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히면 뚫는다" 고집 23년
유환성 해동식품 대표
“미국서 장사하면서 배운건 딱 한가지입니다. 인내해야 성공한다는 겁니다.”
남가주 한인 음식점들에 식품재료를 공급하는 ‘해동식품’의 유환성(53·사진) 대표. 23년째 ‘식품도매업’이라는 한 우물을 파고 있다.
남들이 보면 답답하다고 할지 모르지만 LA한인타운 대부분의 음식점이 자신의 고객리스트에 올라있는 그는 누가 뭐래도 한눈 팔지 않은 ‘고집’때문에 성공한 사업가다.
해동식품에서 배달, 세일즈맨 부터 시작한 그는 82년 쓰러져 가는 회사를 자본금 1만달러로 인수했다. 지금이야 1백50종의 생선을 비롯해 8백가지가 넘는 품목을 팔고 있는 대형 도매업소로 자리매김했지만 처음엔 다른 사업처럼 위기도 많았다. 하지만 그는 위기때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 거래처 다각화, 신용거래, 신중한 거래처선정, 고정비 절감으로 20년을 넘게 파랑을 헤쳐나갔다.
첫번째 위기는 인수직후에 찾아왔다. 자금회전이 막히면서 그가 생각해낸 것은 손님을 기다리다 망하느니 물건을 들고 손님을 찾아가자였다. 바로 ‘푸쉬(push) 마케팅’의 전형인 ‘행상’이다.
“80년대는 대부분의 한인들이 바느질 공장에서 일했어요. 여기다 싶었지요.”
LA다운타운 봉제공장에 다니는 한인 여성들을 위한 행상은 대 히트를 쳤다. 3년을 행상을 하면서 사업에도 여유를 찾기시작했다.
다음은 ‘거래처 다각화’. 행상에 성공한 이후 그는 한인 식품도매상중 처음으로 ‘음식점’을 파고들었다. 대부분의 식품 도매상들이 마켓을 상대로 도매를 할 때였다.
“음식점마다 배달까지 해줬지요. 마켓이 직수입을 시작하면서 마켓만을 상대하던 다른 식품 도매상들은 거의 다 망했어요.”
또 다른 장수비결은 ‘신용거래’. 해동식품의 공식명칭은 KS 트레이딩이다. 한국산업규격(KS마크)에 맞게 신용거래 한다는 뜻이다.
“저울을 속이거나 가격을 터무니 없이 올리거나 하지 말고 앞으로 50년 이상을 보고 정직하게 장사하자고 다짐했지요.”
까다로운 거래처 선정은 ‘외상장사’를 해야하는 식품도매상의 위험을 줄여준다. 그래서 거래처도 한 번 음식을 먹어 본 후 정한다.
“음식맛이 좋은 집이 망할리 없지요. 그러면 안심하고 거래를 틀 수가 있어요.”
장수하면서 쌓은 마지막 경영 노하우는 고정비를 줄이는 것. 건물 임대비도 20년 전 수준에 묶어뒀다. 인건비 절감을 위해 세일즈맨도 없다. 오래장사를 하다보니 소문듣고 찾아오는 손님만 받아도 운영이 된다는 것이다. 오히려 고정비를 줄여야 고객에게 타업소보다 싸게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동안 50개 이상의 식품도매점이 망해나갔어요. 식품도매는 수익률이 낮아 살아남는 길은 ‘원가절감’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어요. 경쟁이 심하지만 현상유지는 가능해요.
매년 15%이상 매상이 느니까요. 한인상권이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지요.” 산전수전을 다 겪은 ‘경영의 달인’에게도 아쉬움은 있다. “함께 일하던 직원들이 그만둔다고 할 때가 제일 안타까워요.
사실 식품도매 일이라는 게 몇년 하면 지루하잖아요. 그래도 참고 일하는 모습을 보며 키워줘야겠다 싶으면 나가겠다는 거예요. 사실은 한 길을 파는게 살 길인데 말이예요.”
