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민주권시대의 보훈정책, 왜 아직도 제자리인가?●
국가보훈부 권오을 장관은 무엇을 했는가?
김성대 정치학박사 K보훈향군선진화 국민연대 상임대표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우리는 매년 현충일과 6·25전쟁 기념일을 맞아 국가와 민족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분들을 기린다.
그러나 진정한 추모와 감사는 꽃 한 송이와 기념식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국가가 희생과 헌신에 대하여 어떻게 보답하고 있는가, 그리고 보훈정책이 얼마나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 가 더 중요하다.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고 세계 5위권 군사강국이다. 그러나 보훈정책만 놓고 보면 선진국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여 후진국 수준인 것이 현실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국민주권시대를 표방하며 출범한 이재명 정부에서도 보훈정책의 구조적 문제는 거의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국가보훈부를 책임지고 있는 권오을 장관은 과연 무엇을 개혁했고 무엇을 바꾸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대한민국 보훈정책의 부끄러운 현실 현재 대한민국 국가예산 대비 보훈예산은 약 0.92% 수준이다. 반면 미국은 약 3~4.7%, 호주는 4.5~5.5%, 대만은 4.5~7% 수준을 장기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단순한 비율이 아니다. 이들 국가는 수십 년 동안 꾸준히 보훈예산을 투자하며 국가유공자와 제대군인 정책을 국가 운영의 핵심축으로 발전시켜 왔다.
반면 대한민국은 경제 규모 세계 10위권 국가임에도 보훈예산은 주요 선진국의 5분의 1 수준에 머물러 있다. 조직 규모도 마찬가지다. 국가보훈부 인력은 약 1,200명 수준이다. 대만은 약 14,000명, 미국은 약 23만 명 규모의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분단국가이고 6·25전쟁을 겪었으며 현재도 휴전 상태에 있는 나라다. 그럼에도 보훈행정을 담당하는 조직은 선진국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열악하다. 더 심각한 것은 보훈수혜 대상이다. 국가보훈부 제대군인국이 밝히고 있는 제대군인은 약 1,600만 명인데 이분들을 대표하는 대한민국 재향군인회가 보훈단체에서 제외되어 있다.
여기에 미서훈 독립운동가 약 6만 명, 6·25 전쟁 실종자 11만 3천여 명, 민주화유공자와 가족들까지 포함하면 국가가 책임져야 할 보훈대상은 엄청난 규모다. 그러나 실제 보훈 혜택을 받는 대상은 극히 제한적이다. 대한민국은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보훈자산을 보유한 나라 중 하나지만 보훈정책 수준은 이에 턱없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권오을 장관은 무엇을 개혁했는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많은 국민은 보훈정책 역시 달라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나타난 결과를 보면 장관이 바뀐 것 외에 실질적인 변화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청와대 보훈비서관은 신설되지 않았다. 국회 보훈향군상임위원회도 신설되지 않았다. 보훈예산 확대 계획도 보이지 않는다.
미서훈 독립운동가 문제 역시 획기적인 대책이 없다. 6·25 전쟁 실종자 문제도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 월남참전용사들의 참전수당은 당시 참전국들에 비해서 가장 적다. 1,600만 제대군인을 위한 새로운 정책도 사실상 찾아보기 어렵다.
결국 권오을 장관은 과거 정부 시절 국가보훈부가 보여주었던 행정 관행을 반복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재향군인회 문제다. 대한민국재향군인회는 국가보훈부가 감독하는 대표적인 보훈단체다. 그러나 재향군인회는 오랜 기간 비민주적 운영과 각종 부정부패 논란이 반복되어 왔다. 최근 수년 동안 제기된 재정 문제와 운영 문제, 선거제도 문제는 이미 사회적 논란이 되었다. 그럼에도 국가보훈부는 적극적인 개혁 의지를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중앙회장 선거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재향군인회는 국가보훈부 기준으로 1,600만 명의 제대군인을 대표한다고 주장하는 단체다.
그런데 대표자를 선출하는 방식은 극소수 대의원에 의한 간선제다. 수많은 회원들이 참여할 수 없는 구조다. 더구나 선거 과정에서 공정성 논란과 민주성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그럼에도 국가보훈부는 "현행 법령에 따른다"는 답변만 반복하고 있다. 감독기관의 역할은 단순히 법 조항을 읽어주는 것이 아니다. 문제가 발생하면 개선하고, 제도를 발전시키고, 민주성을 높이는 것이 감독기관의 책임이다. 권오을 장관은 이 책임을 다하고 있는가?
국민들은 묻고 있다. 왜 농협은 되고 재향군인회는 안 되는가 ? 농협중앙회는 187만 조합원을 가진 조직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조합원의 의사가 직접 반영되는 선거제도를 확대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단체들도 이미 직선제를 도입한 사례가 적지 않다. ●예산도 들이지 않고, 국가보훈부 장관의 결심만 있으면, 가능한 사안이다.●
그런데 왜 재향군인회만 예외인가? 왜 보훈단체만 수십 년 전의 낡은 선거제도를 유지해야 하는가?
왜 국가보훈부는 민주화를 요구하는 회원들의 목소리를 외면하는가. ●뭔가 야합하지 않았다면, 어떴게 설명할 것인가?●
이 질문에 답해야 하는 사람이 바로 권오을 장관이다. 이제는 구조개혁이 필요하다 대한민국 보훈정책의 문제는 특정 사업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 예산, 조직, 제도, 수혜대상 전반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
첫째, 국가예산 대비 보훈예산을 단계적으로 2%, 장기적으로 5% 수준까지 확대해야 한다.
둘째, 청와대 보훈비서관을 신설하여 국가 차원의 컨트롤타워를 구축해야 한다.
셋째, 국회 보훈향군상임위원회를 설치하여 전문적 입법과 예산 심사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넷째, 미서훈 독립운동가와 의병, 동학혁명 참여자에 대한 국가적 재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다섯째, 1,600만 제대군인을 국가 보훈체계 안에서 단계적으로 포용할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여섯째, 재향군인회를 비롯한 보훈단체의 선거제도를 민주적으로 개혁해야 한다.
왜? BTS가 세계적으로 빛을 발하고, K컬쳐.K푸드.K방산이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는데 K보훈.향군은 후진성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가? 이재명 국민주권시대의 대통령은 독립운동가는 3대가 망하고 친일파는 3대가 흥한다는 상징적인 현실은 개선하고,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과 함께 보훈사각지대를 없애겠다고 하는데 , 청와대에 보훈비서관도 없고, 국회에 공론의장인 보훈향군상임위도 없는가? 보훈예산은 세계에서 가장 열악하고, 조직제도도 미비되어 있는가? 보훈수혜대상자의 10%도 못 포함시키고 있는가?
결론은 국민주권시대의 보훈정책은 과거와 같아서는 안 된다. 독립운동가의 희생도, 6·25 참전용사의 헌신도, 민주화유공자의 희생도, 1,600만 제대군인의 봉사도 더 이상 국가의 관심 밖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권오을 장관이 진정 국민주권정부의 보훈부 장관이라면 현상유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보여주기식 행사가 아니라 구조개혁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미사여구가 아니라 행동이다. 그리고 지금 필요한 것은 과거 정부와 똑같은 보훈행정이 아니라 국민주권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보훈혁명이다. 2026년 호국보훈의 달이 그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 김성대 정치학박사
K보훈향군선진화 국민연대 상임대표
장태완 장군 추모회 결성 준비위원장
전 광주·전남재향군인회장(31·32·33대)
전 전국시도협의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