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우리 말글에는 자기표현을 떳떳하고 자신있게 하기보다는 마지못해 등떠밀려서 하듯
자신없는 표현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즉 주체적으로 표현해야 마땅한 경우에도 수동이나 피동을 씀으로
주인을 잃은 말글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얼마나 우리말글 생활이 위기인지는 우리말 지킴이의 안내문
[*일상 생활에서 잘못 사용되고 있는,우리말을 신고해 주세요.]에도 드러납니다.
바로 '사용되고'라는 표현이 걸립니다. 글쓴이는 '우리말'을 중심에 놓고 잘못 사용하고 있는 우리말을 바로잡자는 뜻을 전하려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말을 쓰고 있는 사람도 바로잡을 주체도 역시 우리나라 사람입니다.
따라서 '사용되고 있는' 는 '사용하는' 또는 '쓰는' 으로 바로 잡아야 옳다고 봅니다.
마찬가지로 많은 이들이 곰비임비 영향받아 쓰고 있는 말에 '생각된다. 생각되어진다'가 있습니다.
곰곰이 따져보면 '생각'이라는 것은 자기 스스로 하는 것인데 마치 남의 조종을 받는 로봇처럼 피동의 표현으로 바꿔 거리낌없이 쓰고 있습니다. 생각은 '되는 것' 이 아니라 '하는 것' 이죠.
이것도 모자라 겹입음꼴[이중피동]인 '생각되어진다'라는 표현까지 등장했으니......
이러한 문제는 이 말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란 점이 더욱 문제지요.
영어식 문장의 감염으로 '-하다'를 붙여 능동으로 쓸 명사의 뒷가지에 '-되다'를 붙여 수동으로 바꿔쓰는 일이 잦다는 점입니다. 몇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 노무현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 되고 있다 ->...당선이 유력하다.
* 시정돼야 마땅하다 ->시정해야(고쳐야,바로잡아야)한다.
* 새 지도자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 ->..도덕성(이 있어야 한다,필요하다)
* 지역감정은 극복되어야 한다 -> ...극복해야 한다.
* 회의를 통해 결정돼야 한다 -> ...결정해야 한다.
여러 학자들이 지적하듯이 위의 문제는 개화기 이후 영어나 일어를 직역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것으로
우리말을 병들게 하고 시나브로 우리의 생각이나 행동까지 비주체적으로 내몰 위험이 크기 때문에
반드시 고쳐야 할 말버릇입니다.
되돌아 보면 근대 이후 우리역사는 열강의 힘에 이끌려왔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입니다.
이제 우리말글도 묵고 찌든 때를 벗을 때입니다.
새해에는 우리말글살이에도 주인이 자기노릇을 다하고 자신감이 넘쳐나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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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글입니다. 언제부턴가 기독교방송뿐만아니라 교회내에서도 설교, 기도, 보고, 회의 등...상시로 "생각되어진다" 라는
이상한 표현을 관용구처럼 쓰더군요. 확인하던차에 적확한 지적이 있길래 퍼왔습니다. 2002년도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