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나는 바보만 같아서
박노해
호수 같은 마음을 지니고
폭포처럼 살아야 할 때가 있었다
그러나 나는 바보만 같아서
폭포 같은 마음으로 폭포처럼 달려왔네
폭포 같은 마음을 지니고
호수처럼 살아야 할 때가 있었다*
그러나 나는 바보만 같아서
호수 같은 마음으로 호수처럼 살아왔네
아 나는 바보만 같아서
호수 같은 마음으로 폭포처럼 달릴 때와
폭포 같은 마음으로 호수처럼 머물 때를
스스로 찾지 못하고 흘러가고 말았네
*금아 피천득님의 수필에서 일부 따옴
시집 『겨울이 꽃 핀다 』, 해냄출판사,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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