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km 드라이브 코스 내내 절경이네"...
입장료·주차비 무료인 8억 톤 호수 나들이 명소
입력 2026.06.04 14:00
진안 용담호
산과 호수가 끝없이 펼쳐지는 호반 일주도로
용담호 절경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산그림자가 수면 위로 내려앉는 이른 아침, 커브를 돌아 나오는 순간 눈앞이 탁 트입니다. 상업 시설도, 조명도 없이 오직 물과 능선만이 시야를 채우는 이 풍경은 어떤 인위적 장치도 없이 완성됩니다.
이 호수는 2001년 댐 완공과 함께 생겨난 인공 호수이지만, 개발보다 보존을 택한 덕분에 자연 그대로의 경관을 지켜왔습니다.
64km에 달하는 일주도로를 따라 달리는 동안 마주치는 풍경은 구간마다 달라지며, 북측과 서측 코스가 전혀 다른 분위기를 제공합니다.
호수 아래에는 댐 건설로 삶의 터전을 잃은 3,000여 세대의 기억이 가라앉아 있습니다.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와 묵직한 역사가 나란히 존재하는 곳입니다.
진안 용담호
용담호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용담호(전북특별자치도 진안군 용담면 월계리 일원)는 전주권과 새만금 지역의 만성적인 용수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성된 다목적 인공 호수입니다.
금강 상류에 높이 70m, 길이 498m 규모의 댐을 건설하는 유역 변경 방식을 채택했으며, 2001년 완공되어 현재 저수량 8억 1,500만 톤, 하루 135만 톤을 전북 전주권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댐 건설 과정에서 용담읍을 비롯한 1읍 5면이 수몰되었고, 3,000여 세대 1만 2,000여 명이 고향을 떠나야 했습니다.
이 수몰의 기록은 호수 일대 곳곳에 남아 있으며, 자연 경관과 역사적 흔적이 하나의 여행지 안에서 공존하는 독특한 공간이 형성되었습니다.
망향의 동산과 태고정
진안 태고정 / 사진=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용담대교 북단에 자리한 망향의 동산은 댐 건설로 고향을 잃은 이주민들을 기리기 위해 조성된 공간입니다. 호수와 산 실루엣이 한눈에 들어오는 이곳은 포토스팟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주차장이 무료로 운영됩니다.
용담대교 위에서는 다리 위에 잠시 정차해 광활한 호수 전경을 조망할 수 있어 천연 전망대 역할을 합니다. 호수 인근에는 태고정도 자리하는데, 영조 28년인 1752년에 건립된 팔작지붕 정자로 전북 유형문화재 제16호입니다.
원래 수몰 예정지에 있던 것을 1998년 현재 위치로 이전했으며, 댐 건설 이전부터 이 지역의 역사를 간직해온 문화유산입니다.
북측·서측으로 나뉘는 일주도로
용담호 드라이브 코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용담호 일주도로는 크게 두 가지 성격의 코스로 나뉩니다. 정천면에서 용담면으로 이어지는 북측 코스는 탁 트인 파노라마 뷰가 펼쳐지는 구간으로, 넓은 수면과 능선이 함께 담기는 광역 풍경을 원하는 드라이버에게 적합합니다.
반면 상전면에서 안천면으로 이어지는 서측 코스는 만과 곶을 따라 구불구불하게 이어지며 변화무쌍한 지형이 연속됩니다.
인공 시설과 상업 개발이 최소화되어 있어 두 코스 모두 자연 그대로의 경관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 점이 다른 호수 관광지와 구별되는 핵심 특징입니다.
댐 정상부에 위치한 용담댐 물문화관에서는 수몰 전 용담읍의 모습을 재현한 디오라마와 댐 건설 역사, 수자원 전시를 관람할 수 있습니다.
무료 개방과 코스 선택 요령
용담호 공원 풍경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용담호 일주도로와 망향의 동산은 24시간 연중무휴로 무료 개방됩니다. 입장료와 주차료 모두 없으며, 망향의 동산과 물문화관 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용담댐 물문화관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하며, 매주 일요일·월요일과 설·추석 당일에는 휴관합니다. 물문화관 관람을 일정에 포함할 경우 운영시간 이내에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드라이브 코스는 개인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됩니다. 넓게 펼쳐지는 수평선 느낌을 선호한다면 북측 코스, 호수의 안쪽 지형과 굴곡진 풍경을 선호한다면 서측 코스가 어울립니다.
용담호 댐 전경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용담호는 전북 진안의 자연이 그대로 보존된 드라이브 코스이면서, 수몰의 역사와 문화유산이 함께 남아 있는 장소입니다. 64km를 달리는 동안 경관과 역사가 번갈아 등장하며 단순한 드라이브 이상의 경험을 건네줍니다.
속도를 줄이고 창문을 내린 채 이 길을 달려보면, 개발되지 않은 호수가 오히려 얼마나 오래 기억에 남는지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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