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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날 아침, 그놈들, 성경책 케이스 까지 가방에 넣어 가지고 와서 펴 놓고 있는 모습에 웃음이 피어 올랐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둘째 형님이 생각납니다.
네 명의 형님 중, 가장 와일드하고 술 잘 마시고 싸움 잘하고, 월남 참전 용사로 팔을 다쳐 귀국 하신후 더욱 술 많이 먹고 포악 하셨던 형님 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막내에게는 자상하고 용돈도 많이주고 잘해 주셨는데, 교회 다니는 것에 대해선 누구보다 싫어 하셨습니다.
"울고 짜고 하는 교회 다니지 말고 내 주먹을 믿어라.." 이뻐하던 막내여서 이정도이지만 교회에 관하여 상당히 반감을 가지신 분 이었습니다. 다른 형제 들은 전도의 희망이 보여서 열심히 권하고 기도했지만, 그 형님은 도무지 가망 없어 보여서 전도조차 하지 못했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우리에게 진짜 예수쟁이라고 인정 하시던 형님, 하나님은 어머님의 장례를 통해 그 형님을 부르셨고 어느날 교회 다닌다고 제게 연락을 해 오셨습니다.
이미 많이 상해진 간 기능으로 인해 고통 당하시면서도 끊지 못하는 술 때문에 힘들어 하시는 형님은 그래도 교회 갔더니 마음이 편하다 했습니다. 헌금하는 사람을 도무지 이해 못하는 형님이 그 날 두 시간여 예배드리는 시간에 담배와 술 생각이 안 난다 하여 나름대로의 계산법으로 이 만원헌금 했다며 순진하게 웃으십니다. 너무 고맙고 감사해 예쁜 성경책을 선물로 보내 드렸는데... 전화가 왔습니다. "어이.. 장로님.. 성경책 글씨가 작아서 안보여 남줬는데 큰 걸로 하나 다시 부탁 허이..허허허"
기독 서점에서 가장 큰 글씨의 성경책을 다시 싸보내고... 다음주 월요일 새벽 기도회 마치고 돌아오는데, 형님의 소천 소식을 받았고 급히 강원도 태백으로 갔습니다. "삼촌이 보내준 그 성경책을 보고너무좋아 하시며 가슴에 끓어안으셨어요 . 그리고 다음날 저녁에 쓰러지신후..."
형수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빈소옆에 덩그렇게 놓여진 큰 성경책을 보았습니다. 우리 형님에게 보내준 가장 소중한 마지막 선물을...출처/창골산 봉서방 카페 (출처 및 필자 삭제시 복제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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