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수필의 땅

수녀와 창녀

작성자보통 사람|작성시간14.07.30|조회수301 목록 댓글 0


*수녀님이 주신 것이다.


  (2014년 어느 날 일기) 


 나는 요즘 운전 학원에서 두 여자 수강생을 가르쳤다. 한 여자는 수녀로 꽃동네에서 봉사하는 여자이다. 면허를 딴 후 운전을 안하다가, 다음 주에 미국 뉴욕에 있는 꽃동네로 전근을 가야 하기 때문에 할 수 없이 운전을 배우기 위하여 연수를 하러 온 여자이다. 미국에는 차 운전을 못하면 아무 일도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한 여자는 운전 면허를 따려고 시도하다가 시간이 없어서 도중에 그만 두고 한참을 지난후에 다시 면허를 따기 위하여 온 여자였고 누가 봐도 술집에 다니기 때문에 시간이 없을 것 같은 여자였다.

 

  수녀복을 입고 나타난 여자를 네 시간 교육하면서 일단 수녀복을 입었다는 것 자체에 거리감을 느꼈다. 수녀도 운전을 가르쳐주는 나에게 거리를 두려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 거리감을 깨기가 참 어려웠다. 그러나 사람은 함께 여러 시간을 보내면 벽을 조금 씩 허물게 되는 것이다.

 

  나는 연수 중에 점심시간이 되어서 수녀에게 점심 식사를 대접했다. 그렇게 해야지 미국으로 사역을 떠나는 한 수녀의 마음에 한국에서 살고 있는 한 남자의 좋은 인상이 심어질 것 같았다.

 

  마지막 남은 한 시간은 수녀가 운전을 하면서 음성 꽃동네 내부를 돌며 세심히 소개해 주었다. 장애인, 노숙자, 임종 직전의 사람들, 미혼모, 무의탁 노인들,...... 저마다 처지가 같은 사람들끼리 모여 있는 건물들을 보여 주었다.

 

  특히 노숙자들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이 없기 때문에, 수녀님들이 정부에 교사로 등록을 해서 정부로부터 나오는 월급을 노숙자들을 위해서 다 기부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정부에서 주는 월급이 손에 들어오지 않고 노숙자들을 위해서 쓰인다는 것이다. 수녀들은 그냥 노숙자와 함께 살아 준다는 것이다. 존경할 만한 일이다.

 

  그리고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는 영성원이라는 곳도 보여 주었다. 신부들이 거기서 일 년에 한 번 피정을 하는 곳이라고 했다. 수녀원, 수도원(수사들이 있는 곳)도 볼 수 있었다. 물론 들어가 보지는 못했다.

 

  그리고 예수님과 성모 마리아 동상이 있는 곳을 보여 주면서 거기서 기도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자신이 체험했다고 이야기했다. 동상은 정말 그럴듯하게 보였다.

 

  꽃동네 내부 길가에 묵주알 모양의 돌들이 길에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고 각 묵주알 밑에 사람들의 이름이 써져 있었다. 그것은 원하는 사람이 일정한 돈을 내면 설치해 주는 묵주알이라고 했다. 성직자들은 돈을 내고 돌묵주알을 설치한 사람들을 위해서 평생 기도해 준다는 것이다. 아마 최소 백 만원 이상 헌금을 해야 설치해 주는 것 같았다.

 

  그리고 자신들은 성모 마리아에게 소원을 이루게 해 달라고 기도를 드리는 것이 아니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그저 마리아에게 예수님께 자기의 소원 기도를 대신 전해 달라는 것이라고 했다. 예수님에게 죄 많은 사람이 뭔가를 부탁하는 것보다 예수님의 어머니인 성스러운 마리아가 부탁하는 것이 더 효과가 있다고 믿고 있었다.

 

  네 시간은 짧지만은 않은 시간이었고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수녀는 하루에 절 반 이상을 기도한다고 했다. 아침 4 30분에 일어나서 준비하고 성당에 나가서 의무적인 기도 1시간을 한다. 그리고 하루 종일 기도를 한다고 했다. 기도를 왜 해야 하느냐를 물었을 때 못된 자아를 죽이기 위해서라고 했다. 불쑥 불쑥 올라오는 화를 참기 위해서 기도한다고 했다. 자신이 수녀로 있으면서 가장 참기 힘든 것은 대인 관계라고 했다. 같이 일하는 수녀들과 의견이 맞지 않으면 화가 난다는 것이다. 어떤 사회이든 이런 마찰이 없을 수는 없지 않은가?

 

  수녀는 TV를 잘 안보지만 일요일 저녁에 하는 오락 프로그램은 즐겨 본다고 한다.유재석 같은 .... 그런 사람들이 하는 그 오락 프로그램을 말하는 것 같았다. 사람이 무엇을 보다는 것은 그것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역시 수녀도 평범한 사람들이 사는 것처럼 살고 싶은 것이다.

 

  자신은 예수님과 결혼한 사람이라는 말과 함께 지금도 그 결심이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 매 순간마다 기도한다는 말을 듣는 것을 끝으로 수녀와 헤어졌다. 참고로 수녀님은 나와 동갑내기인 것 같았다. 45.

 

  내가 가르친 또 다른 여자는 누가 봐도 술집 여자였다. 사람은 그 행동하는 모양과 입은 옷을 보면 어떻게 사는 사람인지 알 수 있는 것이다. 수녀복을 입은 여자와는 달리 옷 입은 것이 매우 야하고 몸에서는 업소에서 파는 맥주 냄새가 깊이 찌들어 있었다. 나는 단번에 그 여자가 평범한 여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것은 누가 봐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녀는 수녀와는 달리 거리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여자였다. 학원의 모든 강사에게 예사로 몸을 붙였다.  핸드폰을 받는 태도도 너무 자유스러웠다.  남자에게 전화가 왔는데 서로 반말로 예의 없이 대화를 주고받았고, 수시로 담배를 입에 물었다.  자기 몸에 대하여 전혀 긴장하지 않고 다리를 벌리고 앉아 있었다. 짧은 옷에 다리를 벌리고 앉아 있는 모습은 누가 봐도 긴장함이 없는 태도였다. 그 여자분이 면허를 따려는 이유는 여름휴가를 맞아 자동차를 몰고 피서를 가기 위한 것이었다. 그래서 일주일 안으로 면허를 따야한다고 말했다.  이 여자는 수녀와는 달리 화가 나면 그 자리에서 욕을 하면 풀어 버렸다.  나는 이 여자에게도 수녀와 같이 최대한 예의를 갖추어 대하였다. 여자에게 음료수 하나를 건넸을 때 적잖이 놀라는 눈치였다.  음료수를 건네자 놀란 눈으로 쳐다보며 "왜요?" 라고 말했다.  누구에게 공짜로 무엇을 받는 것이 무척 당황스럽고 생소한 일인 것 같았다. 

 

   나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두 여자를 살펴보면서 그 두 사람이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한 여자는 그저 수녀의 길을 선택해서 갈 뿐이고 한 여자는 그저 자유롭게 살고 있을 뿐이다. 둘 다 정에 약하고, 격분하기도 한다.  각자의 삶의 방식을 떠나서 모든 사람은 존중 받아 마땅한 존재이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