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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 명법문┃

최고의 시인은 바로 부처님입니다 / 가평 아가타보원사 정안스님

작성자地藏行者|작성시간12.04.27|조회수75 목록 댓글 7

 
 
정안스님은 등단한지 20년이 넘은 중견 시인 로담(路談)이다. 종립 중앙승가대 교역직 종무원으로 근무하는 가운데 계간지 <불교문예> 발간, ‘현대불교문학상’ 제정과 운영에 큰 역할을 해왔다.

2008년 시집 <뭐>를 펴낸데 이어 최근에는 염불시 선집 <연방시선>을 번역해 놓고 칩거하고 있어 찾아 나섰다. 경기도 가평군 상면 태봉2리 426-1 ‘아가타보원사’. 5월30일, 지은 지 10여년 된 보원사는 잠시 들러 차 한 잔 나누고 노닐기에는 더 없이 한적한 ‘토굴’이다.

 

간밤 용맹정진을 마친

샛별은

무명업식을 털어내는데


사바의 속살은

보원사 석불전에 이는 향운(香雲)으로

목욕재계를 합니다


기원으로 예불하고

염원으로 기도하고

원력으로 발원하는 속에


죽비는 선정에 들고

목탁은 염불을 하고

요령은 법문을 합니다.

 

한 배 한 배 백팔 배를 하다 이마의 땅방울이 떨어질 때쯤이면 눈에 들어오는 스님의 시(詩) ‘새벽예불’이다. 1996년 펴낸 시집 <나 너답지 못하다고>에 실린 것으로 ‘봉은사 탑전 돌향로’를 ‘보원사 석불전’로 바꿔 다포에 옮긴 것이다.

 

아가타 보원사(阿伽陀 寶園寺)의 ‘아가타(agada)’는 멸진정, 약으로 이야기하면 명약, 불로장생약을 의미한다. 보원사는 부처님 당시 <금강경>이나 <아미타경> 등이 설해진 사위국(舍衛國)의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 기원정사(祇園情舍) 창건설화를 한문으로 표기한 것이다. 즉 보배동산으로 급고독 장자가 기타태자의 동산에 황금을 깔았다는 이야기를 표기한 것이다. 도량이란 불(佛) 법(法) 승(僧) 삼보가 상주하는 곳으로 수행하는 곳이기를 원하고 수행하는 그 자체가 보배이고 환희롭기 때문이다.

 

“수행은 부처님 말씀으로 중생이 업(業)을 고치는 일로, 수행하는 것 자체가 중생을 부처로 만들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참선 염불 경전독송 모두가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하는 방편으로 어느 한 부분에 치우쳐도 안 되고 무엇이 먼저라는 차제를 두어서도 안 됩니다.

 

경전은 모두가 부처님 말씀이라 바탕이고, 염불은 모두가 부처님 모습이 그리워 그리는 그림, 참선은 부처이기를 원하는 하나하나가 진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그 가운데 하나만을 권할 이유가 없습니다. 내가 좋다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다 좋을 수는 없습니다. 사람마다 근기가 다르지 않습니까. 저는 흉내 내지 말라고 합니다. 앵무새도 사람 소리는 낼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뜻을 모릅니다. 스스로의 마음에 와 닿는 것을 스승으로 삼으면 됩니다.”

 

스님은 어떤 수행을 하며 어떻게 살아왔을까? 궁금해 하는 기자에게 스님은 이렇게 길동무와 얘기를 나누듯 마음속의 보물을 진솔하게 하나하나 풀어놨다.

 

“시인은 언어의 연금술사이어야 합니다. 시대적 언어를 만들어 내지 못하면 시인이라 할 수 없습니다. 까닭에 나는 시인이 아닙니다. 부처님의 경전과 수행방식으로 시(詩) 밭을 일구는 일꾼일 뿐입니다. 부처님이 최고의 시인입니다.”

 

스님은 어릴 적 ‘설산동자 이야기’에 큰 감명을 받았다. 초등학교 도덕책에서 본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諸行無常 是生滅法 生滅滅已 寂滅爲樂.

 

“위법망구(爲法忘軀)를 이야기할 때 자주 쓰이는 말로 <열반경>에 나오는 게송입니다. 부처님이 오랜 전생(前生)에 설산(雪山)에 들어가 보살행을 닦을 때 얘기죠. 제석천(帝釋天)이 나찰(羅刹)로 변신해 외우는 전반게(前半偈)를 듣고 크게 기뻐하여 후반게(後半偈)를 청하니 나찰은 육신을 요구하고 이 때 부처님 스스럼없이 몸을 바치고 후(後)의 반게(半偈)를 들었습니다. 이것을 설산반게(雪山半偈), 설산팔자(雪山八字)라고 하는데, 경문(經文)에서는 이것을 위구팔자(爲求八字) 고기소애신(故棄所愛身)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자타카에도 있습니다.”

 

허주스님은 오래 전 월간 <봉은> 주간 소임을 볼 때 ‘동진(童眞) 선배’ 정안스님에 대해 이렇게 썼다.

