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토요일 지리산둘레길 7코스 운리~임도~숲길~아침재~성심원를 걷고 왔더니
다리 근육이 조금 쑤시는 일요일 저녁 입니다.
무엇보다 날씨가 아주 굳! 굳!
해가 조금 숨었다가 잘 나와주고, 지리산의 연두 연두 초록 초록 위로 파란 하늘이 있어
온도, 습도, 햇빛 삼박자 모두 걷기에 아주 탱큐한 날이었습니다.
준비해 간 물도 한병 밖에 마시지 않은~~
끝없이 이어지는 임도는 두 명이, 세 명이 얘기하며 걷기에 아주 좋았습니다.
넘어질 위험도 없어 연두 연두 속으로 걸으며 이야기도 나누고 때 이른 5월의 숲 속을 걸었습니다.
▶계속 나타나는 야생화와 히어리
땅비싸리(?)분홍꽃, 반전의 매력 큰꽃으아리가 우리를 계속 즐겁게 하고,
각시붓꽃, 우산나물, 애기나리,둥글레 등 야생화가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임도길
(나는 잘 모르는 삽주, 미역취)
양 옆으로 히어리 가로수가 있어 그 예쁜 잎맥도 다시한번 보고,
지리산에 이렇게 히어리가 많다는 사실도 처음으로 알게되었네요.
정체 모를 '흰색 작은 꽃'이 버스에서 하차할 때가지도 몰라서 궁금하였었는데 -- 민백비꽃
(앞 게시글에 올리신 이영일님의 사진에서 알게됨 -민백미꽃) 좋~~다
지난 주 장수 길걷기에서는 구슬붕이와 각시붓꽃이 엄청 많았었는데...
잘 정돈된 화단에서만 만나던 꽃들을 이렇게 길에서 만나니 무척 반갑네요.
▶ 내친김에 야생화 꽃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작년 지리산 둘레길에서 만난 함박꽃. 그 꽃과 아주 잘 어울릴 것 같은 규리님에게 꽃 이름을 주었었데
오늘 만난 반전 매력 큰꽃으아리는 은영님에게, 히어리는 명숙님에게,
온 산을 놀이터처럼 다니며 냄새맡고 맡보는 약초 대장금 경숙님에게는 씀바귀 꽃 이름을
자연 이름으로 주었습니다
▶ 오늘 해피함의 절정은 바로 사랑의 불시착
지리산 능선들의 모습이 한 눈에 나타나기 시작하고... 좋다 좋다를 남발하다가
마치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처럼
우리들도 패러글라이딩해서 이 지리산에 쿵 떨어지면
저 연두 연두한 쿠션위에 포근히 떨어질 것 같은 즐거운 상상을 말하자
같이 걷던 세 명 모두 깔깔 웃으며 동감 동감~~.
무슨 침대 선전처럼 쿵 하고 떨어져도 푹하고 저 나무들이 쿠션이 되어 받아줄 것 같은 느낌.
드라마의 리종혁 동지는 못 만났지만
패러글라이딩으로 이 지리산 침대에 떨어지는 즐거운 상상과 공감이 있었던 하루였습니다. .
▶ 뮬론 점심 식사 후 내리막길은
긴장감에 옆을 둘러보지는 못하는 수준이었지만,
그 이후 119농원(?)인가를 지날 때의 편안한 길은 오늘 하루를 충분히 힐링하게 해 주었습니다.
이렇게 좋은 온도와 습도와 태양의 날씨는 언제까지 계속 될지.. 또 다음 길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