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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백]자비보다 존중, 연민보다 감사, 베풂보다 겸손.

작성자fairy|작성시간26.06.20|조회수30 목록 댓글 0

밤하늘 초승달보며 동반자들과 호텔 수영장 앞에 앉아 긴 담소 시간을 갖다.

나의 여행길에서 가장 큰 무기는 ‘저들 앞에 겸손하자’는 마음이다. 내가 상대를 존중하고 겸손하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천사가 되어 나를 도와준다고 믿으며 여행한다.

 

이번 여행에서는 동행인들의 베풂을 보며 내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다. 그 불편함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내가 너무 냉정하거나 인색한걸까? 그들은 불교에서 말하는 측은지심과 자비심으로 베푸는 것일까. 그렇다면 나는 어떤가.

나는 누군가를 측은하게 여겨 베풀기보다는, 내가 받은 것에 대한 감사와 그 감사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그래서 문득 궁금해졌다. 감사에서 비롯된 베풂과 측은지심에서 비롯된 베풂은 같은 것일까, 아니면 전혀 다른 것일까?

어쩌면 결국은 같은 곳으로 향하는 같은 마음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궁금하다. 사람들은 왜 누군가를 측은하게 여기는 걸까. 아니면 내가 아직 알지 못하는 또 다른 마음이 있는 걸까. 저들은 저들 방식으로 베풂으로 선의를 표현하고 나는 나의 방식으로 존중과 감사를 표현한다. 내가 날 다독이고 있다.

 

낯선 나라의 여행길에서 나는 풍경보다도 사람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결국 내 마음을 돌아보고 있다.

 

자비보다 존중,

연민보다 감사,

베풂보다 겸손.

 

 

2026년 6월 19일에서 자정을 넘기며

거문고선녀

2025/07 세부가족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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