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 원대로 왕복 유람선을 즐긴다고요? "...
55년 동안 국가가 지킨 기암 동굴 섬 여행지
입력 2026.06.02 18:00
거제 해금강
유람선으로만 만나는 바다의 금강산
해금강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남해의 여름은 이른 아침부터 빛이 다르다. 수평선 너머로 붉은 기운이 번지기 시작하면, 사자바위 사이로 떠오르는 해가 짙푸른 바다에 금빛 길을 놓는다. 그 빛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섬, 해금강에서 하루가 시작된다.
발을 딛지 않아도 압도되는 풍경이 있다. 1971년 국가 명승으로 지정된 거제 해금강은 한려해상국립공원 구역에 속한 해발 약 116m, 면적 약 0.1㎢의 바위섬으로, 육로 접근과 상륙이 거의 불가능한 곳이다.
오직 유람선 위에서만 그 진면목을 마주할 수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이 섬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바위 하나하나에 이야기가 깃들고, 파도가 조각한 동굴 사이로 배가 통과하는 순간은 그 어떤 테마파크도 흉내 낼 수 없는 풍경이다. 거제 해양관광의 중심축을 이루는 외도 보타니아와 함께, 해금강은 거제를 대표하는 바다 여행지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갈도에서 해금강으로, 전설이 깃든 바위섬
사자바위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경상남도 거제시 남부면 갈곶리 산1 일대 해상에 자리한 해금강은 본래 '갈도(칡섬)'로 불렸다. 지형이 칡뿌리가 구불구불 뻗어 내린 형상을 닮았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섬에는 약초가 유독 많아 '약초섬'이라는 별칭도 따라붙었으며, 중국 진시황의 명을 받아 불로장생초를 구하러 떠났다는 서불이 동남동녀 3,000명과 함께 이곳에 들렀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오늘날 통용되는 '해금강'이라는 이름은 바로 '바다의 금강산'을 뜻하는 말로, 기암절벽과 에메랄드빛 바다가 빚어내는 경관이 내륙의 금강산에 견줄 만하다는 뜻이 담겨 있다. 1971년 명승 지정은 그 아름다움에 국가가 공식 도장을 찍은 것이다.
십자동굴과 사자바위, 유람선 위에서 만나는 비경
해금강 바다 풍경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해금강 관람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십자동굴이다. 유람선이 동굴 안으로 진입한 뒤 선수를 90도로 돌려 빠져나가는 방식으로 통과하는 이 동굴은, 파도와 세월이 빚어낸 독특한 구조 덕분에 해금강 최고의 비경으로 꼽힌다.
동굴 안에서 쏟아지는 햇빛과 반사된 수면의 빛이 어우러지는 장면은 탄성을 자아낸다. 이 밖에도 사자바위, 촛대바위 등 이름 붙여진 기암들이 섬 주변 곳곳에 솟아 있으며, 사자바위 사이로 떠오르는 일출은 사진가들이 새벽을 마다하지 않고 찾는 촬영 포인트다.
선상에서 바라보는 이 풍경들은 외도 보타니아의 840여 종 아열대 식물 정원과 함께 거제 유람선 코스의 핵심을 이룬다.
도장포·와현·지세포, 출항지별로 달라지는 동선
해금강 포토존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해금강을 관람하는 방법은 유람선 탑승이 유일하다. 도장포, 지세포, 장승포, 와현 등 거제 여러 항구에서 해금강·외도 보타니아 코스를 운항하는 선사들이 있으며, 출항지에 따라 코스 동선과 탑승 시간, 요금 구조가 달라진다.
대표 코스의 평균 관광시간은 약 2시간 10분이며, 도장포 유람선의 경우 106톤급(정원 177명), 98톤급(정원 166명), 61톤급(정원 123명) 등 냉난방 설비를 갖춘 대형 선박을 운항한다.
외도 보타니아를 함께 둘러보는 상륙 코스는 유람선 승선료와 외도 입장료가 별도로 발생하므로 예약 전 코스별 포함 내용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좋다.
유람선 요금·외도 입장료 구조와 운항 전 필수 확인 사항
해금강 선착장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유람선 승선 기본요금은 24,000원 수준이며, 외도 보타니아 입장료 11,000원은 별도로 부과되는 구조다.
요금은 성인·청소년·소인 구분과 주중·주말 차이, 외도 상륙 포함 여부에 따라 복합적으로 달라지며, 선사별 할인·프로모션으로 수시 조정되는 만큼 탑승 전 최신 요금표를 확인하는 편이 좋다.
해금강·외도 해역은 외해에 위치해 파도 영향을 크게 받는 구역이기 때문에, 태풍이나 너울성 파도가 발생하면 전면 결항 조치가 이뤄진다.
방문 전날 기상 예보를 살피고, 당일 실제 운항 여부를 선사나 거제시청 관광과(055-639-4163)를 통해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거제 관광문화 공식 포털(tour.geoje.go.kr)에서도 유람선 코스와 관련 안내를 미리 점검할 수 있다.
해금강 포토 스팟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발 한 번 딛지 않고도 깊은 인상을 남기는 여행지가 있다. 거제 해금강은 직접 올라설 수 없다는 제약이 오히려 신비감을 더하며, 유람선 위에서 마주하는 기암과 동굴, 그 위로 쏟아지는 빛의 변화가 방문객 각자의 기억 속에 다르게 새겨진다.
바람이 잦아들고 수평선이 맑게 열리는 날이면 해금강은 더욱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기상 예보를 확인하고 유람선 운항 여부를 미리 점검한 뒤, 이른 아침 사자바위 사이로 떠오르는 일출을 노리는 코스로 여름 거제를 계획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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