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육일.
새벽부터 늦은 오후까지, 아니 저녁까지 온 공동체가 매실과 놀았다.
새벽 여섯시 출발.
작년엔 없었는데 흑염소 수십마리가 산등성이를 누비고 다니고 있다. 흑염소들이 매실잎을 잘 먹는다더니...
올핸 어디나 매실 작황이 좋지 않다곤했지만 달린 매실의 크기가 실하다. 땅속 영양분을 적은 수가 흡수한 덕분이리라.
나무 높이 달린 매실.
투명한 햇살.
쨍쨍 눈부신 태양이 눈에 부딪히는 노고를 감래하며.
알맹이가 굵고 좋아서 한 고무다라이는 매실지 목적으로, 나머진 매실액으로 그리고 추레한 건 닭 간식으로.
생매실로 매실지를 담으니 그 맛이 기대된다. 작년엔 매실액 담근 매실(매실의 진가가 거의 사라진)로 매실지를 만들었는데 사실 그것도 맛이 괜찮았는데 이번엔 생매실로 매실지를 담갔으니 일품의 맛이 나올게 분명하다.
매실양과 흰설탕의 동일한 양이 만나 통 안에서 시간을 보낸다.
완성된 매실액은 처음 설탕을 대하며 가졌던 걱정을 내려놓고 감탄과 기쁨을 선사한다.
매실과 설탕이 자기를 내려놓고 세월 안에서 서로를 받아안음으로 미각을 살리는 새로운 맛과 영양소로 재탄생을 이뤄내는 것이다.
참으로 오묘한 신비로다!!!
공동체에 사랑이 흘러넘치기 위해서는 기도가 필요하고 그 기도를 통해 하느님을 체험하고 그 체험은 나를 넘어서 이웃에게까지 전달되고.
그러기에 평화로운 웃음이 공동체를 가득 채울 수 밖에 없다고.....
내려놓은 '나'라는 자리에 '너'가 들어오고,너와 나가 만나 새로운 '우리'가 창조된 것이리라.
한 통에 담긴 매실과 설탕의 조화로운 결합, 새롭게 변화된 상태를 고대하며 통의 뚜껑을 덮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