미주한국일보 김기정 기자
유환성 해동식품 대표
“미국서 장사하면서 배운건 딱 한가지입니다. 인내해야 성공한다는 겁니다.”
남가주 한인 음식점들에 식품재료를 공급하는 ‘해동식품’의 유환성(53·사진) 대표. 23년째 ‘식품도매업’이라는 한 우물을 파고 있다.
남들이 보면 답답하다고 할지 모르지만 LA한인타운 대부분의 음식점이 자신의 고객리스트에 올라있는 그는 누가 뭐래도 한눈 팔지 않은 ‘고집’때문에 성공한 사업가다.
해동식품에서 배달, 세일즈맨 부터 시작한 그는 82년 쓰러져 가는 회사를 자본금 1만달러로 인수했다. 지금이야 1백50종의 생선을 비롯해 8백가지가 넘는 품목을 팔고 있는 대형 도매업소로 자리매김했지만 처음엔 다른 사업처럼 위기도 많았다. 하지만 그는 위기때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 거래처 다각화, 신용거래, 신중한 거래처선정, 고정비 절감으로 20년을 넘게 파랑을 헤쳐나갔다.
첫번째 위기는 인수직후에 찾아왔다. 자금회전이 막히면서 그가 생각해낸 것은 손님을 기다리다 망하느니 물건을 들고 손님을 찾아가자였다. 바로 ‘푸쉬(push) 마케팅’의 전형인 ‘행상’이다.
“80년대는 대부분의 한인들이 바느질 공장에서 일했어요. 여기다 싶었지요.”
LA다운타운 봉제공장에 다니는 한인 여성들을 위한 행상은 대 히트를 쳤다. 3년을 행상을 하면서 사업에도 여유를 찾기시작했다.
다음은 ‘거래처 다각화’. 행상에 성공한 이후 그는 한인 식품도매상중 처음으로 ‘음식점’을 파고들었다. 대부분의 식품 도매상들이 마켓을 상대로 도매를 할 때였다.
“음식점마다 배달까지 해줬지요. 마켓이 직수입을 시작하면서 마켓만을 상대하던 다른 식품 도매상들은 거의 다 망했어요.”
또 다른 장수비결은 ‘신용거래’. 해동식품의 공식명칭은 KS 트레이딩이다. 한국산업규격(KS마크)에 맞게 신용거래 한다는 뜻이다.
“저울을 속이거나 가격을 터무니 없이 올리거나 하지 말고 앞으로 50년 이상을 보고 정직하게 장사하자고 다짐했지요.”
까다로운 거래처 선정은 ‘외상장사’를 해야하는 식품도매상의 위험을 줄여준다. 그래서 거래처도 한 번 음식을 먹어 본 후 정한다.
“음식맛이 좋은 집이 망할리 없지요. 그러면 안심하고 거래를 틀 수가 있어요.”
장수하면서 쌓은 마지막 경영 노하우는 고정비를 줄이는 것. 건물 임대비도 20년 전 수준에 묶어뒀다. 인건비 절감을 위해 세일즈맨도 없다. 오래장사를 하다보니 소문듣고 찾아오는 손님만 받아도 운영이 된다는 것이다. 오히려 고정비를 줄여야 고객에게 타업소보다 싸게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동안 50개 이상의 식품도매점이 망해나갔어요. 식품도매는 수익률이 낮아 살아남는 길은 ‘원가절감’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어요. 경쟁이 심하지만 현상유지는 가능해요.
매년 15%이상 매상이 느니까요. 한인상권이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지요.” 산전수전을 다 겪은 ‘경영의 달인’에게도 아쉬움은 있다. “함께 일하던 직원들이 그만둔다고 할 때가 제일 안타까워요.
사실 식품도매 일이라는 게 몇년 하면 지루하잖아요. 그래도 참고 일하는 모습을 보며 키워줘야겠다 싶으면 나가겠다는 거예요. 사실은 한 길을 파는게 살 길인데 말이예요.”
미주한국일보 김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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