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卍 ▶…명상법어-

[명상법어]卍 ▶…상대가 시비를 하거나, 억울한 말을 할 때

작성자智 慧 安(지혜안)|작성시간26.06.18|조회수35 목록 댓글 0

“상대가 시비를 하거나, 억울한 말을 할 때.”

그대가 나에게 모진 것을 주려 해도
나는 그대에게 그 무엇도 받지 않았네.
왜 안 받냐며 그대 많이 화내더라도
그대의 성냄 마저 나는 무심 하리니.


[덧붙임]


“한때 석가모니 부처님께 한 바라문(婆羅門)이 찾아와 심한 욕을 하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비판하였다.

제자들이 제지를 하려고 하자 부처님께서는 그냥 놔두라고 하였다.

한동안 욕을 하며 떠든 후에 그 바라문이 돌아가자 제자들이 못마땅해 하며 부처님께 왜 가만히 계시냐고 물었다.

부처님께서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제자들에게 말씀하기를 나는 아무것도 받지 않았다. 그렇다면 그 바라문이 뱉은 심한 욕은 어디로 갔겠느냐? 내가 받지 않았으니 그 욕은 다시 가지고 갈수밖에 없지 않겠느냐? 라고 말씀하시고는 화제를 돌리셨다.

일상 생활에 있어서 상대로 하여금 못마땅한 말을 듣거나, 억울한 일을 당한다면 참으로 참기 힘든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급기야 서로 시비(是非)를 따지며 싸움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물론 시원하게 반박을 하거나, 논리적으로 제압을 하여 이기는 경우도 있겠으나, 이때의 감정 상태는 매우 격하게 되어 화를 참지 못하거나 기분이 상하여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설명해 왔듯이, 감정이란 좋은 기분과 나쁜 기분을 말하는데, 좋은 감정은 나쁜 감정에 의지해 생기게 되고, 나쁜 기분은 좋은 기분에 의지해 생기는 것으로서, 이는 옳고 그름의 문제 이전에 순전히 상대적인 인과(因果)에 의해 나타나게 되는 감정의 시소(seesaw)를 말한다.

그러므로 어떤 계기에 의해 기분이 좋아질 수도 있고, 나빠질 수도 있으나, 설사 계기가 없이 가만히 있는 상태에서도 좋은 감정이 나타나기도 하고, 나쁜 기분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는 좋고 나쁜 인과(因果)의 업(業)이 낮과 밤이 계속 바뀌듯이 교차하여 생기는 것이다.

바라문이 욕을 하는데 나쁜 기분이 생겨서 화를 내거나 시비를 한다면, 바라문의 행동이 옳고 그름의 문제와는 별개로, 나의 나쁜 감정은 고스란히 업(業)에 저장되었다가 때가 되면 기분이 또 다시 나빠지게 되는 원인이 되는 것이니, 화를 자주 내는 사람일수록 스스로 기분이 자주 나빠지게 된다.

하여, 자연현상이든 사람간의 관계든, 세상의 모든 인연 모습은 원인과 결과에 의해 나타나게 되는 인과의 필연적인 현상이므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좋은 태도이기는 하나, 때로는 어느 쪽이든 선택해야하는 일이 발생했을 때, 옳고 그름의 시시비비는 얼마든지 할 수 있으나, 감정의 흔들림없이 담담하게 임해야 스스로도 편안할 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도 좋은 결말이 나게 될 것이다.

감정을 잘 컨트롤하기 위해서는 매사에 좋고 싫은 분별(分別)의 마음을 갖는 것이 아니라, 이런 모습, 저런 모습, 의 구분으로만 생각하여, 감정을 들쑥날쑥 일으키지 않는 습관을 길러 나가야 한다.

기도와 참선, 보시와 정진은 감정의 요철(凹凸)을 무마시켜서 마음을 항상 편안하게 해주는 성스러운 행위가 될 것이다.


- 진우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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