처/창골산 봉서방 카페 (출처 및 필자 삭제시 복제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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