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글픈 우리 국견의 얼굴 진돗개를 사랑하는 매니아로서, 가슴 한구석이 아련해집니다.
매년 수많은 국내의 유기견들이 미국으로, 캐나다로 먼 길을 떠납니다.
그들의 출국 서류에는 어김없이 ‘Jindo(진돗개)’라는 이름이 박혀 있는것으로 압니다
우리 마음속에 진돗개는 영민한 눈빛, 곧게선 귀, 그리고 평생 한 주인만을 바라보는
일편단심의 절개를 지닌 대한민국 자부심입니다. 하지만 머나먼 이국땅으로 떠나는 케이지 속
아이들은 백구도, 황구도, 네눈박이도, 흑구도, 재구도 아닌,
그저 한국에서 태어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진돗개’라 명명된 수많은 믹스견들입니다.
그곳에서 우리 아이들을 품어주고 상처를 안아주는 이국땅의 온기에는 깊은 감사함을 가지면서도,
매니아로서 마주하는 이 서글픈 현실 앞에서는 자꾸만 목이 말라옵니다.
희석되는 정체성과 다가올 미래의 두려움 때문 입니다
페이스북이나 해외 SNS를 돌아다니다 보면,
한국에서 건너간 개라면 성격과 외형이 전혀 달라도 모두 ‘진돗개’로 통칭되는 현실을 쉽게 목격합니다.
해외 동물보호단체나 미디어는 입양률을 높이기 위해
‘한국의 시골 잡종견’ 일명 “시고르잡으종”이라는 투박한 말 대신, ‘진돗개’라는 아름다운
상징을 마케팅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흰색과 검은색, 네눈박이가 모두 그저 포괄적인
‘Jindo’라는 이름으로 소비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이러한 현실은 우리에게 깊은
안타까움과 동시에 거대한 부담감을 던집니다.
여기서 한 가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은 있습니다. 우리 진돗개 매니아들은
결코 무분별한 믹스견(잡종)을 만들어내지 않습니다. 오히려 철저한 혈통 관리와 계획 번식을 통해
진돗개 고유의 아름다움과 기질을 보존하기 위해 평생을 바쳐 헌신하고 있습니다.
시골 길가에 방치되어 태어나는 생명들과 매니아들의 헌신은 전혀 다른 영역임에도,
세상은 한국에서 온 모든 스피츠 계열의 개들을 ‘진돗개’라 부르며 매니아들의 노력까지 퇴색시키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20년 후의 미래를 상상해 봅니다.
순수한 진돗개 고유의 기질과 수십 년간 선배,후배 매니아들이 피땀 흘려 지켜온 순수혈통의
정체성은 과연 어디로 가 있을까요? 진돗개의 피가 조금 섞였다는 이유로, 혹은 외형이
닮았다는 이유로 ‘진돗개’의 이름표를 달고 간 아이들이 훗날 해외 가정에서 기질적 문제나
파괴적 이상행동을 보였을 때, 그 화살은 결국 어디로 향하겠습니까.
“진돗개는 키우기 어렵고 위험한 개”라는 오명이 세계 속에 낙인찍히는 순간,
우리가 그토록 지키고자 했던 국견의 위상과 국제 등록 표준은 모래성처럼 허물어질지도 모릅니다.
이제 우리의 인식도 씁쓸한 현실을 넘어 성숙한 변화를 맞이해야 합니다.
생명을 구하는 해외 입양의 숭고함은 존중하되, 품종의 정체성을 무너뜨리는 무분별한
명칭 사용에는 엄격한 선을 그어야 할 때입니다. 해외로 송출되는 믹스견들에게는
‘Jindo’가 아닌, ‘Korean Village Dog(한국 시골견/시고르잡으종)’이라는 정확한 명칭을
찾아주어야 합니다. 그것이 떠나는 아이들에게도, 남겨진 우리의 진돗개에게도 당당한
길입니다. 우리가 스스로 해결하지 못해 바다를 건너 보낸 미안함은 깊이 간직하되,
우리 카페의 매니아 여러분과 제가 지켜내야 할 ‘진짜 진돗개’의 가치는 더욱 견고해져야 합니다.
