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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 고원길
조준열
진안 땅 고샅고샅 백개 마을을 품고
오십 고개 길 잇는 사람의 길, 마실 길
길은 사람이 내고
신이 의미를 심는다고 했다
높고 높아서 하늘을 꿰는 길
진안 사람들 산골 안에서만
천년 만년 살아온 게 아니었네
세상 방방곡곡을 인삼의 인심으로 나르고
편안한 삶을 누리라고 진안이었네
태풍도 재앙을 만들지 못한 땅
낯설게 오신 나그네는 그냥
진안에 눌러 앉아 유순한 진안 사람되었고
산고수장山高水長이라 했네
고원 안섶마다
호수 하나씩 끼고서
파르라니 후생의 후생에
생명을 나르던 고원길
출처 : 《표현문학 신인상 수상 작품》 (20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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