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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믿음신앙칼럼

새똥교회

작성자카페.지기|작성시간26.06.16|조회수63 목록 댓글 0

천지만물이 가장 생동감 넘치는 계절, 6월이다. 오늘은 감리교회가 제정한 환경선교주일이다. 6월은 그 푸르름이 왕성하고, 성장의 기운이 가장 힘차다. 이런 모습을 색깔로 표현한다면 ‘녹색’, 혹은 ‘초록’이다. 2년 전 5월, 색동교회가 녹색교회로 선정된 후 여러 사람 앞에서 인사말을 할 기회가 있었다. 의미있게 이야기하려고 짧은 시간 동안 속으로 입말을 공그르며 준비하였다. 

  “우리 교회 이름은 색동(色童)입니다. 무엇이 연상되시나요? ‘무지개, 요셉의 채색옷, 하늘나라 잔치, 주님의 평화’일 것입니다. 다섯 살 어린이 하늘이가 처음 교회에 나왔을 때 ‘새똥교회’인 줄 알았답니다. 아이 귀에는 그렇게 들린 모양입니다. 그때 배웠습니다. 아, 우리 교회 이름 안에 하나님의 창조 질서가 담겨 있구나. 어쩌다 ‘새똥’으로 들은 색동이란 이름 안에 녹색이 있음을 깨달은 것입니다. 이미 교회 이름에 녹색교회의 씨앗이 있었습니다. 우리 교회를 녹색의 친구로 불러주신 것에 대해서 고맙습니다. 색동교회가 녹색교회와 더불어 녹색 그리스도인, 녹색 가정, 녹색 시민으로 자라나도록 애쓰겠습니다.”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녹색교회로서 환경, 생태계, 창조질서 보전을 위해 당장 무엇무엇을 실천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 하나님의 뜻을 깨닫는 것이 소중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인생의 아름다움이 “이 꽃 하나만 같지 못하였느니라”(마 6:29)는 예수님의 말씀을 귀담아듣는 데서 부터 출발한다. 

  이젠 고전이 된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는 우주의 존재를 아주 가까이에서 일깨워주었다. 그는 미국 나사(NASA) 당국을 설득하여 태양계 탐사선 보이저 1호가 카메라 방향을 돌려 지구를 촬영하도록 하였다. 1990년 지구에서 60억 Km 떨어진 우주에서 찍은 지구는 ‘창백한 푸른 점’이었다. 세이건은 “우리는 부유하는 먼지의 티끌 위에 산다”고 실토하였다. 

  그 창백한 푸른 점에 무려 80억 명의 인구가 산다(2022년). 불과 50년 전인 1974년에 지구 인구는 현재의 절반에 불과하였다. 인구 증가율보다 더 빠른 경제성장과 소비능력으로 이제 아름다운 푸른 지구는 기후위기라는 암담한 미래를 맞고 있다. 2024년 6월 5일, 세계기상기구(WHO)는 향후 5년 안에 지구의 평균기온이 산업화(1850-1900년) 이전보다 1.5도 이상 높아질 가능성이 80% 수준이라고 경고하였다, 불과 2015년 파리협정 때 0%에서 급증한 것이다.

  하긴 선거 때마다 여야를 막론하고 후보들은 개발과 발전을 공약하는 일을 반복한다. 결국 그 목적지는 시멘트로 뒤덮일 삭막함이고, 자연이 파괴되고 환경이 오염된 살기 쉽고 편리한 ‘위험 가득한’ 세상이 아닌가? 사람들은 온통 대박을 꿈꾸지만 발전이란 미명 아래 결국 개발의 노예가 되고, 삶의 터전을 위기로 몰아갈 것이다. 그런 점에서 1968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던 로버트 케네디의 연설은 의미심장하다. 

  “우리의 국민총생산은 각종 오염시설, 고속도로에서 사망한 사람들을 치우는 구급차를 성장으로 측정합니다. 네이팜탄과 핵무기, 시위 진압용 장갑차도 성장에 기여하는 것으로 계산합니다. 하지만 국민총생산에는 아이들의 건강과 교육의 질, 놀이의 즐거움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시의 아름다움도, 가족의 건강함도, 토론의 지적 수준도, 공직자들의 청렴함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실은 이것들이 우리가 나라를 자랑스러워하는 이유입니다.”

  여기에 덧붙인다면 자연의 아름다움, 환경의 정연함, 친절한 이웃, 너털 웃음, 내적 기쁨, 공동체다움 그리고 소박한 삶, 이런 평범한 녹색의 기준들이 국민총생산으로 계수되어야 한다. 한마디로 욕망을 줄이고, 속도를 늦추라는 것이다. 

  창조 질서 회복이란 담론은 거창하지 않다. 얼마 전까지 창조 세계는 바삐 돌아가지 않았고, 하나님의 시간은 느릿느릿했으며, 창조의 공간은 한가로웠다. 발등에 떨어진 지금, 이제 눈을 감고 믿음의 눈을 떠 하늘의 사인을 볼 수 있어야 한다. 

  • 송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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