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의 이유
나무라고 아프지 않겠는가
제 살점을 찢고 살갗을 후벼 파는 저 고통이
어찌 아무렇지 않겠는가.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한여름,
느티나무는 비명 대신 껍질을 뜯어낸다.
더 자라기 위해서,
기어이 살아남기 위해서
익숙했던 과거의 단단한 감옥을
스스로 부수고 나오는 것이다.
찢겨 나간 자리마다
붉은 피 대신
눈물겨운 새살이 돋는 것을 보아라.
비바람에 긁히고 굳은살 박인 저 몸뚱이가
오늘따라 왜 이리도 서럽고 대견한지.
지금 생의 무거운 고비 앞에 홀로 서서
살을 베어내는 듯한 시간을 견디는 당신아.
무너지지 마라.
당신이 마주한 그 지독한 통증은
당신이 부서지는 흔적이 아니라,
새로운 그릇으로 넓어지는 영혼의 산고(産苦)다.
껍질을 벗지 못하는 나무는 썩어버리듯,
우리는 이 아픔을 통과해야만
비로소 진짜 내 삶의 주인이 된다.
그러니 지금 흐르는 눈물을 부끄러워 말자.
참아내고 견뎌내는 이 혹독한 밤 끝에,
당신은 이전보다 훨씬 단단하고
거대한 나무가 되어
세상에서 가장 깊은 그늘을 드리울 것이니.
기어이 견뎌내어,
끝내 푸르러질 당신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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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길문화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