“그 깐깐한 눈매와 간단(間斷)도 허락할 것 같지 않은 인상은 처음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근접을 까다롭게 하기에 충분하다. 허나 그 내면(內面)을 흘깃거리다 보면 옷매무새를 풀어 헤치고 요즘 유행하는 대중가요를 목청 돋우어 부르기도 하고 계절의 변화에 민감하게 마음이 움직여 처진 어깨를 보여주기도 하는, 무엇보다 긴 방황 끝에 불전에 오롯이 향 하나 사르는 떠돌이 동냥중에 불과하다.”

 

   
 

하지만 스님의 진면목은 뒤에서 말해준다. “그러나 그는 공적인 일과에는 매우 단호하다. 그 단호한 기질에 가끔 고개를 흔들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끄덕거림으로 그를 긍정한다. 그와 함께 할 때면 그 안목이 예사롭지 않음을 늘 느낀다. 웃어른에 대한 깍듯한 예의와 공경심, 주변 선배에 대한 그의 각별함, 그리고 후배들에 대한 따사로움은 더불어 살아가야하는 세상사 이치를 다소곳한 실천으로 몸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1980년대 서울 강남 봉은사, 중앙승가대학에서 소임을 보며 종단사와 얽힌 수많은 역경에서도 늘 자신보다는 주변을 먼저 챙겨왔지만 스님 스스로는 그냥 ‘꼴통’일뿐이라고 손사래를 친다.

 

“보조스님 말씀 중에 ‘땅에서 넘어진 자 땅을 짚고 일어난다(因地倒者 因地而起)’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인생은 본래 흔들리면서 사는 것이니 저는 그 흔들림에 놀라거나 숨지 말라고 합니다. 흔들림은 길을 가는 모습이고 진실(참)을 찾기 위한 모습입니다. 누구나 넘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넘어졌다고 꺾이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네가 어디에 있든 누구와 있든 당당하라(隨處作主)’는 말씀을 감명 깊게 읽었다는 정안스님은 <금강경간정기>의 ‘진선묘색(眞善妙色)’도 즐겨 쓴다. “<열반경>에 부처님의 몸은 불괴(不壞)의 몸이라 했습니다. 가장 선한 것이 제일 아름다운 것이라 생각합니다.”

 

차를 두고 마주 앉은 종무소의 창으로 들어오는 신록이 벌써 절정에 다다른 듯하다. 산을 내려가기도 전에 다가올 더위를 걱정하는 길손에게 스님은 선물 하나를 건넸다.

 

“더위를 피하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더불어 사는 세상이고. 함께 하지 못하면 이질감이 생깁니다. 더위에는 더위와 함께 하여야 편안합니다.” 왠지 올여름 더위는 크게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다.

 


■ 정안스님은 …

 

학교법인 승가학원 이사. 정안(正眼)은 법명이다. 계간 <불교문예> 편집인으로 법호(法號)인 로담(路談)으로 더 많이 알려졌다. <젊은 날에 쓰는 편지> <차마 떠나보내지 못한 사랑으로 사랑하렵니다> <나 너답지 못하다고> <꽃이네요 꽃밭이네요> <뭐> 등의 시집을 냈으며 집역집으로 <韓國의 詩僧> 고려편과 신라편에 이어 최근 <연방시선(蓮邦詩選)>을 냈다. ‘연방시선’은 중국 주대(周代)부터 청대(淸代)까지의 시편 가운데 찬불(讚佛)과 찬법(讚法), 귀의(歸依)와 영험을 제재로 한 작품 514편을 가려 뽑아 엮은 염불시 선집으로 우리말로 편찬된 것은 이번 처음이다.

 

1972년 전남 광양 법왕사로 입산, 1973년 조계종 제21교구본사 송광사에서 현문(懸門)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1974년 송광사에서 구산스님을 계사로 사미계, 1976년 해인사에서 고암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했다. 해인사승가대학과 중앙승가대학을 졸업했으며 동국대 교육대학원에서 교육철학을 전공했다.

 

 서울 봉은사 총무와 포교실장 소임을 보기도 했으며 은사 현문스님과 함께 서울 성북동 길상사 전신 대법사를 인수-종단등록 실무를 맡기도 했다. 중앙승가대학 사감을 시작으로 학생국장 교무국장 총무처장에 이어 지난해까지 학교법인 승가학원 사무처장으로 일해 왔다. 현대불교문인협회 이사.현대불교문학상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면서 2000년 창건한 가평의 아가타보원사에서 ‘시밭’을 일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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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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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자연성 | 작성시간 12.04.27 나무 지장보살 마하살...()()()
  • 작성자다보탑 | 작성시간 12.04.27 나무 지장보살 마하살.....()()()
  • 작성자서정 | 작성시간 12.04.27 나무 지장보살 마하살...()()()
  • 작성자dlruddo | 작성시간 12.04.28 나무 지장보살 마하살 ()()()
  • 작성자태백산선녀 | 작성시간 12.04.28 나무 지장보살 마하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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