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됐지?
겨울밭의 하우스는 사시사철 자리를 지키고 있고 (하우스 안에는 늘 상추며 치커리 등 야채들의 신선한 기운이 가득~) 하우스 밖 터에도 야채들이 자리를 채운지 한참됐다.
여름이다.
날이 가물다.
하루 마지막 자연과의 놀이는 바로 겨울밭 의 땅을 적셔주는 일이다.
물론 내가 맡은 밭은 겨울밭이고 가을밭, 봄밭 그리고 호박덩굴, 여름밭도 손길을 필요로 하기에 각자가 맡은(?) 곳으로.
어느새 자연과 벗이 되었는지 야채들에 물을 뿌리는 마음에 살뜰함이 새겨진다.
고마운 변화이다.
애정이 생겼다는 의미이고 결국은 내 마음에 자리를 잡았다는 표시일테니^^
겨울밭은 물탱크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뿜어져나오는 물줄기가 시원찮다. 어느정도의 인내를 요한다.
하루 뜨거운 햇살과 올해들어 매일같이 오전, 오후 동안 엄청나게 불어대는 바람 덕분에 밭의 흙의 갈증이 심하다.
당연히 채소들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저녁마다 정성된 마음으로 뿌려주는 물줄기. 사마리아 우물가에서 그 여인이 예수님으로부터 받아 마신 말씀의 물 만큼이나 시원하지 않을까싶다^^
그리고 그 시원함은 물을 뿌려주는 이의 마음에까지 다다른다.
내 육제적 수고가 상대의 반가움, 기쁨이 되고 상대의 그 마음은 그대로 내 영혼을 적셔주니....
정말 멋진 상호 작용이다.
이 세상의 모든 만물은 결코 혼자서는 살 수 없다는, 서로 서로의 관계 안에서 삶이 이어지고 충만을 향해 나아간다는 글속의 말이 이렇게 체험된다.
이 저녁부터 내일 이맘때까지 태양열과 강한 바람을 견뎌내야하는 채소들에게 지금 뿌려주는 물줄기가 적지않은 힘이 되길 바라며.
하얗게 메마른 흙을 물로 흠뻑 적셔주고
하루의 마지막 인사를 건넨다.
어느새 어둠이 주변에 깔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