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07 _ 다둥이네랑 석가헌과 무등산 계곡 다슬기잡기 (작성 중)
이번 일요일엔 석가헌애서 딱히 할일이 많을 거 같지 않다. 무엇보다 해야할 일은 지난번 빌려서 사용했던 소각용 깡통을 되돌려주는 일이다. 사용한 그날 바로 돌려줘야 맞지만 그땐 너무 뜨거워서 이동할 수가 없었고 지난주에도 돌려줄 맘이었는데 쥔장도 없고 비가 너무 많이 와서 혼자 옮기기 어려웠다. 제촉을 받기전에 돌려줄 맘으로 석가헌을 가긴 가야하는데 운전하기가 싫다. 다둥이네를 델꼬 가고 싶은 마음에 작은아들에게 함께 가려느냐 물었다. 아무리 자식이라도 강요는 할 수 없는데 흔쾌히 오겠다니 오고감탕이다.
7월 7일 아들에게 일요일인데 다른 약속이 없냐 물으며 넌지시 석가헌 동행을 부탁했다. 오후 1시에 내 집으로 와서 함께 출발하기로 약속하는 긍정의 답을 받고 오전 내내 여행기 작업하느라 책상앞에 엎드려 있었다. 약속을 정확하게 지키는 아들이다. 소각통 사용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오리바켄 팩을 선물할 마음으로 각화동 쪽으로 이동했다. 소각통 주인과 최근 사별하여 홀로되신 석가헌 바로 앞집, 그리고 다둥이네 몫까지 세 팩을 샀다. 내가 선택한 음식 중 특히 연로하신 어른들에게는 가성비&가심비 최고의 음식이다.
날씨가 흐린 탓만은 아닐텐데 폰 렌즈에 습기가 찬 건지 모든 사진이 흐릿하다.
[거문고선녀가 만든 김치오리볶은밥]
1. 주물판에 오리바켄 조금(한팩의 8분의 1가량 충분)과 잘게 썬 김치를 볶는다.
2. 석가헌 에서 수확한 잔감자까지 넣은 잡곡밥(반공기)을 넣고 다시 볶는다.
3. 석가헌에서 수확한 부추와 들깨순을 넣고 볶은 후 통깨를 뿌려낸다.
석가헌에 도착하자마자 몇달전 홀로되신 앞집 아주머니께 오리바켄을 전달하니 이거 받아도 되냐며 너무나 고맙단다. 혼자 시골에 사시면서 사 먹기 어려운 식자제라며 선물하는 내 마음을 알아준다. 그런데 문제는 소각통 주인이 댁에 아무도 안계시니 전달할 방법이 없다. 상할 염려가 있는 음식이라 소각통만 제자리에 두고 나왔다. 석가헌 마당의 소각한 잿더미를 큰 통으로 덮고 곱게 피어난 원추리와 능소화 꽃사진을 찍었다.아직 옥잠화며 백합, 섬초롱 꽃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7월 초의 석가헌을 대표할 꽃은 단연 능소화다.
또 다른 능소화!! 이건 네팔 안나푸르나 여행 중에 만났던 능소화다.
오래전 최선생이 챙겨와 심은 이 덩쿨식물은 석가헌에서 처음 꽃을 피워내는 시계꽃(?)이다.
간단하게 참외와 수박으로 간식을 먹고 무등산 도원마을 계곡으로 갔다. 잠깐 옮겨왔을 뿐인데 계곡은 여름 낯 지상낙원이고 맑은 물 계곡의 피서객은 우리뿐이다. 우리는 다슬기 잡기에 들고 너무 작은것은 잡지 않기로 규칙을 정하고 이런 상황을 만끽할 줄 아는 다둥이네다. 작은 돌들까지 뒤적이며 부녀팀과 형제팀으로 나눠 다슬기 잡기에 열중한다. 한 시간여 다슬시 잡기에 집중하더니 그룻에 담긴 다슬기 양으로 내게 심판해 달란다. 결과는 부녀팀 승으로 끝날무렵 외지인 한무더기가 계곡으로 들어오는 길을 묻는다.
우린 방을 빼주자며 계곡을 나오는데 내 맘 같아서는 다슬기를 계곡에 내려주고 오고 싶은데 아가들 마음은 그게 아니다. 아들은 석가헌으로 돌아와 부침개 정도나 먹고 나오려는데 다둥이 마음은 그게 아니다. 오리고기를 구워 저녁을 먹고 하룻밤 잠도자고 낼아침 일찍 광주로 와서 등교하겠단다. 애들 아빠는 현재시간 4시 반이니 5시까지만 석가헌에 있다가 집으로 출발하잖다.
장남 근후는 아빠와 타협에 든다. 저녁을 먹고 6시에 출발하기로 합의를 보니 난 더욱 바빠진다. 다둥이네 먹을 오리고기굽기와 생새우를 넣은 석가헌 부추들깨순전, 여기에 김치를 볶고 밥까지 넣은 볶음밥을 세 번이나 반복해야 했다. 자식들 입에 음식들어가는 거 보는 것만큼 행복한 일이 또 있을까? 이리 잘 먹어주니 하늘에 감사할 일이다. 저녁 준비에 바빠 사진은 못 찍고 모두 가슴에 담아두었다.
일단 저녁을 챙겨주고 싶은 내 마음에 쌀을 씻고 밥을 얹히고 오리고기도 굽고 부추와 깻잎, 새우살을 넣은 부침개도 만들었다. 그런데 나 혼자서 먹으면 열번 정도에 나눠먹을 양인데 애들은 네 번에 나눠 구운 고기를 한꺼번에 다 먹는다. 구울때 나오는 오리기름에 잘게 썬 김치를 볶아 오리볶음밥까지 만들어 주니 너무나 잘 먹어줘 깜짝 놀랬다. 다둥이네가 지금만큼 클동안 근서를 목욕시키는 일과 근하에게 입술 뽀뽀를 받아보기도 처음이다. 아주 뿌뜻한 석가헌의 하루.
2024년 7월 8일
거문고선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