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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 명법문┃

나만 잘하면 되지요 / 지명스님

작성자地藏行者|작성시간12.03.29|조회수54 목록 댓글 8

“내 마음이 밝아지면 지옥도 극락”

 

나는 항상 바쁘다. 특별히 생산적인 일을 해서가 아니라, 쓸데없이 사람들의 행동을 감시하기 위해서이다. 길이나 산에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은 없는지, 운전 중에 남들이 오랜 시간 기다려서 이르는 길목에 줄 서지 않고 끼어드는 사람은 없는지, 차창 밖으로 담배꽁초를 버리는 사람은 없는지, 항상 두리번거리며 살핀다. 내가 있는 곳에서 뿐만 아니라, 뉴스에 나오는 사람들이 잘못하는 것, 심지어 영화나 드라마에서 악역을 맡아 대본대로 움직이는 사람들의 잘못까지도 비판하기도 한다.

 

나는 재가 불교 지도자의 한 사람인 대연법사(大然法師)와 정약용 선생 묘지 기념관이 있는 팔당 호수 주변을 산책한 적이 있다. 그는 삭발하지도 않았고, 불교를 많이 배워 설교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사주 관상이나 점을 봐 주는 것도 아니다. 나름대로 참선 수행을 하고, ‘진실성’만을 강조할 뿐인데 입소문만을 듣고 몰려오는 많은 제자들을 지도하고 있다. 제자들은 그를 외유내강의 엄하고 무서운 큰 스승으로 받들어 모신다. 사람들을 끌어 모으고 존경을 받는 그의 힘이 어디서 나오는 지 궁금했다.

 

우리는 호수의 한 쪽 구석에 이르렀다. 찌개를 끓여 먹고 남은 음식을 비롯해서 보기에도 역겨운 쓰레기들이 버려져 있었다. 나는 무심코 비판의 업을 발산했다. “저렇게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도 남들 앞에서는 옳은 일을 주장하겠지요?” 내 말을 듣고도 그는 아무 대답이 없었다. 나는 다시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물으며 그의 동의를 구했다. 그런데 전혀 뜻밖의 반응이 나왔다. “나만 저렇게 하지 않으면 되지, 남의 얘기 하고 싶지 않아요.” 나는 머쓱해졌다.

 

교사나 판사로 다가가지 않는 佛法

내면의 깨달음 우선하는 것이 기본

 

우리는 이동용 임시화장실이 있는 곳에 이르렀다. 내가 화장실을 이용하려고 가까이 가니, 문에 “고객 아닌 분은 절대 사용 금지”라고 써 있었다. 옆의 천막 가게에서 음식을 먹거나 음료수 등을 구입하는 이들만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다는 의미인 듯했다. 원망하는 업이 내 입에서 저절로 흘러나왔다. “참 지독하군요.” 옆에 있던 그는 “나만 인색하게 안하면 되지, 남을 탓해 뭘 하겠어요”라고 말했다.

 

사회개혁론자들은 불교 교리가 통치자들이 악용하기 쉬운 약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불교는 남을 억지로 가르치려고 하기보다는 내적으로 자신을 다스리는데 집중하라고 한다. 사성제, 삼법인, 십이인연 등의 기본 교리를 비롯해서, 공(空)사상, 불성(佛性)사상, 유심(唯心)사상, 성구(性具)사상, 선(禪)사상 등이 내면의 깨달음을 중시한다. 불교를 전파하는 이타(利他), 자비, 교화를 중생개혁으로 풀이할 수도 있지만, 그 개혁하는 방법도 외형적 억지가 아닌 내면의 깨달음에 의지한다. 내 마음이 어두우면 이 세상이 지옥이 되고, 내 마음이 밝아지면 지옥이었던 바로 그 세상이 극락이 된다. 내가 잘하면, 내가 밝게 보면, 욕망 갈등 악 번뇌 고뇌 덩어리인 저 세상이 아무 문제가 없는 곳이 된다.

 

불교는 교사나 판사로 사람들에게 다가가지 않는다. 내가 여고생으로서 고3 담임선생님과 결혼했다고 치자. 결혼 이후에도 남편이 나를 학생을 다루는 교사처럼 가르치려고 한다면 나는 그 남편과 계속 살고 싶지 않을 것이다. 판사 남편도 마찬가지이다. 나의 모든 행동과 생각을 재판하려고 하는 남편과 결혼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불교는 종교로서 만족한다. 정치가 군인 경찰의 일까지 도맡으려고 하지 않는다. 불교사상을 응용해서 정치하려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시민운동을 하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그들의 일이다. 불교가 사회 개혁 운동을 막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내면의 깨달음을 우선으로 삼는 그 기본을 포기하지도 않을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임명도 받지 않은 채 경찰관 행세를 하느라고 너무 피곤하게 살아왔다. 누구든지 만나기만 하면 그에게 어떤 잘못된 생각과 행동이 있는지를 살피고 엿듣느라고 눈과 귀가 어두워졌다. 내 멋대로의 교사 판사 역도 이젠 그만 두어야겠다. 저 대연법사에게 왜 사람이 모이는지를 알았으니까. 내가 잘하면 불가사의하게 남도 잘하게 되는 도리를 깨달았으니까. 

 

지명스님/ 괴산 각연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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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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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다정불심 | 작성시간 12.03.29 나무 지장보살 마하살.....()()()
  • 작성자자연성 | 작성시간 12.03.30 나무 지장보살 마하살...()()()
  • 작성자윤영하(尹鈴廈) | 작성시간 12.03.30 나무 지장보살 마하살...()()()
  • 작성자無涯心 | 작성시간 12.03.30 나무 지장보살 마하살.....()()()
  • 작성자dlruddo | 작성시간 12.03.31 _()_나무 지장보살 마하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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