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도단言語道斷
언어도단言語道斷은, 경우에 어긋난 말을 듣고 어이가 없을 때, 당치도 않다는 뜻으로 쓰는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의 원래 뜻은 그와는 좀 다르다.
이 말은 불교에서 나온 말인데,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말의 길이 끊어졌다는 뜻이다. 심오한 진리의 세계, 즉 깊은 깨달음의 경지는 말로 나타낼 수 없다는 것이다.
법화경 「안락행품」에, “모든 법은 허공과 같아 성품이 있는 것도 아니니, 모든 말의 길이 끊어져서 생기지도 않고 나오지도 않고 일어나지도 않으며”란 구절이 있고, 유마경 「아촉불품」에도, 진리는 분별을 떠난 것이라는 것을 열거하는 중에, “나가는 것도 아니며 들어오는 것도 아니며, 일체의 언어가 끊어진 것이라.”는 구절이 있다. 또 지관止觀에는 “언어도단 심행멸처言語道斷 心行滅處”라는 구절이 있다. 말이 끊어지고 마음이 가는 곳도 없어졌다는 뜻이다. 이 모두가, 일체의 걸림이 없는 깨달음의 경지를 가리키는 설법들이다.
그런데 직접적으로 언어도단이라는 말은 쓰지 않았지만, 이러한 속뜻으로 표현한 말들도 많다.
금강경에는 “강을 건너면 뗏목을 버리라.”는 말이 있고, 공자도 “하늘은 말을 하지 않는다天何言哉”라 하였고, 장자에는 “고기를 잡았으면 통발을 버리라.”는 말이 있다. 비트겐슈타인도 “지붕으로 올라간 뒤에는 사다리를 던져버리라.” 하였다. 노자 또한 도덕경에서 “도를 도라고 말하면 도가 아니라.”고 하였다. 이들도 모두 진리를 깨달으면, 그것을 가리킨 말을 버리라는 가르침이다. 즉 진리는 말로 나타낼 수 없는 경지라는 말이다.
어떻든 언어도단이란 말의 원래 뜻은 지금 일반적으로 쓰고 있는 뜻과는 거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