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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애플스토리

작성자피트|작성시간24.04.28|조회수61 목록 댓글 0




첫 장을 펼쳤을때는 분노를 다스리는 노하우나 분노를 극복하는 법을 다루는 줄 알았다. 한 장 두 장을 읽어가며 재미있었다. 주인공 선교사는 고국에서 먹었던 파인애플을 먹기 위해 척박한 땅에 파인애플 묘목을 구해다가 심었다. 3년동안 애써 키우며 이제 입에 쏙 넣기만을 기다렸다. 그러나 파인애플 맛을 보지 못했다. 원주민들이 모두 훔쳐갔기 때문이다. 노랗게 익는 족족 훔쳐갔다. 3년을 참고 기다린 인내에 대한 보응에 허망하고 남의 것을 훔치는 주 특기를 가진 원주민들에게 화가 났다. 선교사는 화내면 안되는 줄 알면서도 선교지에서 구하기 힘든 파인애플을 너무 먹고 싶었고, 자기 것이었는데 몰래 훔쳐갔기에 너무 화가나서 원주민에게 화를 내었다.



앞으로 또 훔치면 아내가 운영하는 병원을 닫는다고 경고를 했다. 무료로 약을 나눠주었는데 원주민들의 질병을 치료하고 아기들의 생명을 살리며 그들을 돕느라 늘 녹초가 되었다.



파인애들은 또 익어갔다. 이제는 먹을 수 있겠지...그러나 익는 족족 도둑맞았다. 그래서 병원문을 닫아버렸다. 원주민들은 병든 아기들을 죽게 내버려 두었다. 그곳에서 생명은 하찮았다. 악성 폐렴에 걸린 사람들은 기침을 하며 약을 달라고 사정하였다. 파인애플을 훔쳐가서 못준다고 했더니, 자기는 안훔쳤단다. 다시 병원을 열었다. 병원문을 열자 다시 파인애플을 훔쳐갔다.



마침내 누가 훔쳤는지 알게 되어 왜 훔쳤는지 물으니 ' 내 손이 심었으니 내 입이 먹는다' 그게 밀림의 법이었다. 부족의 법이 그렇다니, 그래도 파인애플을 먹어야겠기에 반은 손대도 되지만 반은 내것이니 손대지 말라고 했다. 그들이 수긍하는 것 같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또 훔쳐갔다. 그래서 다시 결심했다. 그 파인애플을 모두 주기로! 그리고 다시 심기로. 그래서 파인애플 나무를 옮겨가라고 했더니 품삯을 달랜다. 헐~그들은 그들의 법대로 계산했다. 파인애플 나무를 옮기는 것도, 새로운 땅에 파인애플 땅을 일구는 품삯도 모두 달랜다.



여기까지 읽으면서 몇 장 안되었지만 나도 주인공 선교사처럼 같이 화가 났다. 원주민에게 너무 화가 났다. 어떻게 이럴수가 있나? 동변상련인가? 파인애플을 먹고 싶은 마음이 너무 공감이 되었고, 돌아온 배신과 뻔뻔함도 너무 공감이 되었다. 나도 먹고 싶은 것이 한 번 꽂히면 선교지에서 구할 수 없음에도 생각이 멈추지 않아 힘든 적이 있었다. 집안이 어렵고 학비가 없어서 도와준 제자에게 당한 배신감도 생각났다. 백불짜리 몇개를 옷장안에 숨겨두었는데 표 안나게 가짜 화폐랑 바꿔치기 해서 가져간 것도 생각났다. 주인공 선교사는 어떻게 했는지 계속 읽어나갔다.



주인공 선교사는 파인애플 나무를 모두 뽑아 쓰레기 더미에 버렸다. 그들 거라고 하니 그걸 뽑은 후 선교사 자신의 것을 심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품삯을 줄테니 묘목을 심어달라고 했다. 대신 품삯으로 값을 치렀으니 이제 자신이 먹을 거라고 했다. 원주민은 '우리가 심은 건 우리가 먹는다'는 철칙을 고집했다. 선교사는 그들에게 꼭 필요한 칼을 주고 대신 파인애플은 선교사 자신이 먹는다고 했다. 그들은 동의했다.



드디어 3년이 또 지났다. 원주민은 물증인 칼을 갖고 있으니 따 먹지 않을거라 여겼다. 파인애플이 익어갔다. 선교사는 열매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다. 이제 먹을 수 있구나! 그런데 또다시 훔쳐갔다. 그들은 칼도 갖고 파인애플도 가지고 갔다. 선교사는 궁리끝에 상점을 닫았다. 약속을 어기고 또 어겼던 그들을 향해 소금, 성냥, 낚싯바늘 같은 물건을 파는 상점을 닫았다. 그러자 원주민들은 상점이 없고 외부인(선교사)과 살아봤자 득이 없으니 모두 밀림으로 돌아갔다.



