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옛날 백마 간이역에 찾아갔더니
백일홍 꽃이 만발해 있었어요.
기차를 타고 문산 쪽으로 갔었어요.
어느 이름모를 역전에 내려
자판기 커피 한 잔을 마시고
다시 백마역으로 돌아와
백일홍꽃 화단에서 한참 서성였죠.
아프고 고단했던 시절에
그렇게 무작정 떠났던 기차여행.
이젠 백일홍 피던 간이역은
신식 전철역이 되어 옛 것은 없어졌어요.
빈티지. 아날로그. 간이역.
어린날의 촌스런 꽃은 사라질 때...
아름답고 슬픈 노래 '백일홍'
이 노래를 들으며 치유가 된다는 게 신기해요.
너무 슬플 땐 슬픈 노래를 들으며
위로를 받게 돼요.
가수님의 백일홍 노래는 추억을 불러오네요...
다시 그 계절이 오면
백일홍 핀 간이역을 만나
백일홍 노래를 들으면 뭐 그런거지 하면서
피식 웃게 되겠죠~
(백일홍 노래 나왔을 때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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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 굴절 되어진 백마역 기찻길은
이제 전철로 바뀌어
직장인들의 경기도 북쪽과
서울로 연결되는 출퇴길로 바뀌었다.
나는 이 전철을 타고
월요일마다 수색역에 내려
노래 잘 하는 가수를 만나려고 몸을 실었다.
집에서 걸어 15분이면 백마역에 닿는다.
오늘은 '꿈꾸는 고향열차' 노래에 맞추려
지상으로 내달리는 기찻길로
산책 방향을 바꿨다.
을씨년스런 겨울은
기찻길의 속내부까지 훤하게 보였고,
기찻길 이쪽과 저쪽은 도시와 70년대를
넘다드는 시대극을 보는 것 같다.
이쪽은 아파트 빌딩숲이라
도로와 인도가 말끔한데
기찻길 건너 저쪽 인도는 좁고 지져분하다.
이쪽은 지하로 하수가 흐리고,
저쪽은 더러운 개천이 과수원을 따라 흐른다.
이쪽은 전깃줄이 지하로 매립되어 있고,
저쪽은 전깃줄이 손등위에
힘줄처럼 울퉁불퉁하다.
명싸운드 작품집 2에서
나는 '꿈꾸는 고향열차' 노래가 제일 좋았다.
누가 만들었나 봤더니
자작곡이 가수님이었다.
아! 역시 천재 가수님.
이래서 내 맘에 쏙 드는 가수님라니깐!
기차 건널목 땡땡땡 일시정지 종소리를 듣고, 이쪽을 뒤로하고
저쪽으로 발길을 움직였다.
그리고는 꿈꾸는고향열차 노랫소리를
크게 올렸다.
아! 이 아날로그 감성.
타고난 축음기 목소리.
풍작풍작 아코디언 소리.
나는 이래서 가수님한테 헤어날 수가 없다.
사랑이라는 닫힌 감정이
기찻길처럼 길게 뻗어있고,
기차처럼 빠르게 흐른다.
건너 온 70년대 반대편 길은 굽어져 있고
앙상한 살구나무가
아무렇게나 가지를 뻗고있다.
길섶엔 마른풀이 헝클어져 있고,
작년에 만났던 개복숭아 나무
한쪽가지가 뿌러져 있다.
봄이면 이들은 살아 움직여
연분홍 꽃을 피우고 연두잎을 내밀고
짙은 분홍색 복사꽃을 피우겠지...
상상하며 그림을 그려보게 하는 노래.
"어머니 아버지 기뻐 반겨주실 때
이 아들의 공든 청춘 여기서 다시 꿈꾼다~"
나의 청춘은 눈깜빡할새 갔지만
가사에 맞는 청춘을 떠올리며
기찻길을 건너 닫힌 마음을 열고,
막연하지만 확고한
연분홍색 봄날의 꿈을 꾼다.
올 해도 청춘을 달리고 있는 가수님과 함께
기차에 몸을 실고 어디든 여행을 떠나
청춘의 추억을 복귀하고,
억울해서 아파했던 사람들과 화해를 하련다.
그러다보면 내 마음은 더 평온해지겠지...
그리하여
내게 주어진 현실에서 더 행복해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