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전 딱 지금만 이 풍경을 볼 수 있대요"...
비자나무 5,000그루 천연기념물 품은 천년 사찰
입력 2026.06.15 18:00
장성 백양사
천년 사찰과 천연기념물 비자림이 만나는 힐링 산책지
백양사 쌍계루 전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용대
6월 중순, 숲은 제 무게를 견디듯 짙고 무거운 초록으로 가득 차 있다. 장마가 채 오기 전 이 짧은 틈새, 계곡물은 겨울 눈 녹은 기운을 아직 품은 채 바위 사이를 조용히 굴러 내려오고, 높이 솟은 갈참나무 가지들은 서로 맞닿아 한낮의 햇빛을 잘게 잘라낸다.
백양사는 내장산국립공원 백암산 자락에 자리한 천년 고찰로, 비자나무 군락과 계곡, 기암절벽이 한곳에 모인 보기 드문 풍경을 품고 있다. 632년에 창건되어 1,300년이 넘는 역사를 이어온 이 사찰은 한국 관광 100선에 이름을 올린 백암산 품에 안겨 있다.
장마 직전, 초록이 가장 짙고 방문객이 가장 뜸한 지금이 오히려 백양사 본연의 깊이를 온전히 느끼기에 알맞은 시기다.
백제 창건부터 흰 양 전설까지, 백양사의 오랜 내력
백양사 석탑 / 사진=한국관광공사 IR스튜디오
백양사(전라남도 장성군 북하면 백양로 1239)는 백제 무왕 33년인 632년에 처음 세워진 고찰이다. 창건 당시 이름은 백암사였으며, 고려 시대에 정토사로 바뀌었다가 조선 선조 때 지금의 이름을 얻었다.
전설에 따르면 환양조사가 불경을 읽을 때마다 흰 양이 설법을 들으러 찾아왔다고 하며, 그 이야기가 '백양사'라는 이름의 유래로 전해진다.
사찰 입구에서 경내로 이어지는 약 0.5㎞ 숲길 양쪽에는 수백 년 된 아름드리 갈참나무와 단풍나무가 도열하듯 서 있어,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부터 깊은 산속에 든 듯한 분위기가 자연스레 감긴다.
쌍계루 연못 반영과 기암절벽이 이루는 경내 핵심 풍경
단청 전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IR스튜디오
숲길을 지나 경내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쌍계루가 눈에 들어온다.
계곡을 막아 만든 연못 앞에 세워진 이 누각 뒤편으로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이어지는 장면은 백양사를 대표하는 풍경으로 꼽히며, 연못 수면에 쌍계루가 고스란히 비치는 반영은 방문객들이 가장 즐겨 담는 장면 가운데 하나다.
6월 중순 현재, 절벽과 누각을 감싸는 수목이 가장 짙은 초록을 띠고 있어 봄철이나 가을철과는 전혀 다른 색감의 반영 사진을 얻을 수 있다.
경내 안쪽으로는 대웅전·극락보전·부도탑이 차례로 나타나는데, 대웅전과 극락보전·사천왕문은 전라남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소요대사부도는 보물로 보존되고 있다.
천연기념물 비자나무 5,000그루와 여름 산림욕
백양사 숲길 전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백양사 맞은편에는 난대성 상록수인 비자나무 약 5,000그루가 군락을 이루는 천연기념물 비자림이 펼쳐진다.
3,000여 그루의 고로쇠나무가 더해져 사찰 일대는 한여름에도 짙은 수림을 유지하는데, 장마 직전인 지금은 수목의 밀도가 최고조에 달해 숲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외부와 체감 온도 차이가 뚜렷이 느껴진다.
맑고 찬 계곡물이 거대한 바위를 감싸며 흐르는 지형 덕분에 본격적인 등산 없이도 충분한 산림욕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입구에서 걸어서 약 20분 거리인 약사암에 오르면 짙은 녹음 속 백양사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으며, 산길을 따라 운문암·천진암 등 여러 암자로 이어지는 코스도 이 계절에 걷기 좋다.
연중무휴 상시 개방, 방문 전 확인할 이용 정보
백양 탐방 안내소 / 사진=한국관광공사 배근한
백양사는 연중무휴로 상시 개방되며, 공식 관광 정보 기준 입장료는 무료로 안내되어 있다. 다만 일부 여행 정보 사이트에는 유료로 표기된 경우도 있어 방문 전 확인하는 편이 좋다.
경내 진입은 주차장에서 숲길을 따라 약 0.5㎞ 걸어 들어가는 방식이며, 주차장과 화장실이 갖춰져 있어 가족 단위나 시니어 여행객도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일반 관광 문의는 061-392-0100, 템플스테이 관련 문의는 061-392-0434로 연락하면 되며, 장성 방문 시 국립장성치유의숲이나 장성호와 연계해 반나절 이상의 코스를 구성하는 여행객도 적지 않다.
백양사 / 사진=한국관광공사 배근한
천년 세월을 담은 전각과 천연기념물 비자림이 계곡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는 풍경은 백양사가 지닌 가장 특별한 자산이다. 역사가 켜켜이 쌓인 건축물과 오래된 수림이 한 공간에 공존하는 환경은 빠른 이동보다 느린 산책을 권하는 여행지임을 걷는 내내 자연스레 깨닫게 한다.
수목이 가장 짙어진 6월 중순의 지금이야말로 관광지가 아닌 살아 있는 숲으로서의 백양사를 만날 수 있는 최적의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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