20년 뒤 우리의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진돗개의 눈빛을 물려주기 위해,
오늘도 우리 아이들의 맑은 눈망울을 바라보며 매니아로서의 책임과 사명을 다시 한번 가슴에 새겨봅니다.
이 글을 처음에는 개인 페이스북에 올리려 했습니다 그런데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혹여나 이 글이 해외의 수많은 반려인들에게 ‘한국인은 자신들의 개를 책임지지 않고 버리는
나쁜 사람들’이라는 낙인으로 돌아올까 무서웠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외면하기에는 우리의
현실이 너무나 부끄럽고 아파서, 오늘은 진돗개를 사랑하는 매니아로서,
그리고 이 땅의 한 사람으로서 미안한 마음으로 솔직하고 담담하게 카페에 써 봅니다.
이 글 역시 현실과의 괘리감이 존재합니다ㅠㅠ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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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깐돌이 작성시간 26.06.19 저는 이 문제를 보면서 결국 "기본에 충실하자"는 생각을 해봅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진도개는 주로 황구와 백구를 중심으로 이야기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네눈박이, 호피, 흑구 등 다양한 모색에 대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이러한 개들을 진돗개라고 구분하며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물론 새로운 연구와 여러 사육자분들의 노력도 존중받아야 합니다. 다만 우리 매니아들 스스로 충분한 역사적 근거와 검증 없이 서로를 부정하고, 진도개와 진돗개를 나누어 논쟁하는 모습은 결국 우리가 스스로 무덤을 파는 일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과거의 사육 환경, 역사적 기록, 당시의 사회적 배경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없던 모색이 갑자기 많이 나타나는 현상에 대해서도 감정적인 주장보다는 역사와 기록, 그리고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서로의 의견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천연기념물 제53호 진도개의 정체성과 가치를 어떻게 보존하고 후손들에게 올바르게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라고 생각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임상갑-친구의바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19 우리의 정립이 아직 서로의 의심을 받고 있는 이 때.....유색견을 좋아하는 외국인들이 많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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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깐돌이 작성시간 26.06.19 임상갑-친구의바다 댓글 감사합니다.
저는 그래서 지금 진도개 판을 이끌고 계신 심사위원님들, 사육자분들, 그리고 관련 단체 관계자분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매니아들 사이에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는 있지만, 그 기준은 개인의 주장보다는 역사적 기록과 객관적인 근거, 그리고 천연기념물 제53호 진도개의 정체성에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혼란이 있을수록 진도개의 역사와 가치를 올바르게 제시하고 방향을 잡아 주는 역할이 더욱 중요하며, 그것이 후배 매니아들에게도 올바른 기준을 제시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논쟁이 아니라 진도개의 정체성과 가치를 지켜 나가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깐돌이 작성시간 26.06.19 깐돌이 또 한편으로는 진도개에 대해 잘 알면서도 여러 이유로 모른 척하시는 분들이나, 충분한 근거 없이 아는 척하시는 분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저 역시 아직 배우는 과정에 있고 부족한 점이 많아 답답함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혹시 제 생각이나 표현이 부족하더라도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고, 함께 배우고 고민해 가는 마음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작성자손현수 작성시간 26.06.21 매니아들이 똘똘 뭉치고, 행사도 하고, 제대로된 진도개를 알릴수있는 여러것들을 실천해야~다시금 진도개관심도가 높아지지않을까합니다. 거기에 정부나 진도군에서 제대로된 지원만 있다면야~더할나위없을거구요^^
진도개라는 조금은 광범위한 범주안에서 좋은진도개가 어떤것인지 알려주심.
관심있는 애견가들에게 우왕좌왕되지않고, 바로갈수있는 진도개실체에서 좋은진도개와 애견생활할수있는 좋은 본보기가 되지않을까~개인적으로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