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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에세이 26―우리나라 족보의 기원

작성자소장|작성시간26.06.20|조회수24 목록 댓글 0

우리나라 족보의 기원

 

 

 

나종혁

(진로연 소장 겸 연구교수)

 

 

 

우리나라 족보의 유래는 문화 류 씨의 족보이다. 문화 류 씨의 족보 기록이 우리나라 최초의 족보로 알려져 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족보는 청주 한 씨 족보라고 한다. 그 기원이 기자 조선과 삼한 시대에까지 미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모범적인 족보는 경주 최 씨 족보이다. 중시조를 최치원으로 하고 중시조모를 나운영으로 하며, 원시조는 가야 시대 최 씨 이전의 성 씨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특성 있는 성 씨와 족보는 나 씨 가문이다. 나 씨 가문은 시대별로 분리해서 본관을 새로이 두고 있는 대단히 역사적인 성 씨이다. 신라 시대와 통일 신라 시대 안정 나 씨, 고려 시대 금성 나 씨, 조선 시대 나주 나 씨가 대략 500년을 역사적 주기로 본관을 달리해서 새로운 성 씨로 등장한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사실이다.

 

조선 시대 가장 천대 받던 성 씨는 천방지축 마골피’ 7대 성 씨이다. 이들도 다른 가문과 마찬가지로 일대의 가문을 이루었으나 조선 시대에는 천민 이하의 성 씨로 분류되었다. 이들 가운데 천방지축 마 5성은 중국을 근거로 하고, 골피 2성은 조선 고유의 성 씨이다. 현재는 이들 가운데 골 씨는 소멸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천방지축 마골피는 현재는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허둥지둥 대는 못난이 또는 불안정한 사람을 뜻하는 속담으로 쓰이고 있다.

 

우리나라 성 씨는 고조선으로 기원이 올라가는 오래된 성 씨도 있지만, 시대에 따라 본관을 달리하고 성 씨를 달리해서 새롭게 생겨나는 신생 성 씨도 많다. 신라 성 씨, 고려 성 씨, 조선 성 씨 등으로 분류되는 신생 성 씨들도 존재한다.

 

조선 시대 말기에는 나라 살림이 어려워져서 궁궐에 종이가 없어서 과거 시험 낙방지 뒷면을 불쏘시개로 썼다고 하며, 족보를 유지하던 양반들이 족보를 더 이상 유지하지 못하고 족보가 팔리거나 매매되는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들도 있었다고 한다. 조선 시대의 멸망은 상류층 20% 양반층의 잔멸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아무튼 족보가 팔리거나 매도되는 그런 혼란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한국의 성 씨는 대다수가 중국의 성과 일치하거나 한자를 빌려 써서, 거의 대다수가 한자를 근거로 한 성 씨이다. 중국을 근거로 하지 않는 우리나라 고유의 성 씨들도 있지만, 모두 다 한자를 겸용해 쓰고 있고, 순수 우리말 성 씨는 현재 존재하지 않거나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경주 최 씨는 가야 시대에 우리말 성 씨를 쓰다가 신라 시대에 한자로 성 씨가 바뀐 경우이다.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성 씨는 한자어를 겸용해서 쓰는 중국이나 중국어에 근거한 성 씨이며, 그러므로 족보상으로도 중국을 근거로 하는 경우가 태반이거나 과반수를 넘는다. 그러나 중국을 근거로 하는 성 씨들이라고 해서 실제로 중국을 근거로 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다수가 허위이거나 전통적인 관습상의 근거에 불과하고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으며, 그러한 논쟁 자체가 중요한 것이 되지도 않는다.

 

한자어를 겸용해 쓰는 것 자체가 중국어를 근거로 하고, 순수 우리말 성 씨가 우리나라에는 아예 존재치 않거나 거의 발견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런 근거에 대한 논쟁 자체가 중요치 않은 것이다.

 

예를 들어, 백제 시대 멸망기에 예 씨, 부여 씨, 난 씨, 흑치 씨, 진 씨 등이 문무관 가문으로 존재했으나, 백제가 멸망하고 중국으로 자의 반 타의 반 떠나가면서 성 씨의 흥망성쇠를 겪었고, 그들이 백제 시대 이후 중국에서 일정 기간 잔류했거나, 지금도 한국에서 존재하기도 한다. 현재는 예 씨와 진 씨가 한국에서도 존재한다. 이들을 두고 백제 멸망기에 중국으로 도피했다고 해서, 중국의 성이라고 하거나, 중국을 근거로 한다고 하거나, 중국과 관계가 있다고 하는 건 억측이고 허위에 불과하다.

 

이론적으로, 우리나라의 성 씨는 거의 모두 다 예외 없이 한자어를 겸용한다는 데에서 중국어를 근거로 하며, 사실상 중국에도 우리나라와 거의 모두 동일한 성 씨가 한자어로 존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성 씨는 또한 거의 모두 다 독립적으로 존재하며, 독립적으로 유지되어 온 고유의 성 씨로서, 중국에 근거한다거나 근거하지 아니한다거나, 중국과의 영향 관계가 있다거나 있지 아니하다는 주장은 모두 다 허위이며 사실무근이고 난센스(nonsense)라는 게 최종 결론이다.

 

백제 시대에 나라가 멸하고 중국에 갔다고 해서 그것이 중국과의 영향 관계를 밝혀주는 건 전혀 아니며, 족보를 사고파는 조선 시대 말기의 대혼란을 다시 일으켜서도 아니 되는 것이다. <> <2026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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