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정교회 바오로 신부입니다.
저희 정교회는 그리스 정교회, 러시아 정교회, 루마니아 정교회 등 세계 각지의 다양한 지역교회들로 구성되어 있고, 이 지역교회는 서로 같은 교리를 믿어 일치점을 공유하나, 각자 전례의 세부절차와 행정제도 및 전통과 관련하여 지방색에 기초한 약간의 차이점들을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 전세계 정교회 내에서 세계최대의 지역교회인 러시아 정교회가 다른 지역교회들과 극명하게 구별되는 특징 중 하나가 7색상의 제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성직자의 제의 뿐만 아니라 지성소 내 어좌(御座: 주제단)와 제단의 탁자보, 심지어는 예배시 여닫는 휘장까지 교회력 절기에 따라 백색, 홍색, 황금색, 녹색, 청색, 자색, 흑색 등 다양한 색상을 띕니다. 이 색상들은 축일들이 기리는 성인들과 성경의 사건들에 대한 영적 의미를 상징합니다. 본문에서 이 제의의 7색상들이 상징하는 의미에 대하여 서술하고자 합니다.
1. 백색
창조되지 않은 신적인 빛을 상징한다. 이 색은 무지개의 모든 색들을 아우른다.
그리스도 성탄 대축일, 신현(神現: 그리스도 영세) 대축일, 오순절 성삼위일체 대축일, 그리스도 변모 대축일, 그리스도 할례 대축일 등 주님 축일들에 성직자들은 백색 제의를 착의하고 예배를 거행한다. 또한 성 라자로 토요일, 성대토요일, 복음사가 성 요한 사도 축일, 선구자 성 요한 세례자 탄신 대축일, 천사들의 축일에도 백색 제의 차림으로 예배를 거행하며, 몇몇 성당들에서는 그리스도 성전입당 대축일, 주님 예루살렘 입성 대축일(聖枝主日), 성 首使徒 베드로와 바오로 축일에도 역시 이 색상 제의를 착의한다. 백색 제의는 세례성사와 결혼성사 그리고 추모예배들에서 착용되며, 새로 성품에 서임된 이의 제의로도 착용된다. 한편 해외 러시아 정교회에서는 부활절 제의 색상도 백색인데, 이는 역사적으로 1917년 혁명 이전 러시아에서 그러하였던 것과 관련이 있다.
2. 홍색
이는 형언할 수 없이 불 타오르는 하느님의 인류에 대한 사랑을 상징한다. 허나 이는 또한 피의 색이고, 그러므로 홍색 또는 적색 제의 차림으로 순교자들을 기리는 예배들을 거행한다.
기본적으로 부활절 색상은 금빛이 들어간 홍색이다. 백색에 이어 홍색 제의 차림으로 부활절 예배를 지속하고 그리스도 승천 대축일 전까지 이 색상을 유지한다. 홍색(적색) 제의는 선구자 성 요한 세례자 참수 대축일과 순교자들의 축일들에도 착용된다. 한편 해외 러시아 정교회에서 부활절 색상은 1917년 러시아에서 그러하였듯 백색이고, 홍색(적색) 제의는 사순대재에 착용된다.
3. 황금색
영광과 위대함 그리고 합당함의 색이다.
이 색상 제의는 사순대재를 제외한 평시 주일을 영광의 제왕이신 주님의 날로 상징하여 착의된다. 이 외에도 교회는 그분께서 특별히 선택하신 예언자들과 사도들 그리고 성주교들의 축일들을 황금색 제의 차림으로 기리며, 연중 대부분 주간 평일들에도 착용된다.
4. 녹색
영생의 색이다.
이 색은 황색과 하늘색의 혼합이다. 녹색 제의는 성수도자들의 축일들에 착용되며 그들의 수덕(修德)이 그리스도(황금색)와의 일치로 인간을 소생시키고 그를 천상(하늘색)으로 고양한다는 것을 증거한다. 성삼위일체 대축일(오순절), 주님 예루살렘 입성 대축일(성지주일), 성령 월요일(오순절 익일)과 또한 지복자(至福者; Blessed)들의 축일에 색채가 전부 녹색인 제의 차림으로 예배를 거행한다.
5. 하늘색 또는 청색
이는 하늘의 색이며, 지극히 정결한 자신의 태에 천상의 거주자 예수 그리스도를 품으신 성모님에 대한 가르침에 상응한다.
청색 제의는 지극히 거룩하신 성모님의 축일들은 물론, 또한 그리스도 입당 대축일에도 자주 착용된다.
6. 자색(紫色)
이 색은 그리스도 보혈과 부활의 홍색과 십자가가 우리에게 개방한 천상으로 가는 길의 청색이 어우러진 것이다. 즉 구세주의 영력(靈力)과 십자가 공로를 의미한다.
생명을 주는 주님의 십자가 행렬 축일, 십자가 현양 대축일(종식일 포함), 사순대재 중 십자가 경배 주일 등 주님 십자가 축일들에 착용되고, 몇몇 성당들에서는 사순대재 준비 주일들부터 착용된다. 사순대재 토요일과 주일, 성대목요일에도 자색 제의를 착의하고 예배를 거행한다. 또한 선구자 성 요한 세례자 首頭의 제1, 2차 발견 축일과 40인 순교자 축일도 이 색상이다.
7. 흑색 또는 짙은 갈색
속세의 무상함과의 절연을 상징하는 탄식과 회개의 색이다.
사순대재 평일에 착용된다. 러시아에서 흑색 제의는 1730년에야 공식적으로 등장하였고, 이는 상장례(喪葬禮)를 위한 것이었다. (흥미롭게도 결과적으로 추모식들을 백색 제의가 '차지하였고', 흑색 제의는 19세기 말부터 사순대재로 '밀려났다') 사실 예배규범에 흑색 제의 관련 내용은 부재하고, 오히려 재계기간과 고난주간에 상복(黑衣)이 아니라 짙은 적색이나 자색 차림으로 예배를 거행할 것을 말한다.
<출처: https://azbyka.ru/days/p-pojasnenija-k-kalendarju#obla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