선교사는 혼자 앉아서 원하던 파인애플을 먹었다. 사람이 없으니 선교할 일도 없었다. 다시 고민에 빠졌다. 미국에서도 얼마든지 파인애플을 먹을 수 있는데 여기까지 와서 고작 하는 일이 파인애플 먹는 것에 온 힘을 쏟고 있다니...



다시 원주민들을 불렀다. 어떻게 하면 파인애플도 지키고 원주민도 밀림으로 돌아가지 않고 같이 있을까? 개를 키웠다. 독일산 셰퍼드! 크고 무섭게 짖어대는 셰퍼드로 인해 파인애플은 지켜졌다. 원주민들이 얼씬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람들이 선교사 주위로 오지 않아 대화를 나눌 사람도 없고, 원주민 말을 가르쳐 줄 사람도 구할 수 없었다. 다시 개를 없앴다. 개를 없애자 사람들은 다시 돌아왔지만 또 다시 파인애플을 먹을 수 없었다.



나도 내용을 따라가며 화가 나면서도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에 빠졌다. 분노의 단계를 지나 같은 선교사로서 이건 내 현실처럼 실제적이었다.



그 후 주인공 선교사는 안식년을 맞아 고국에 돌아와 베이직 세미나에 참석하게 되었다. 거기서 모든 소유를 하나님께 드려야함을 배우고 파인애플 밭을 하나님께 드리는 결단을 했다. 자기것이라고 주장하며 여태 그것을 먹으려고 권리를 주장했는데 주님이 어떻게 하시든 상관없다고 그 밭을 드렸다. 원주민들은 여전히 파인애플을 훔쳐갔다.



어느 날, 원주민들이 찾아와 "투완(외부인), 당신은 드디어 그리스도인이 되었군요" 선교사는 속으로 "그리스도인이 된지 20년이 되었다구요". 대꾸하고 싶었지만 "왜 그런 말을 하시죠?"물었다. 그들의 대답은 "우리가 파인애플을 훔쳐가도 화를 안내니까요" 이 말은 선교사에게 계시였다. 그제야 그들에게 가르쳐 온대로 살기 시작한 것을 깨달았다.



선교사는 자신의 것을 하나님께 드렸을 때 경험한 것을 깨닫고 다른 것들도 드리기 시작했다. 하루는 아들이 아파 죽게 되었을 때 그 순간 아들을 하나님께 드린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기도를 드렸다. 그것은 파인애플 밭을 드리는 것보다 훨씬 어렵고 힘든 일이었다. 그러나 하나님께 드리는 훈련을 그 순간에도 했다. 하나님이 아들을 데려가실 것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했다.



아! 이 대목에서 나는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주인공 선교사는 아들을 드렸지만 난 어떨까? 거기까지 드릴 수 있을까? 자신이 없는 나를 안다. 난 드릴 수 있는 것이 있고 드릴 수 없는 것이 있다. 아들까지는....하나님이 나를 시험하지 않기를 바랬다. 주인공 선교사는 아들을 드렸다. 그리고 아들은 열이 내려 회복이 되었다.



주인공 선교사는 시간을 드려 원주민들이 원하는 것을 해 주었다. 시간도 주님의 것이라고 드렸기 때문이다. 성경번역은 거의 하지도 못했고 그들이 원하는 하모니카 냄비 삽을 고쳐주었다. 점점 더 많은 사람이 그리스도께 돌아왔다. 그들은 자기네들끼리 "투완(외부인)이 그리스도인이 됐어. 우리한테 서로 사랑하라고 말만 하더니 이제 정말 우리를 사랑하기 시작했어"



처음에는 같이 화를 내며 분노하다가 책의 끝에는 분노는 온데간데 없고 숙연함이 밀물처럼 몰려왔다. 자기것에 대해 분명하게 룰이 있었고 기준이 있었던 선교사의 생각이 바로 내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건강, 계획, 시간, 돈, 친구, 명성, 활동, 의지, 직장, 자존심, 운동 등 하나님께 드릴 수 있는 영역과 하나님이 손대면 곤란하다고 선을 긋는 것이 나도 분명 있다.



주인공처럼 결단하기를 원한다. "하나님의 것입니다. 주님의 것입니다. 점점 더 내려놓겠습니다. 시간, 자녀, 건강, 돈, 자존심, 만들고 싶은 이미지, 이것이 제게는 내려놓기 힘든 영역인데, 내 영역은 더 좁아지고 하나님의 영역은 더 넓어지길 원합니다" 동화같인 이야기가 깊은 헌신으로 나를 이끄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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