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골산 칼럼 제1963호 / 허리케인 가운데 피어난 사랑

작성시간12.11.11|조회수7 목록 댓글 0

창골산 칼럼 제1963호 / 허리케인 가운데 피어난 사랑

 

  제196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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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리케인 가운데 피어난 사랑

 

 

 

 

 

    뉴욕에 온지 30년이 넘었는데 이번 샌디 허리케인처럼 무서웠던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작년에 왔던 허리케인 아이린은 예상보다는 약화되어 뉴욕을 지나가는 바람에 타격을 입히긴 했어도 이번만큼은 아니었습니다. 지난 해, 뉴욕시의 자연재해를 대처하는 준비성도 훌륭했지만 정전의 범위가 올해처럼 크고 넓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허리케인 후에 개스 파동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허리케인은 정말 위력이 대단했습니다. 교인들 가게가 있는 동서로 길게 늘어진 롱비치는 남쪽과 북쪽의 물이 양쪽에서 그대로 육지로 밀려 들어와 가게마다 지하실에 물이 꽉 차고 지상에는 일 미터까지 수면이 올라와서 물에 잠긴 모든 것들은 정말 아수라장이 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큰 아름드리만한 굵고 오래된 나무들이 뿌리 채 뽑혀 버리기도 하고 전봇대들이 그대로 꺾기고 무너지고 큰 나무들이 집과 자동차위에 덮쳐서 그야말로 허리케인이 지나간 흔적은 환란과 혼란 그 자체였습니다. 저에게도 허리케인이 지나가던 월요일 밤은 정말 무서웠습니다.

 

     누워서 잠을 자는 시간에 창밖으로 무섭게 몰아치는 바람소리와 온갖 나무들이 흔들거리며 빚어내는 자연의 울음소리, 그리고 흔들거리는 집, 가끔씩 울려 퍼지는 싸이렌 소리는 이불을 꼭 부여잡고 속에서 기도가 절로 흘러나오지 않을 수가 없었지요. 이러다가 집이 한 순간에 날아가 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염려까지 생기면서 자연재해로 말미암아 사람이 죽는 것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부터 저희 집에 전화가 끊임없이 걸려오고 또 우리 내외도 교인들에게 안부를 묻느라 전화통이 불이 났습니다. 정전 중에도 전화가 된다는 것이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유난히 나무가 많은 저희 집을 걱정해서 안부를 묻는 장로님부터 시작하여 하루 종일 전화로 각 가정의 안부와 피해상황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 더욱 감사한 것은 교인들이 서로 얼마나 도와주고 챙겨주는 지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모습에 참으로 감동이 되었습니다.

 

   정전이 되어 전기가 없는 가정은 전기가 들어오는 집에 가서 샤워도 하고 밥도 먹고 히팅이 안 들어오는 가정은 히팅이 들어오는 따뜻한 집으로 피난을 가면서 서로 돌보며 어려운 때를 함께 지나가는 교인들을 보며 정말 감사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돌보는 관심과 사랑은 정말 어려울 때 잘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전기가 없어서 수요예배를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하는 저에게 목사님은 전기가 없다고 교회가 예배를 없애겠냐며 이럴 때 일수록 모여서 서로를 위해 기도해 주어야 한다고 촛불과 플래쉬 라이트를 가져와서 예배드리도록 명령을 내리셨습니다.

 

    칠흑같이 새까만 교회에 몇 명이나 올까 염려하며 교회에 도착해 보니 벌써 많이들 오셔서 손전등으로 자동차 파킹부터 안내를 하고 있었고 예배실에는 촛불이 안전하게 준비가 되어 수요예배를 아늑한 분위기 가운데서 잘 드릴 수 있었습니다. 우리들은 때에 맞는 하나님 말씀으로 위로와 용기를 얻으며 그날 밤 중보기도를 뜨겁게 하나님께 올려드렸습니다. 예배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정말 모이길 잘했다 싶었지요. 교인들이 하나님 은혜가운데 힘을 얻고 기쁨과 평안 속에서 돌아가는 모습이 저희 부부에게도 큰 힘이 되었고 목자로서의 보람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이제나 저제나 하며 언제 전기가 들어오나 염려하던 그 전기가 토요일까지도 안 들어와서 주일예배를 또 어떻게 드려야 할까 걱정하던 차에 집사님 한분이 오셔서 교회에 발전기를 연결시켜 마이크를 쓸 수 있도록 만드셨습니다. 그리고 발전기에 필요한 개솔린 연료를 젊은 집사님들이 구해 오셨습니다. 자동차에 개스를 주유하려면 두 세 시간씩 기다리는 것이 보통인데 하여간 모두들 능력 있게 구비를 시켜 놓으셨습니다. 정말 귀한 주님의 일군들 이십니다.

 

   주일 예배도 중고등부와 영어 예배 회중이 함께 하여 온 예배실이 꽉 찬 가운데 조금은 컴컴하지만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과 일부 발전기에 연결된 전등으로 함께 훼밀리 써비스를 드렸습니다. 간혹 교회가 전기가 없는데 어떻게 예배를 드리나 궁금해서 온 교인들도 있는 것 같았습니다. 웬만하면 이런 비상시국에 집에 있을법한 사람들도 주일예배에 참석했으니까요.

 

   아직도 전기가 없는 가정들이 많습니다. 재산피해를 당한 가정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허리케인 샌디가 보이는 세상은 완전히 뒤집어 놓을 수 있었지만 하나님을 믿는 그리스도인들의 마음은 하나님으로부터 멀리 떼어 놓을 수 없었습니다. 아니, 오히려 더욱 더 가까이 다가가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로마서 8장 35절 이하 말씀이 생각납니다.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 환난이나 곤고나 핍박이나 기근이나 적신이나 위험이나 칼이랴...... (중략) 그러나 이 모든 일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 말미암아 우리가 넉넉히 이기느니라. 내가 확신하노니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현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능력이나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아무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출처/창골산 봉서방 카페 (출처 및 필자 삭제시 복제금지) 

 

 

 필      자

조유경사모

뉴욕 예일장로교회

(창골산 칼럼니스트)

jongjoy05@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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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골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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