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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호

고니

작성자장진호|작성시간16.02.15|조회수131 목록 댓글 0

고니


고니는 오릿과에 속하는 새로, 세계적으로 6종이 존재한다. 우리가 보는 고니는 겨울새로, 10월 하순에 왔다가 겨울을 나고 이듬해 4월에 되돌아가는데, 큰고니, 흑고니와 함께 천연기념물 제201호로 제정되어 있다.

그 중 큰고니가 이름 그대로 제일 크고, 부리의 노란 부분도 고니보다 더 넓다. 흑고니는 부리에 검은 혹이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고니를 흔히 백조라고 하는데, 이것은 일본인이 만든 한자어다. 그러므로 백조라고 하는 것보다는 고니라는 우리말을 쓰는 것이 합당하다. 실제로 고니라는 말이 거의 자리를 잡았으나, <백조의 호수>만은 사람들의 입에 굳어져 있다.

고니의 옛말은 ‘곤’ 혹은 ‘곤이’였다. 월인석보에 “스믈아홉차인 거름 거루미 곤 시며”라 적혀 있고, 훈몽자회에도 ‘天鵝 곤’이라 나와 있다. 번역소학에는 “네 닐온 곤이 사기다가 이디 몯야도”란 말이 보이고, 동의보감 탕액편에도 ‘天鵝肉 곤’이라 되어 있다. ‘곤이’는 어근 곤에 명사화 접미사 ‘-이’가 붙은 것이니 원말은 ‘곤’이다.

그러면 곤은 어디에서 온 말일까?

이는 큰 물고기의 이름 곤에서 온 것이 아닐까 하는, 조심스런 생각을 해 본다. 󰡔장자󰡕 첫머리에 나오는 곤에 관련된 이야기를 보기로 한다.

 

북쪽 깊은 바다에 물고기 한 마리가 살았는데, 그 이름을 곤이라 하였다. 그 크기가 몇 천 리인지 알 수가 없었다. 이 물고기가 변하여 새가 되었는데, 이름을 붕이라 하였다. 그 등 길이가 몇 천 리인지 알 수 없었다.

한번 기운을 모아 힘차게 날아오르면, 날개는 하늘에 드리운 구름 같았다. 이 새는 바다 기운이 움직여 물결이 흉흉해지면, 남쪽 깊은 바다로 가는데, 그 바다를 예로부터 하늘 못[天池]이라 하였다.

 

이 이야기는 BC 4세기경의 이야기로, 한자의 전래와 함께 우리나라에도 널리 전해졌을 것이라 생각된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붕새 곧 붕정만리鵬程萬里의 근원 이야기다. 또 물고기 알이나 새끼를 곤이鯤鮞라고 하는 것도, 이 곤에 밑바탕을 둔 말이다. 지방에서는 물고기의 정액 집을 ‘곤’이라고 한다. 이것은 곤이라는 말이 일반화되었다는 증거다.

이로 미루어 보아, 큰 새인 붕과 함께 큰 고기 곤도 일반에 널리 알려졌을 것이라 짐작된다. 이래서 사람들은 가장 큰 철새인 고니를 보고 붕새를 연상하고, 물에 사는 곤을 떠올렸을 것이다. 고니라는 이름은, ‘곤’이 큰 새로 화한다는 점에 유추하여, 붕새처럼 큰 새, 곧 곤이 화한 새라는 의식에서 붙여진 이름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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